[현장 르포] 우일목장 소들은 왜 '파란 목걸이'를 둘렀나

개체활동정보기 활용→번식률 상승→우유 생산량 증가로 연쇄 효과
김철호 기자 2019-08-14 15:17:00
지난 14일 충남 보령시에 위치한 우일목장 소들의 목에 파란 목걸이가 둘러져 있다.
지난 14일 충남 보령시에 위치한 우일목장 소들의 목에 파란 목걸이가 둘러져 있다.


더위가 기승을 부린 지난 14일 오후 4시. 충남 보령시에 위치한 우일목장의 소들은 여느 아이돌보다 패셔너블(fashionable) 했다. 농장 내 모든 소들은 자신들의 목에 파랑 테두리의 목걸이를 두르고 있었다.

목걸이의 정체는 다름 아닌 개체활동정보기다. 개체활동정보기는 소의 활동량을 감지하고 평소와 다를 경우, 변화량을 농장주의 스마트 폰으로 실시간 통보해 준다.

김운일 우일목장 대표는 "개체활동정보기를 적극 활용하고 나니 우유 생산량이 높아졌다"며 "잠을 자다가도 스마트 폰으로 간단하게 소들의 상태를 살필 수 있게 됐다"고 전했다.

개체활동정보기 활용, "우유 생산량 높이는 데 한 몫"

우유를 생산하는 목장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번식이다. 젖소는 새끼를 낳을 때만 우유를 만들어 내기 때문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발정 시기를 정확히 아는 것이 매우 중요했다.

이전까지는 육안으로 소들의 상태를 살펴야 했기 때문에 번식량을 늘리는 데 어려움이 많았다. 특히 밤에는 어두운 시골 농장의 특성상 소들의 상태가 어떤지 짐작조차 할 수 없었다.

이에 김 대표는 장고 끝 '개체활동정보기' 도입을 결정했다. 그는 "효과를 확인하기도 전에 고가의 장비들을 들여놓아야 했던 당시에는 솔직히 불안했다"며 "하지만 지금은 그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고 전했다.



개체별 유량 기록장치도 스마트 축사의 효용성을 보여주는 장비다. 유량은 건강 상태를 말해주는 지표다.

개체별 유량을 알게 되면 소를 개별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유량 기록장치가 기록한 유량 데이터를 보면서 사료의 양과 배합을 달리해 보고 적용 전의 유량과 비교해보면 조치가 적절했는지를 알게 된다. 여기서 얻은 데이터를 다른 소에게도 적용해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는 것.

유량의 기복은 우사의 환경 상태를 말해 주는 척도이기도 하다. 환경이 좋으면 유량이 안정적으로 유지되지만 그렇지 않다면 유량에 변화가 있다는 얘기다. 즉, 유량 기록장치로 소의 건강 상태와 우사의 환경 상태를 알 수 있다.

이처럼 우일목장이 스마트 축사로 탈바꿈하는 데는 모두 2억원이 들었다.

김 대표가 스마트 축사의 효과를 확신하는 것은 진짜로 생산성이 좋아졌기 때문이다. 이번 여름 우일목장의 생산성은 봄보다 5% 하락했다. 무더위 탓이다. 하지만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중 10% 이상 하락했던 것과 비교하면 크게 개선된 수치라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아울러 65% 정도였던 수태율이 77%로 상승한 것도 스마트 축사 도입에 따른 성과로 꼽힌다. 이와 관련해 김 대표는 "앞으로 데이터가 쌓이면 보다 좋은 성과를 올리고, 이를 구체적인 수치로 내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김철호 기자 fire@thekp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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