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식품 모태펀드 성공사례㉔ '프레시지'

김철호 기자 2019-08-21 10:40:00
사진=프레시지
사진=프레시지


프레시지 정중교 대표는 음식 장사를 해본 경험도, 정식 요리사도 아니지만 최근 그가 선보인 '쿠킹박스'로 한국 가정간편식 업계를 뒤흔들었다.

그가 쿠킹박스로 식품업계 화두에 오를 수 있었던 것은 블루에이프런(Blue Apron)과 같이 미국 식품업계 블루오션으로 떠오른 밀키트(Mela-kit) 시스템을 이용해 기존 한국 시장에서 볼 수 없었던 RTC(Ready To Cook) 영역을 개척한 덕분이다.

프레시지의 쿠킹박스는 조리 직전 단계까지 손질을 마친 원물 식재료와 해당하는 요리의 레시피가 담긴 레시피카드로 구성되어 있어, 레시피대로 따라하기만 하면 음식물 쓰레기 하나 없이 맛, 영양, 비주얼을 모두 갖춘 파인다이닝을 10분만에 완성할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 또한 프레시지를 통해 요리 초보, 혹은 식재료 처리가 문제인 1인 가구의 고민도 해결할 수 있다.

밀키트를 앞세운 프레시지의 가장 큰 성공 요인은 식재료 밸류체인 구축과 유통 시스템 혁신으로 가격경쟁력을 갖춰 소비자들의 가심(心)비를 극대화한 것이다.

정중교 대표가 가장 주목한 부분은 신선한 식재료 원물이 생산되는 지점부터 소비자의 식탁에 조리되어 올라가기까지 팜투테이블(farm to table)의 유통 과정이었다.

‘팜투테이블’은 생산 농가에서 소비자에게 도착하는 과정과 시간은 최소화하고, 전문 기술을 통해 완성된 메뉴에 가까운 제품으로 제공하여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것을 말한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도매시장보다 신선한 재료로 완성된 메뉴를 받아보게 되는 셈이다.프레시지는 한국의 RTC 시장을 개척한 퍼스트 무버이자 시장 1위 기업으로 50%에 육박하는 시장 점유율을 기록하는 한편, 팽창하는 시장에 진입하는 대형 온오프라인 사업자들과 전 방위적 파트너십 관계를 맺어 카테고리 확장 및 브랜드인지도 확산에 주력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렇게 프레시지가 RTC시장의 키플레이어로 시장 지배력을 확대할 수 있었던 비결은 운영체계의 혁신과 품질 강화를 위한 지속적인 노력이 있었기 때문.

운영체계 면에서는 원물부터 제조, 판매까지 전 과정을 계열화하는 밸류체인의 통합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추진했으며 밀키트에 최적화된 레시피 등 연구개발 역량 극대화로 품질의 고도화를 이뤄내고 있다.

그 결과, 업계에서 유일하게 야채, 육류, 소스의 CKD(Complete Knock Down) 계열화를 이룬 유일한 업체가 되었을 뿐만아니라 이광연셰프를 주축으
로 150가지 이상의 레시피를 개발하였다.

프레시지가 사업 방향성 확립과 함께 가장 우선적으로 추진했던 과제는 식재료의 원물 수매부터 제조, 판매에 이르는 과정을 직접 수행할 수 있는 밸류체인의 계열화 구축이었다.

프레시지의 목표는 명확했지만, 여기에는 많은 자금과 네트워크가 필요했다. 방법을 고민하던 중, 한 대학교 창업지원센터의 VC멘토링에서 농업정책보험금융원의 농식품펀드를 알게 된 것이 계기가 됐다.

프레시지는 마련한 자금을 통해 본격적으로 하나의 체계에서 모든 식재료를 갖추기 위한 작업에 착수했다.

생산 농가들과의 대규모 농산물 및 육류 수매를 통해 팜투테이블 모델의 기반을 마련했으며 야채 전처리 기업인 웰푸드와 육류 처리 및 가공 기업인 프레시미트를 계열사로 편입했다. 구축한 신선식품 밸류체인 시스템은 프레시지를 다른 경쟁사들이 쉽사리 따라할 수 없는 시장의 키플레이어로 만들어 주었다.

본격적인 상품 대량 생산에 돌입하면서 생산, 관리, 제품 판매를 위해 많은 인원을 채용하는 고용 창출이 이어졌으며, 새로운 카테고리인 ‘밀키트’를 판매하면서 소비자의 신규 수요를 확대하기 위해 다양한 마케팅 활동에도 자금이 투입되었다.

앞으로 프레시지의 비전은 가장 트렌디한 상품으로 글로벌 소비자를 사로잡는 식품업계의 ZARA가 되는 것이다. 인공지능 빅데이터 분석으로 지금 가장 트렌디한 메뉴를 캐치해 곧바로 상품화하고, 소비자가 주문하면 제휴를 맺은 배달 전문업체에 구축된 재료 보관 물류 거점에서 곧바로 30분 안에 소비자의 집으로 쿠킹박스가 배달되는 것이 현재 프레시지가 준비 중인 다음 단계의 모델이다.

현재 프레시지는 농식품펀드로부터 소개를 받았던 세계 전역에 식재료를 납품하는 기업과 연계를 통해 한식을 대표하는 메뉴를 냉동 밀키트로 개발하고 공급하는 것을 목표로 한국 내수시장을 넘어 글로벌 소비자까지 바라보고 있다.



김철호 기자 fire@thekp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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