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피플] 취나물 밭에서 길러도 되잖아

전남 광양시 '명진농장' 조명진
김철호 기자 2019-06-10 11:15:00


[스마트에프엔=김철호 기자] 전남 광양시 진상면 조명진씨에게 들과 산은 천연 놀이터였다. 봄이 오면 쑥국과 취나물을 기다릴 줄 아는, 철따라 계절 음식을 찾을 수 있는 그것은 분명 시골아이의 자랑거리였다.

봄이 오면 산자락을 오르내리며 취나물을 채취하러 다니던 조명진씨는 어느 날 취나물을 캐다가 밭에다 심으면 편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당장 산을 다니면서 취를 뿌리 채 뽑아서 밭에 옮겨 심어 재배를 해봤다. 기존의 매화나무와 감나무 밑에다 심었다. 산에 가지 않고 밭에서 캐는 취나물은 너무 편하고 소득도 많았다.

조명진씨는 2002년 진상면의 새로운 소득작목을 위해 취나물 연구회를 구성해 보자는 제의에 따라 기존 취나물을 재배하고 있거나 앞으로 재배할 의향이 있는 사람 40여 명이 모여 진상면 취나물연구회를 결성했다.

연구회 과제교육을 통해 취나물 재배에 대한 전문적인 교육을 받게 되면서부터 회원들의 열의가 대단했다. 이후 취나물 재배농가들이 늘어나기 시작했고, 생산되는 취나물은 인근시장에 내다 팔면서 취나

물에 대한 열기는 점점 높아져 갔다.

그런데 취나물 값이 시장 상인들에 의해 좌지우지됐다. 연구회에서 서울가락동시장을 견학 후 계통출하를 결심하고 농협에 건의, 그때부터 서울가락동시장으로 출하가 시작됐다.

노지 재배의 한계를 극복하고 안정적인 소득원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취나물비가림하우스 시설을 2004년에 설치했다. 비가림하우스는 일단 잡초가 날 틈이 없도록 밀식으로 재배, 이에 따른 노동력이 많이 줄었다.

또 관수 시설이 되어 있어서 언제든지 물을 줄 수도 있다. 비가림하우스는 삼중비닐로만 이루어져 있어서 연료비가 하나도 안 든다는 장점이 있다. 결과적으로 지금까지 취나물 가격은 계속 상승곡선을 긋고 있는 등 여자들이나 힘없는 노인들이 하기에도 적당한 농산물임이 입증된 것이다.



김철호 기자 fire@thekp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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