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6차산업 우수사례 ②제주 한라산 청정촌

김철호 기자 2019-06-21 16:11:00

제주 한라산 청정촌은 전통장 제조와 판매를 진행하고 있다. 교육농장을 통해 인근 유치원·초등학교에 전통식품의 우수성을 전파하고 고급 식당과의 제휴를 통해서 유통채널 확보하며, 푸른 콩의 희소성을 활용해 상품화하는 데 성공시킨 사례다.

특징 및 6차 산업화 내용

한라산청정촌 된장은 제주도만의 특화된 전통음식은 아니다. 하지만, 내륙지역에서는 거의 볼 수 없는 푸른 콩이 제주도에서는 장콩이라 불리며 된장의 주원료로 사용되고 있는 토종 콩이라는 점에 착안하여 상품화하였다는 점이 특징이다.

한라산청정촌은 획일화로 사라지는 우리 종자의 중요성을 일찍 깨닫고 보존과 활용을 실천해왔다. 태풍에 종자 보존을 위해 늘 한라산 동서로 나눠 재배하고 연이은 태풍으로 종자가 어려운 경우에는 장 담기를 포기하고, 종자를 보급하여 종자 보존 및 확산에 노력을 기울여왔다.

또한 제주음식문화를 주변 호텔 및 음식점과 연대하여 된장을 납품하고, 제주도만의 독특한 된장음식문화를 적극적으로 향토자원화하여 나가고 있다. 푸른 콩 된장을 통합 브랜드로 하고 하위로 푸른 콩 된장 담그는 방식을 소비자들이 분명하게 인식할 수 있게 메뉴를 개발하는 등 향토자원화에 많은 공동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외에도 토종 푸른 콩을 이용하여 만든 전통장의 활용범위를 넓히고 타산업과의 융복합화를 시도하고 있다. 그 첫 사례로 콩이 발효되며 생긴 유익한 성분을 화장품 소재로 활용하는 것이다. 2012년부터 이니스프리와 협력하여 2013년 드디어 푸른콩 전통장을 소재로 한 제주 발효콩 화장품 시리즈 7개의 신제품을 선보였다. 이렇게 토종 푸른 콩을 전국적 브랜드로 발전시켜나가고 푸른 콩 장류제품에 대해 다각적인 마케팅 활동을 벌이고 있다.

제주 한라산 청정촌의 주된 성공요인은 전체적으로 삶(相生)의 문화를 일군다는 공유 가치를 중심으로 잘 조합된 6차산업구조가 나오도록 1, 2, 3차 산업 각 단계를 차별화해 낸 점이다.

1차 생산물인 콩은 지역 토종 푸른 콩으로 브랜드화하여 차별화했다. 주변 농가와 연대하여 토종 콩인 '푸른 콩'을 재배·생산하며 차별화·자원화하여 전국적 인지도를 갖는 종자로 브랜드화 시켜나갔다. 초기에는 직접 재배하여 사용하였으나 점차 제조업이 성장하면서 종자관리를 위한 채종포를 운용하여 종자 관리를 주로 하고 부족분은 꾸준히 주변 농가와 협조하여 재배량을 늘려왔다. 친환경 농업인과도 협력하여 친환경 푸른 콩을 납품받아 사용하고 있다.

2차 생산물인 된장은 원재료와 제법을 차별화하여 사멸위기에 처한 보존할 필요가 있는 중요한 전통문화유산으로 자원화해냈다. 제주 토종 푸른 콩을 활용하여 전통방식에다 현대적 위생개념을 접목하여 전통장을 생산·판매하고 있다. 푸른 콩 된장의 전통제조법을 연구하여 고립된 섬이라는 지리적 환경 영향으로 아직까지 남아있는 사멸위기 제조법인 것을 찾아내 이를 보존·발전시켜 나가면서 푸른콩 전통장을 차별화·고급화하고 있다. 현대적 식품위생개념도 적극 수용하며 소규모 장류업자로서 제조환경정비 및 공정개선 등을 실천하고 있다. 제주화산송이 메주 전용 발효실, 방서가 철저하게 된 메주 건조실, 천일염 전용보관창고, 한라산 620m 고지 숙성장 등 여러 공정에서 식품 안전성을 지키고 있다.

3차 교육활동도 공동체회복운동으로 승화시켜 전국 1위 우수농어촌체험공간으로 평가 받을 정도의 고품질 프로그램을 만들어내 단순한 체험활동과 차별화시키고, 교육을 통해 쌓인 고객의 신뢰가 1, 2차 산업을 견인하는 홍보활동이 되는 6차산업구조를 만들어 냈다.

성과 및 발전방향

제주 한라산 청정촌은 지역 토종 작물인 푸른 콩을 주변 농가와 연계하여 생산하고 푸른 콩을 전국적 인지도를 갖는 콩으로 브랜드화 시켰다. 푸른콩을 사용하여 생산한 푸른 콩전통된장은 700독 규모로 확대되었고 원료와 제법으로 차별화하여 고급 브랜드로 포지셔닝했고, 사멸위기에 처한 자원을 보존하는 슬로우푸드 국제본부의 ‘맛의 방주’에 등재할 한국 후보로 선정되었다. 또한 발효 푸른콩을 이니스프리의 제주 발효콩 시리즈 화장품 원료로 납품하여 전통장을 다른 산업으로까지 활용범위를 넓혔다.

농촌교육농장사업으로 전통장을 주제로 전통식문화에 대해 진행하고 있는 교육활동은 2013년 실시된 제 1회 우수농어촌체험공간 운영실태평가에서 전국 1위를 하여 장관표창을 수상하였다. 교육활동이 제조업을 견인하는 홍보활동으로 작용되는 구조를 만들었다.

이러한 다각도의 노력으로 장류 제조·판매를 통해 2012년도에는 약 1억5천만원, 농촌교육농장운영을 통해 약 100회 3,000명에게 교육을 실시하여 5천만원, 총 2억원의 연수입을 올렸다.

한라산청정촌은 그리 크지 않은 규모의 된장 가공업체이다. 된장은 가공부터 판매까지의 정상영업기간이 1~2년으로 길기 때문에 여느 공산품과는 다르게 수량조절이 거의 불가능하고 자금회전률이 낮다. 큰 안목에서는 아직도 시작단계에 있는 된장 제조가공업체인 한라산청정촌이 이런 특성으로 제조공정 및 품질관리에 앞서 다양한 포장 등 2차 제품력을 우선적으로 충족시키는 것은 쉽게 감당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투자액도 창업 때 예상액보다 많이 소요되어 현재 약 15억원 정도가 부지확보, 시설, 초기 제품개발, 재공품 등의 비용으로 투자되었다.

이는 사업초창기에 된장제조업체 운영에 대한 정확한 인식 및 이해가 부족한 데에서 나온 것이라 여겨진다. 또한 소규모 장류창업을 중앙부처 및 지자체에서 조장함에 따라 부업형 사업자가 많이 양산되었고 전통장 시장은 경쟁이 심화된 시장이 되었다. 따라서 향후 장류창업농가들에게는 장류사업 특징에 대한 이해가 선결되어야 할 것이다.

또한 한라산청정촌은 농림축산식품부로부터 전통식품품질인증을 받았지만 지역 브랜드 사업에는 소외되어 역차별을 당하는 경우도 있었다. 오히려 지역특화산업 육성정책이 별도의 큰 지원 없이 자생적으로 커온 지역 기업가 정신을 장려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인 것이다. 한라산청정촌이 지금보다. 더욱더 발전하기 위해서는 위에서 언급한 2차제조업의 내·외부적 문제점 및 애로사항들을 보완하고 극복해나가야 할 것이다.



김철호 기자 fire@thekp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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