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온건조 ‘세균성 병해’ 활성화...기후대응농업 필요성 증대

김철호 기자 2019-03-25 17:35:00


우리의 일상사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는 것 중의 하나가 날씨다. 날씨라는 단어의 범위를 조금 확대하면 기후라는 단어를 사용하게 된다. 기후에 대한 이야기가 언젠가부터 우리의 일상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정보 중 하나로 회자되고 있다.

기후가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는 이유는 그동안 인류가 경험한 바를 바탕으로 예측해내는 것을 벗어나는 일들이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요사이 우리에게 위협적으로 다가오고 있는 미세먼지와 마찬가지로 날씨의 변동 폭은 우리의 촉각을 곤두서게 하고 있다. 예측할 수 없는 기후변화는 우리가 사는 생태계를 혼돈으로 이끌고 있으며, 이로 인해 먹거리의 생산과 공급에 많은 어려움을 야기시키고 있다.

영국 언론 가디언은 ‘기후변화(climate change)’ 대신 ‘기후비상사태(climate emergency)‘나 ‘기후위기(crisis)‘, ‘기후붕괴(breakdown)’ 등으로 용어를 바꾸기로 했다고 밝혔다. 용어의 변경에 대한 편집장의 언질 가운데 기후변화라는 표현이 조금 수동적이고 공손하게 들려, 과학자들이 말하는 것에 가깝게 다가서지 못하게 한다는 지적은 아주 중대한 지적으로 여겨진다. 과학자들은 현재의 기후상황을 인류에게 재항이 될 것이라고 예측하고 변화를 촉구하고 있는데 반해 일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은 그 심각성을 제대로 느끼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기후변화 혹은 기후 위기 상황에 대해 짚어볼 과수 병해 때문이다. 과수화상병은 세균에 의해 전파되는 ‘세균성 병해’의 일종이다. 사과·배와 같은 장미과 식물을 중심으로 기온이 높아지는 5~7월에 주로 발생하는데, 잎·꽃·가지 등에 불에 데인 듯 말라죽어 마치 화상을 입은 것처럼 검게 변하는 증상을 보인다. 무엇보다 다른 식물 병해와 달리 한번 발생하면 치료가 불가능하고, 전 세계적으로도 관련 치료법이나 예방법이 현재까지 없다. 발생하면 과수원을 폐원할 수밖에 없다. 또한 발생지역 과수를 매몰하고 3년간 과수 재배를 제한하고 있다. 때문에 소·돼지 등 우제류 가축에 발생하는 ‘구제역’과 비슷하다고 해서 ‘과일 구제역’이라는 악명을 얻고 있다.

우려되는 부분은 피해규모가 점차 늘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3년간 피해규모를 살펴보면 2016년 17농가·15.1헥타르(ha, 4만5700여평)에서 2017년 33농가·22.7ha(6만8700여평), 지난해 67농가·48.2ha(14만6000여평)로 지속적인 확대 추세를 보이고 있다.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약 4년 6개월간 농가 160호에서 과수화상병이 발생해 129ha 규모의 과수원이 폐원됐다. 과수화상병은 대체적으로 이상기후에 따른 영향으로 그 원인을 파악하고 있다.

이외에 농사에 영향을 미치는 기후요인들을 살펴보면, 온도상승(고온)은 땅과 식물의 수분을 증발시켜 가축과 작물에 스트레스를 준다. 불규칙한 강수 또한 농작물의 생육에 영향을 미친다. 그리고 태풍은 발생시 홍수 위험을 높이고, 농지를 물에 잠기게 하며, 해안지역의 지하수 염도를 높인다. 이로 인해 농작물이 받는 영향은 작물 성장기간이 변한다는 것이다. 또한 작물의 영양분에 영향을 미치는데 이산화탄소가 증가하면 작물의 탄수화물 생산이 늘고 단백질과 미량영양소 비율은 줄어들게 된다

우리나라의 경우엔 관수시설이나 지하수 관정시설, 가림막 등으로 인해 피해를 줄이고 있지만​ 아프리카와 같이 지하수가 고갈되고 있는 지역이나 기후변화로 인해 사막화가 진행 중인 지역에서는 ​기후변화에 따른 적절한 대응을 하는 농업을 찾지 못함으로 인해 생존의 위협 상황에 놓인 사람들이 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필요한 것이 기후대응농업(Climate smart agriculture)이다. 기후대응농업은 농부들이 자연자원을 더 잘 이용·관리하고 더 효과적으로 농작물을 생산·가공·상품화하는 것이다. 올바른 기후대응농업은 생산성과 소득을 증대하고, 지역회복력을 높이며, 온실가스의 방출과 집중을 낮춘다.



김철호 기자 fire@thekp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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