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당성향 20% 이내 권고에 뿔난 주주들… 은행주 줄줄이 하락

김진환 기자 2021-01-28 14:26:12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지난 18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합동브리핑실에서 2021년 금융위원회 업무계획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지난 18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합동브리핑실에서 2021년 금융위원회 업무계획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스마트에프엔=김진환 기자] 대표적 고배당주로 꼽혀왔던 은행주가 줄줄이 하락하고 있다. 금융당국이 배당 축소를 공식화했기 때문이다.

코로나19 펜데믹에도 불구하고 국내 시중 은행들은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을 갈아치우면서 승승장구했다. 금융당국이 그간 구두로만 권고했던 배당 축소가 현실화하면서 해당 금융지주와 은행들은 주주 이탈과 불만에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28일 금융감독원은 전일 금융위원회와 정례회의에서 의결한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은행 및 은행지주 자본관리 권고안을 각 은행들에게 문서로 발송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6월말까지 순이익의 20% 이내에서 배당을 실시하도록 권고하는 것이 주요 골자다. 6월까지 적용되며, 이후 은행 자율적으로 배당할 수 있다. 또 은행이 소속된 금융지주사에 배당하는 것은 예외로 뒀다. 정책금융기관인 산업은행, 기업은행, 수출입은행도 권고 대상에서 빠졌다.

순이익의 20% 이내로 배당을 할 것을 공식화한 것은 코로나19 장기화를 대비하기 위해 배당을 줄여 손실흡수 능력을 확충하라는 의미다. 지난해 주요 은행의 배당성향이 25~27% 수준(KB금융 26%, 신한지주 25.97%, 하나금융 25.77%, 우리금융 27%)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올 상반기에는 5~7%낮춰 배당을 해야 한다. 주주들의 상대적 배당손실이 20%가 넘는다. 은행들은 이런 옥죄기에 주주들의 이탈을 우려하고 있다.

금융당국의 발표에 주가는 즉각 반응했다. 28일 오후 150분 기준으로 KB금융 주가는 전일대비 1450(-3.42%) 하락한 4950, 신한지주는 450(-1.39%) 하락한 31900, 우리금융지주는 250(-2.68%) 하락한 9080, 하나금융지주는 950(-2.7%)하락한 34250원을 기록했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이번 금융당국의 배당 축소 권고와 관련해 현재 당국이 가계대출옥죄기에 이어 이익공유제 동참까지 요구하면서 주주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특히 은행의 경우 외국인 지분이 절반이 넘기 때문에 이번 배당 축소에 대한 해외 투자자들의 이탈이 심각히 우려되고, 해외 투자자의 이탈은 결국 주가의 하락으로 이어져 최대 실적에도 불구하고 주주가치가 훼손될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한편 해외투자자의 비율은 KB국민은행이 66.44%, 신한지주가 58.39%, 하나금융지주가 67.21%, 우리금융지주는 25.09%에 달한다.



김진환 기자 gbat@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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