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배송 이상무”…‘택배대란’ 끄떡없는 마켓컬리·쿠팡

택배 노조 4천명 서울 상경 투쟁…일부 업체 파업으로 배송 차질·주문 불가
SSG, 마켓컬리, 쿠팡 등 일부 이커머스 자체 운송으로 배송 차질 없어
이성민 기자 2021-06-16 15:51:05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공원에서 전국택배노동조합 조합원들이 과로사 대책 마련과 사회적 합의 이행 촉구 집회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공원에서 전국택배노동조합 조합원들이 과로사 대책 마련과 사회적 합의 이행 촉구 집회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스마트에프엔=이성민 기자] 서울 강동구 성내동에 사는 40대 김모씨는 작게는 라면부터 크게는 세탁기까지 거의 모든 생활제품을 온라인 이커머스를 통해 구입해 생활하고 있다.

김씨는 지난 주말 한 사이트에서 주문한 ‘팔도 비빔면’을 아직 받지 못했다. 택배 파업이 시작됐다는 뉴스를 봤지만 막상 정상적인 배송이 안되니 불편함이 컸다. 그렇다고 주문을 취소하고 다시 다른 곳에 주문을 하려니 여간 불편한게 아니다.

전국택배노동조합 조합원 4000여 명이 지난 15일부터 양일간 1박 2일 상경투쟁을 이어가고 있다. 이들은 사회적합의기구 회의 결과에 따라 과로사 대책을 촉구하는 투쟁을 이어갈지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계획이다.

이처럼 택배 노조의 파업이 장기화되면서 온라인 쇼핑몰을 기반으로 하는 이커머스업체의 배송에 차질이 생기고 있다. 주문을 완료했어도 배송 예정일이 지연되고 있거나 일부 지역은 주문 자체가 불가능한 상황이다. 전체 택배가 멈춰선 것은 아니고 일부 택배회사만 파업을 한다고 하니 해당 쇼핑몰이 어디 택배사와 거래를 하는지 확인을 하고 주문을 해야하는 불편함이 크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이커머스업체와 온라인몰 등 대다수는 지난 9일 택배 지연 및 불가 지역을 홈페이지 전면에 공지를 띄우고 안내에 나섰다.

티몬은 지난 9일부터 파트너센터에 배송 지연 안내 시스템을 셀러들이 활용할 수 있도록 공지를 띄웠다. 현재 각 거래되는 모든 상품에 배송지연에 대한 공지를 띄울 수 있도록 하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

위메프 고객 상담센터에 따르면 최근 일주일 전 주문, 결제한 상품이 아직도 도착하지 않았다는 고객 불만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9일부터 택배노조가 무기한 파업에 들어간 것이 원인으로 분석된다. 특히 배송 지연과 관련한 안내문자조차 못받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위메프 고객센터 상담원은 “택배노조가 파업해 배송이 지연될 수 있는 상황”이라면서 “이로 인한 불만이 고객 한두명에게서만 발생하고 있는 게 아니다. 이에 개별적으로 배송이 지연되고 있다는 것을 안내하고 있는 셀러(입점 판매자)도 있는데 그렇지 않은 업체들도 있다”고 설명했다.

위메프 측은 셀러들에게 타 택배사를 이용할 것을 유도하고 배송이 지연되고 있는 파트너사들에게 고객 불편이 없도록 환불안내를 안내하도록 관리에 나섰다.

위메프뿐 아니라 대다수 이커머스 사업자들은 입점 사업자들에게 고객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해달라는 공지를 띄우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공지문에는 고객들이 파업에 따른 배송 지연 가능성을 확인한 후 주문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내용으로 안내하고 있다.

11번가, G마켓·옥션, 인터파크 등의 오픈마켓들도 배송 지연 관련 공지를 띄웠다. 하지만 공지 이외에 택배노조 파업에 대처할 마땅한 대책이 없는 상태다.

한 오픈마켓 관계자는 “얼마전에도 과로로 인해 생명이 위태로운 택배기사의 사연이 소개되면서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는 것 같다. 택배노조와 택배사, 정부 간 사회적합의가 빨리 해결돼야 한다”며 “발송이 지연되면 고객이 직접 구매 취소를 할 수 있는데, 이럴 경우 판매자 책임이라 페널티가 생길 수 있어 판매자들이 애를 태우는 등 업계 관계자 모두가 피해를 보고 있다”고 토로했다.

냉동·냉장식품을 주로 팔고 있는 식품 전문 쇼핑몰들은 배송에 매우 민감하기 때문에 이번 파업 장기화에 직격탄을 맞았다. 점점 더워지고 있는 날씨로 냉동·냉장식품을 물류센터에 장시간 방치면 변질될 수 있기 때문이다.

CJ더마켓은 CJ대한통운이 택배를 담당하고 있어 홈페이지에서 ‘배송 지연 예상 권역’을 안내하고 있다. 풀무원, 오뚜기몰 등도 상황은 비슷하다. 온라인몰에 입점한 일부 식품업체는 특정 지역 배송이 불가능하다고 판단되면 아예 주문을 받지 않고 있다.

배송물품 중 신선식품이 절반 이상인 SSG닷컴은 자체 운송 능력을 보유하고 있어 이번 택배노조 파업 여파를 크게 받지 않고 있다. SSG닷컴은 대형 택배사들이 아닌 운송사들과 계약을 맺고 있고 이 운송사들이 영업번호판을 달고 배송을 하는 개인사업자들과 계약해 제품을 배송하는 체계를 갖췄다. 하지만 SSG닷컴 협력업체 상품은 위탁배송 되기 때문에 택배사 사정에 따라 일부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다.

택배 노조 파업으로 인해 업체마다 희비가 갈리는 모습도 보인다. 쿠팡, 마켓컬리 등 배송 인력을 직접 고용하고 있는 업체들은 배송대란에서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는다. 이들 업체들이 이번 택배노조 파업과 관련해 경쟁사 고객을 유입시키는 등 반사이익을 챙길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쿠팡의 경우 매출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직매입 상품인 ‘로켓배송’ 제품을 배송하는 ‘쿠친’을 직접 고용하고 있다. 이번 파업 여파에서 비교적 자유로울 수 있는 이유다. 이 회사는 오픈마켓 상품에 대해서는 공지를 통해 고객에게 택배사 파업으로 인한 일부 판매자 상품 배송 지연 안내를 하고 입점 판매자들에게 상품 배송에 차질이 없도록 해 줄 것을 별도 안내할 예정이다.

마켓컬리도 서울·수도권 배송에 자회사 프레시솔루션을 통해 자체 물류시스템으로 배송을 진행하고 있다. CJ대한통운을 통해 이뤄지는 비수도권 배송의 경우, 택배사 측에서 대체인력을 투입해 공백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고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이성민 기자 news@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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