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평물류센터 화재 때문이 아닌데”…김범석 의장 사임 시점에 억울한 ‘쿠팡’

김 의장 사임 시점은 화재 발생 17일 전인 지난달 31일
이성민 기자 2021-06-20 18:48:59
쿠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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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에프엔=이성민 기자] 경기도 이천시 쿠팡 덕평물류센터 화재 이후 온라인에서 ‘쿠팡 탈퇴’ 인증과 공유하는 글이 올라와 쿠팡이 곤혹을 겪고 있다.

쿠팡이 비판을 받는 이유 중 하나는 평소 물류센터 안전 관리가 미흡해 화재 사고가 발생했다는 주장과 김범석 의장이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화재 발생 직후 의장직에서 사임한 것 아니냐는 논란 때문이다.

덕평물류센터는 지상 4층, 지하 2층에 연면적이 축구장 15개 넓이와 맞먹는 12만7178㎡에 달하는 메가 물류센터다. 이번 화재는 물품 창고 내 진열대 선반 상단에 설치된 콘센트에서 불꽃이 일면서 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스프링 쿨러가 작동했지만 상단에 설치돼 있어 천고가 높은 물류 창고 특성상 어느 정도의 사각지대가 있기 마련이다.

다행히 화재 발생을 인지한 17일 오전 5시36분께 소방당국에 즉시 신고했고 신고 이후 근무자 248명 전원을 대피시켰다. 그러나 화재 진압을 위해 물류센터 내부로 진입했던 김동식 소방대장이 불길에 갇혀 미처 빠져나오지 못해 순직하는 안타까운 일이 발생해 많은 사람들의 안타까움을 샀다.

특히 쿠팡 창업자 김범석 의장이 화재가 발생한지 5시간 뒤에 쿠팡 국내법인 의장 및 등기이사 자리에서 사임한 것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가 거세다. 당시 쿠팡은 화재가 발생한 당일 오전 11시께 김의장의 사임을 알리는 보도자료를 배포한 바 있다.

그러나 실제로 김범석 의장의 사임 시점은 화재가 발생하기 17일 전인 5월 31일이었다. 내부 사정을 바로 알지 못해 언론보도가 늦었다. 최근 일본과 싱가포르 등으로 해외 진출을 시작한 쿠팡은 김범석 의장이 글로벌 경영에 전념하기 위해 의장직에서 사임했다고 그 배경을 밝히기도 했다.

사실상 화재 사건과 국내 직함 사임 간에 관계가 없다. 이처럼 연관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여론의 비난을 받으며 ‘쿠팡 탈퇴’ 홍역을 앓고 있다. 쿠팡으로서는 억울한 점이다.

강한승 쿠팡 대표와 김범석 창업자는 19일 오후 6시 30분께 순직한 소방관의 장례식장을 방문해 고인을 애도하고 유가족을 위로했다.

강 대표는 조문을 마친 뒤 “고인의 숭고한 헌신에 애도를 표한다”며 “유가족의 슬픔을 덜 수 있도록 회사가 할 수 있는 모든 지원과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쿠팡은 20일에도 입장문을 내고 ▲순직한 김동령 구조대장의 유가족에 대한 평생 지원 ▲부상을 당한 소방관에 대한 지원책 마련 ▲김동식 소방령 장학기금 ▲물류창고 직원 1700명에 대한 정상적 급여 지급 및 전환배치 ▲모든 물류센터와 사업장에 대한 특별 점검 등을 약속했다.



이성민 기자 news@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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