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한파 속 청년 경제고통지수 최고치...체감실업률 급증

곽민규 기자 2021-11-14 19:36:39
자료=한국경제연구원
자료=한국경제연구원


[스마트에프엔=곽민규 기자] 취업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올해 청년들이 피부로 느끼는 경제적 고통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전 연령대 가운데서도 가장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한국경제연구원이 국민이 느끼는 경제적 어려움을 수치화한 경제고통지수를 재구성해 세대별 체감경제고통지수를 산출한 결과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 청년 체감경제고통지수는 27.2로, 2015년(22.2) 집계 이후 최고치로 치솟았다.

특히 다른 연령층도 올해 상반기 들어 최고 수준을 기록했지만 그 중에서도 청년층(27.2)이 전 연령대 중 가장 높았다. 그 뒤를 이어 60대(18.8), 50대(14.0), 30대(13.6), 40대(11.5) 순으로 조사됐다.

올해 들어 더 심해진 고용한파가 청년 체감경제고통지수를 이끌었다.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재취업을 희망하는 자, 경제활동을 하지 않지만 취업의지가 있는 자 등 사실상 실업자를 포함한 청년 체감실업률은 올해 상반기 기준 25.4%로, 30대(11.7%)의 2.2배, 40대(9.8%)의 2.6배에 달했다.

청년 체감실업률 추이를 보면 2015년 21.9%에서 2019년 22.9%로 4년간 1.0%p 올랐다가 2019년 22.9%에서 2021년 상반기 25.4%로 2년 6개월 만에 2.5%p 급격하게 증가했다. 여기에 물가 상승세도 경제적 어려움을 가중시켰다. 청년 물가상승률은 2018년1.6% 이후 0%대를 유지하다가 2021년 상반기 1.8%로 급등했다.

취업난이 지속되면서 창업으로 눈을 돌리는 젊은 층이 많아지고 있지만 청년 자영업자들의 상황도 녹록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청년(29세 이하) 개인사업자 폐업률은 2020년 기준 20.1%로, 전체 평균(12.3%)의 1.6배에 달했고 5년 전(’15년 19.8%)보다도 0.3%p 올라 전연령대 중 유일하게 악화됐다. 반면, 그 외의 다른 연령대는 같은 기간 전부 폐업률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0년 기준 청년(29세 이하) 개인사업자 비중이 높은 업종은 소매업(11.6%), 음식업(6.7%), 서비스업(5.5%), 대리․중개․도급업(5.4%) 순이었다. 이들 업종에서도 가게 문을 닫는 청년 비율이 가장 높은 실정이다. 청년 개인사업자 폐업률을 살펴보면, 2020년 기준 소매업 24.1%, 음식업 19.4%, 서비스업 19.2%, 대리‧중개‧도급업 20.0%로 모두 전연령대 가운데 1위를 기록했다.

한경연은 “청년들이 진입장벽이 낮은 소매업, 음식업 등의 창업으로 눈을 돌리고 있지만, 경기불황, 최저임금 부담, 동종업계 경쟁 심화 등으로 살아남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이어서 “근로생애 초기의 청년들이 양질의 일자리로 진입하지 못하고 영세자영업을 시작했다 좌절하게 될 경우, 적절한 노동경험이 축적되지 못해 향후 노동시장에 정착하기 어려울 가능성이 있다”고 한경연은 지적했다.

추광호 한경연 경제정책실장은 “끝이 보이지 않는 청년 취업난에 코로나19 사태까지 장기화되면서 청년들의 경제적 고통이 더욱 심화되고 있다”면서 “우선적으로 기업규제 혁파, 고용 유연성 확보 등 민간의 고용창출여력을 제고해 청년들이 일할 수 있는 양질의 일자리를 많이 창출해야 한다”고 말했다.



곽민규 기자 industry@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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