둔촌주공 재건축, 조합-시공사 갈등에 분양 안갯속

조합 "조합원 동의 안 받고 진행" vs 시공사업단 "확인된 사항, 적법 진행"
윤중현 기자 2021-12-09 14:45:22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아파트 재건축 현장./사진=연합뉴스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아파트 재건축 현장./사진=연합뉴스

[스마트에프엔=윤중현 기자] 서울 둔촌주공 아파트 재건축 사업이 연기될 가능성이 생겼다. 조합과 시공사 측이 공사비 문제로 갈등이 촉발된 게 주요 이유다.

9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 등 서울 강동구 둔총동 둔촌주공아파트 재건축사업단은 공사비 증액 논란과 관련해 "적법한 계약에 의거한 것"이라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사업단은 입장문을 내고 "공사 계약과 관계 법령에 따라 업무를 진행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둔촌주공 사업이 정상화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시공사업단은 주관사인 현대건설을 비롯해 HDC현대산업개발, 롯데건설, 대우건설 등 4개 회사로 이뤄졌다.

둔촌주공 재건축사업은 서울 강동구 둔촌동 둔촌주공 아파트를 1만2032가구 규모 ‘둔촌 올림픽파크 에비뉴프레’로 탈바꿈하는 사업이다. 지하 3층~지상 최고 35층, 1만2032가구 규모다. 이 중 4786가구를 일반분양한다. 당초 작년 하반기 일반분양에 나설 계획이었지만, 분양가 산정 문제로 일정이 차일피일 미뤄진 바 있다.

2016년 당시 조합은 공사비 2조6000억원을 의결했다. 문제는 2020년 6월 25일 조합장이 조합 총회 없이 5200억원가량이 늘어난 3조2000억원대의 공사비를 현대건설 컨소시엄과 계약을 체결해 발생한 것이다. 그러나 계약을 체결한 조합장은 해임됐고, 조합측에서는 조합원의 동의를 받지 않고 진행된 것이 아니라 적법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이와 관련해 시공사업단은 이는 2020년 3월 발송된 공사비 검증 실시 및 보고 결과에 대한 조합원 소식지 및 2020년 6월8일 열린 대의원회를 통해 확인된 사항이며 이를 토대로 2020년 6월25일 조합과 공사계약을 체결다고 반박했다.

사업단은 “작년 6월 설계 변경에 따라 공사비를 5200억원 증액하는 내용의 변경 계약을 맺고 이에 근거해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며 “조합 집행부가 바뀌었다고 해서 적법하게 체결된 계약을 인정하지 못하겠다는 것은 말도 안 된다”고 주장했다. 사업단에 따르면 2017년 이주가 시작된 뒤 현재까지 투입된 공사비는 1조3000억원에 육박한다. 단지 규모가 당초 1만1000가구에서 1만2000여 가구로 늘었고, 사업이 10년 넘게 지체된 만큼 원자재 및 인건비 상승분을 공사비에 반영하는 것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조합과 사업단의 갈등이 격화하면서 내년 2월로 예정됐던 일반분양도 사실상 무산된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온다. 공사비가 확정되지 않으면 분양을 진행할 수 없고, 향후 공사 중단이나 법적 분쟁으로 전개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한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내년 2월로 예정된 분양일정이 또 다시 연기될 가능성도 있다”며 “재건축 사업지에서는 시공사와 조합측이 접점을 찾지 못한다면 법적 분쟁으로 전개될 경우의 수도 존재한다”고 밝혔다.



윤중현 기자 yyjhh@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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