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에 빠진 총수들…이재용·정의선·구광모 '로봇 대전'

구초희 기자 2021-12-14 11:44:07
왼쪽부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왼쪽부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스마트에프엔=구초희 기자] 국내 대표기업의 총수들이 미래 먹거리로 부상하고 있는 ‘로봇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 LG그룹에 이어 삼성전자까지 뛰어들면서 국내 주요 그룹들의 '로봇 대전'이 예고된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조직개편을 통해 ‘로봇사업화 태스크포스(TF)’를 ‘로봇사업팀’으로 격상했다. 지난 2월 신설된 로봇TF를 서둘러 승격시키며 사업을 본격화하기 위한 포석으로 해석된다.

삼성전자의 로봇사업은 최근 3년 동안 소비자가전전시회(CES)에서 자체 연구 중인 로봇을 선보이는 수준이었다. 지난 2019년 CES에서는 돌봄 로봇 '삼성봇 케어'를 공개했고, 올해 1월에는 집안일을 돕는 가정용 서비스 로봇 '삼성봇 핸디'를 선보였다.

이번 로봇사업팀 격상을 통한 삼성의 로봇사업 강화는 이재용 부회장의 '뉴삼성' 전략과 맞닿아 있다. 이 부회장은 가석방 출소 직후 시스템 반도체, 바이오, 차세대 통신, 인공지능(AI)과 로봇 등에 향후 3년간 240조원을 신규 투자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기존 사업 이외에 새로운 먹거리로 '로봇'을 낙점하고 관련 사업을 강화하겠다는 전략이다.

현대자동차그룹도 정의선 회장이 그리고 있는 '빅3' 사업 중 하나로 '로봇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미래항공모빌리티(UAM), 수소에너지, 자율주행 등과 더불어 로봇 사업을 미래 핵심 사업으로 정하고 지난 6월에는 미국의 유명 로봇 제조사 '보스턴 다이나믹스'를 최종 인수하며 로봇 사업에 본격 나서고 있다. 보스턴 다이내믹스는 ‘로봇개’로 알려진 4족 보행 ‘스팟’과 2족 직립 보행이 가능한 ‘아틀라스’ 등을 개발한 회사다.

로봇 회사 인수에 이어 현대차그룹은 지난 9월 산업 현장의 위험을 감지하는 ‘공장안전서비스 로봇’을 기아 광명공장에서 첫 시범 운영했다. 이 로봇은 4족보행 로봇 '스팟(Spot)'에 현대차그룹 로보틱스랩의 인공지능(AI) 기반 소프트웨어가 탑재된 'AI 프로세싱 서비스 유닛'을 접목시켜 완성됐다.

구광모 LG그룹 회장도 로봇사업을 미래 먹거리로 낙점하고 시장 선점을 위한 행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구 회장은 취임 첫 해인 2018년 산업용 로봇 제작사인 로보스타 경영권을 인수하며 로봇 사업 강화를 예고했고, 엔젤로보틱스, 로보티즈, 아크릴, 보사노바로보틱스 등에 투자하며 관련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LG그룹은 구 회장 취임 후 2년 간 수조원 현금성 자산을 확보한 만큼 앞으로 산업용 로봇 사업에 더욱 강한 드라이브를 걸 것으로 예상된다.

LG전자는 지난 2019년 로봇산업센터를 신설했다. 2021년 조직개편에서는 BS(비즈니스 솔루션)사업본부 내 로봇사업담당으로 이관했다. 아울러 LG전자는 2020년 초에 ‘LG 보스턴 로보틱스랩(LG Boston Robotics Lab)’을 설립했다. 이 곳에서 김상배 매사추세츠공대(MIT) 기계공학부 교수와 협업해 운동지능(Physical Intelligence)을 갖춘 차세대 로봇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주요 그룹 총수들이 최대 유망 산업으로 떠오르고 있는 로봇 산업에 더 주력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며 "기술개발, 인수합병(M&A) 등을 통해 시장 선점에 나서면서 자존심 대결이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세계 롯봇 시장은 지난 2017년 245억달러(약 26조7000억원) 수준이었으나 오는 2025년까지 연평균 32% 성장률을 보이며 1772억달러(193조원) 규모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구초희 기자 9chohee@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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