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가·파업·전쟁, 정유업계의 2022년…키워드는 '롤러코스터'

박지성 기자 2022-12-23 10:38:52
[스마트에프엔=박지성 기자] 올해 정유업계는 그 어느 때보다 다사다난한 한 해를 보냈다.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부터 화물연대 파업까지 끊임없는 이슈로 인해 냉탕과 온탕을 드나들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정유 4사(현대오일뱅크·SK에너지·에쓰오일·GS칼텍스)는 올해 ‘롤스코스터’를 자주 타는 상황이 이어졌다.

올해 초 정유업계는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발발로 국제유가가 급등하면서 고유가 시대에 접어들었다. 당시 경유·휘발유 가격은 2000원을 돌파하는 등 고유가 시대가 장기간 이어졌다.

또한 국내 경유 평균 판매 가격은 지난 5월, 2008년 6월 이후 14년 만에 처음으로 휘발유 가격을 추월했다. 당시 경유 가격은 L(리터)당 1947.59원으로 휘발유 평균 판매 가격 1946.11원보다 1.48원 더 높았다. 이후 경유 가격은 계속해서 휘발유를 앞지르고 있다. 이에 정부는 유류세를 인하하기로 하며 최대 37%까지 인하했다.

그러나 계속되는 고유가 시대로 정유업계는 역대급 호황을 누렸다. 정유업계는 유가 상승에 따른 재고평가 이익 증가와 정제마진 개선으로 올해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역대급' 실적을 달성했다.

국내 정유 4사는 2022년 상반기 총 10조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업체별로는 △SK에너지 2조9341억원 △GS칼텍스 3조2133억원 △에쓰오일 3조539억원 △현대오일뱅크 2조748억원 등이다. 전년동기대비 각 사의 영업이익 상승률은 △SK에너지 569.9% △GS칼텍스 217.6% △에쓰오일 154.4% △현대오일뱅크 205.8% 등으로 집계됐다.

반면 3분기부터는 경기침체로 인한 정제마진 급락하며 롤러코스터 현상이 발생했다. 실제로 정유 4사의 3분기 영업이익은 △SK에너지 3213억원 △GS칼텍스 8177억원 △에쓰오일 5117억원 △현대오일뱅크 7022억원 등이다. 2분기 실적과 비교했을 때 각 사의 영업이익은 △SK에너지 -81.6% △GS칼텍스 - 61.6% △에쓰오일 -70.3% △현대오일뱅크 - 48.8% 등의 감소세를 보였다.

에쓰오일 잔사유 고도화시설. /사진=에쓰오일


하지만 정유업계가 호황을 맞자 횡재세를 부과해 정유사들의 이익을 국민과 나눠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유류비 상승으로 서민 경제가 악화한 상황에서 정유업계가 과도한 이익을 가져가는 것은 불합리하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정유업계는 코로나19 확산 초기인 2020년 수조원대의 적자를 기록했을 때는 정부 지원이 없다가 실적 개선에 성공하니 이익을 빼앗으려 한다는 불만을 제기하며 난색을 표했다.

횡재세 논의는 3분기가 지나자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다. 정유 4사의 실적 상승 폭이 줄어든 탓이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화물연대) 파업이 시작되면서 악재가 이어졌다. 

화물연대 파업으로 인해 도심의 주유소에서는 기름을 공급받지 못해 유류 저장탱크가 동나는 등 기름 품절 현상이 나타났다. 특히 최근 화물연대 파업으로 정유업계는 피해 규모만 5186억원에 달한다.

하반기에는 원유시장의 혼란도 가속화했다. 중동 등 원유 생산국의 감산 논의, 중국의 코로나 방역조치, 미국 원유재고 급감, 러시아 제재조치 등이 복합적으로 맞물리면서 중동산 두바이 유가는 올해 2분기 배럴당 120달러까지 급등했다가 12월에는 다시 70달러 초반까지 떨어졌다. 이에 국내 기름가격도 하락세를 이어가는 중이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매 년마다 ‘다사다난’ 했다고 말해왔지만 올해는 정말 그 어는때보다 비교할 수 없는 ‘다사다난’한 한 해를 보냈다”며 “4분기 실적은 3분기와 비교해 소폭 상승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박지성 기자 captain@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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