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압도적이지만 상냥하다... GMC 시에라 드날리

국내 풀사이즈 픽업트럭 시대 개척에 등판
프리미엄 라이프스타일 타겟층에 매력적인 모델
박재훈 기자 2023-02-22 17:12:13
[스마트에프엔=박재훈 기자] GMC가 야심차게 선보인 시에라 드날리가 한국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이전에 다른 메이커에서 선보였던 SUV들이 아담해 보일 정도로 굉장한 크기를 자랑하는 이 차를 여의도 마리나에서 석모도까지 주행해봤다.

아메리칸 풀사이즈 픽업트럭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외관은 말그대로 ‘미국’스러웠다. 

1950mm의 전고는 건장한 성인남자가 옆에 서도 드러나지 않을 만큼 웅장했다. 전장 5890mm, 전폭2065mm의 길이도 도로에서 달릴때의 모습을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의 자태를 뽐냈다.
GMC 시에라 드날리 전면부 / 사진=박재훈 기자

운전대에 오르기 앞서 전자동 파워스텝이 나와 올라가는데 어려움이 없었다. 운전하지 않을때에도 발로 옆의 버튼을 누르면 튀어나오는 파워스텝은 몇 번이고 건드려보게끔 할 정도로 매끈하게 움직였다.

반전 매력 보여주는 인테리어

운전대에 올라 마주한 인테리어는 마초같은 외관과는 다른 반전매력을 뽐냈다. 프리미엄 픽업 트럭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외국의 우드톤으로 디자인한 카라반에 온 듯한 느낌이었다.
GMC 시에라 드날리 내부 / 사진=박재훈 기자

직관적인 버튼배치와 함께 넓은 디스플레이가 한눈에 들어왔다. 운전자 중심으로 배치된 13.4인치의 터치스크린과 12.3인치의 계기판 디스플레이가 외관만큼이나 큼지막한 느낌으로 다가왔다. 최근에 나오는 모델들과 다르게 기어봉으로 기어를 조작하는 점은 주행중 조금 더 직관적인 경험을 제공하기 위한 것으로 보였다. 다만 주행중 긴급한 상황에 눌러야 할 비상등이 운전자의 오른손 동선에는 조금 불편한 위치에 있다는 점은 다소 아쉬었다.

GMC 시에라 드날리 2열 / 사진=박재훈기자

2열 또한 우람한 사이즈에 비례하듯 넓었다. 자리에 앉아 다리를 꼬아도 여유가 있을 만큼의 레그룸이었다. 좌석을 들어올리면 실내 트렁크로 써도 손색이 없을 만큼 웬만한 세단의 트렁크의 적재량에 준하는 넓이였다. 허리를 숙이기만 하면 무릎을 굽히지 않아도 설 수 있을만큼 실내 높이도 여유로웠다.

GMC 시에라 드날리 2열 / 사진=박재훈기자

2열 좌석에는 등받이 부분에 숨겨진 수납공간도 있었다. 소소하지만 프리미엄이라는 이름에 가격에  걸맞게 세심하게 신경 썼다는 느낌이 드는 요소였다.

GMC 시에라 드날리 2열 / 사진=박재훈기자


2열에 타는 탑승자의 편의를 위해 USB포트와 C타입포트 또한 제공한다. 포트를 꽂을 수 있는 총 갯수는 1열 2열 모두 합쳐 USB포트 3개, C포트 3개이다.

GMC 시에라 드날리 / 사진=박재훈기자


 “강해보이지만 섬세한 트럭”. 시에라 드날리를 시승해보고 이보다 좋은 설명은 없다 생각했다.

도로주행은 어떨까

도로주행은 웬만한 운전석이 SUV보다 높은 위치에 있어 전방주시가 용이했지만 전폭이 넓어 차선을 유지하는데 애를 먹었다. 커다란 사이드미러 덕분에 차선을 옮길 때 어려움은 없었지만 덩치와 힘이 좋은 차라는 생각에 약간의 긴장감도 동반됐다.

차체가 커 운전하는데 어려움이 있겠다는 생각이었지만 곳곳에 섬세한 편의장치들이 탑재돼 불편함을 줄여주며 균형을 맞췄다. 헤드업 디스플레이(HUD)가 15인치나 되다보니 주행 중 전방주시를 하는데 편안함을 주었다. 다만 신호를 받아 정차를 해야하는 상황에 오토홀드가 없는 점은 아쉬운 부분이었다. 차체가 크다보니 브레이크를 밟고서 대기하는 것은 장시간 운전시 불편한 요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차선을 변경할때에도 단이 높다보니 다른 세단들이 기민하게 움직인다는 인상을 받았다. 정차중 버스 운전수와 높이가 비슷할 정도였다.

회전교차로를 돌때나 코너를 돌때 핸들링은 운전자가 원하는 방향으로 가는만큼 휠이 무겁다는 느낌은 없으나 전장이 긴 만큼 전방길이를 가늠해 각도를 재는 것은 어려움이 있었다. 큰 크기 때문에 좌회전이나 우회전을 할때 핸들을 크게 트는 것이 아닌 운전자의 감으로 방향을 맞춰야 하는 부분도 있었다. 프리미엄인 만큼 서스펜션에 신경을 썼다고 관계자들이 강조한대로 1시간 반가량 운전하면서 실제로 큰 차를 끌었다는 피로감은 없다는 점에서 주행감은 만족스러웠다.

다만 차가 큰 만큼 급하게 브레이크를 밟았을때 몸이 앞으로 튀어나가는 부분이 있어 주행시에는 주의를 요하는 부분이었다.

그외에는 주행중 불편함은 없었다. 차체가 무겁고 길지만 426마력이나 되는 힘이 운전석에서는 부드럽게 느껴져 '십자수를 잘하는 근육남'같은 느낌이라고 말할 수 있겠다.

여의도에서 석모도 모 레스토랑까지 주행하며 66.9km에 연비는 8.9km/ℓ가 나왔으며 반대로 석모도에서 여의도로 올때는 같은 거리에 연비가 7.4km/ℓ 정도였다. 공식적인 시에라의 연료효율은 복합연비 6.9km/ℓ, 고속연비 8.4km/ℓ 이다.
GMC 마케팅팀 정근영 부장이 시에라 드날리의 테일게이트 기능을 시연하고 있다. / 사진=박재훈기자

픽업트럭인 만큼 테일게이트의 기능들 또한 시선을 사로잡았다. 최초로 6펑션이 들어간 테일게이트는 6가지 형태로 변형된다. 사용자가 원하는 적재의 용도에 따라 사용할 수 있는 부분이며 단을 모두 내렸을때 나오는 계단 형태는 최고 170KG까지 버틸 수 있어 인상적이었다. 다만 테일게이트의 잠금장치가 조작이 어렵지는 않으나 숙달이 조금 필요한 부분이라 생각된다.

GMC 시에라 드날리 / 사진=박재훈기자

9330만원부터..."1프로의 고객에게 확실한 니즈 제공"

GMC가 프리미엄을 걸고 내놓은 제품인 만큼 국내에는 없던 시장의 파이를 키울 수 있을만큼의 경쟁력이 있는 제품임에는 틀림없다. 주차 혹은 차고지같은 여건이 국내시장에 적응하는 데 걸림돌이 될 수 있겠지만 99프로의 고객이 물음표를 띄울때 1프로의 고객에게는 확실한 니즈를 제공할 것이라는 관계자의 말처럼 국내시장에 프리미엄 픽업트럭으로서 자리매김할 가능성은 충분하다는 판단이다.


앞으로 동급의 프리미엄 픽업트럭이 들어오게 될지는 알 수 없으나 경쟁자가 없는 지금 콜로라도가 상당한 위치를 선점한 것 처럼 시에라 드날리도 프리미엄 픽업트럭의 입지를 굳힐 것으로 예상된다.

시에라의 가격은 드날리 트림이 9,330만 원이며, 드날리-X 스페셜 에디션은 9,500만 원으로 GMC 홈페이지를 통해 계약이 가능하다. 시에라는 전국 11개 주요 GMC 존에서 실제 차량을 만나볼 수 있으며, 계약과 동시에 순차적으로 출고가 진행된다.

박재훈 기자 isk03236@smartfn.co.kr

댓글

(0)
※ 댓글 작성시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책임을 담아 깨끗한 댓글 환경에 동참에 주세요. 0 / 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