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서 불황 뚫는 K건설>⓹ 40년 쌓은 플랜트 기술 빛났다…현대엔지니어링, 해외수주 '톱3' 우뚝 

작년 해외수주 매출 2조9000억원 '사상최대'…올해 목표 5조7000억원
구원투수 나선 홍현성 대표…"플랜트뿐 아니라 친환경·원전사업 주력해야"
최형호 기자 2023-06-26 13:48:14
[스마트에프엔=최형호 기자] 고금리와 원자재 가격 폭등 등으로 건설 경기 침체가 장기화 하는 가운데 국내 주요 건설사들이 불황 타개를 위한 돌파구로 해외 수주에 총력전을 전개하고 나섰다. 해외수주를 통한 체질 강화로 경쟁력을 확보하고, 미래를 준비한다는 구상을 경영 최우선 방침을 정한 것이다. K건설은 특히 글로벌 경쟁력이 입증된 태양광·2차전지 리사이클·수소 등 친환경 포트폴리오를 내세워 해외시장 개척에 적극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스마트에프엔은 <해외서 불황 뚫는 K건설> 시리즈를 통해 주요 건설사들이 최근 해외시장에서 이뤄냈던 활약상과 성과, 그리고 미래전략 등을 집중 조명한다. <편집자주>
홍현성 대표는 올해 신년사에서 원자력·수소·신재생 분야 에너지 사업과 전기차 충전 사업 등을 언급하며 현대차그룹의 '에너지 프로바이더'로 거듭나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사진=현대엔지니어링 

현대엔지니어링의 지난해 매출은 8조8124억원으로 전년(7조3551억원) 대비 19.8%(1조4573억원) 증가했다. 특히 해외사업 부문에서 3조원 가까이를 기록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올렸다,

여세를 몰아 현대엔지니어링은 올해 매출 목표를 크게 늘렸다. 특히 해외 수주 목표액을 5조7000억원으로 지난해 목표치(2조9000억원)보다 두 배 가량 상향 조정했다. 

해외수주를 통한 현금 유입이 현실화 됐고, 신규 해외수주 또한 증가해 이같은 목표를 설정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실제 현대엔지니어링은 지난해 해외건설수주 부문에서 형 격인 현대건설을 제치고 업계 톱3를 차지했다. 이는 지난 2018년 이후 3년만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이 지난해 해외건설부문에서 괄목할 만한 실적을 거둔 데는 새 수장인 홍현성 대표의 역할이 컸다는 평가다. 

작년 3월 취임한 홍 대표는 지난 2006년 현대엔지니어링 입사 후 오만 MGP 프로젝트 현장소장, 쿠웨이트 KLNG컨소시엄 총괄 현장소장, 플랜트수행사업부장, 플랜트사업본부장 등을 역임한 플랜트 전문가로 통한다. 

특히 홍 대표는 취임 직후인 작년 3월 미국 엔시나와 폐플라스틱 대활용 플랜트 기본설계용역을 직접 따낸 바 있다.

아울러 현대엔지니어링은 그간 수주한 초대형 프로젝트들이 올해 본격화하면서 실적 또한 크게 성장할 것이라는 게 업계 시각이다.

인도네시아 발릭파판 정유공장 고도화사업./사진=현대엔지니어링 

현대엔지니어링이 추진중인 굵직한 해외사업으로는 ▲폴란드 최대 규모의 국영정유기업 PKN올레핀 확장공사 ▲인도네시아 LINE 프로젝트 ▲에쓰오일에 샤힌프로젝트 ▲현대차 조지아주 공장 등이 있다. 

지난 2021년 수주한 폴란드 PKN 올레핀 확장공사는 에틸렌을 연간 74만톤 규모로 생산하는 2조7000억원 규모의 석유화학 프로젝트다. 에틸렌은 석유화학 단지 내에서 생산된 나프타를 분해해 나오는 원료로 '석유화학산업의 쌀'이라고 불린다. 앞서 현대엔지니어링은 지난 2019년 10억유로(한화 약 1조4293억원) 규모의 폴란드 폴리머리 폴리체 PDH·PP 플랜트 수주 이후 유럽연합(EU) 시장에서 수주를 따낸 바 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이번 폴란드 PKN 올레핀 확장공사 수주로 국내 건설사 중 유일하게 유럽 석유화학 플랜트 시장을 선도하는 건설사로 이름을 올렸다.

작년에는 7억5700만 달러(한화 9120억원) 규모의 인도네시아 LINE 프로젝트를 수주하고 본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이 프로젝트는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에서 북서쪽으로 90km 떨어진 찔레곤(Cilegon) 지역에서 연간 에틸렌 100만 톤을 비롯해 프로필렌 52만 톤을 생산할 수 있는 매머드급 화학단지 건립 사업이다.

아울러 현대엔지니어링은 올해 현대자동차 미국 조지아주 공장을 서둘러 짓는다는 방침이다. 이는 미국 바이든 정부의 핵심 정책인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른 것으로, 현대엔지니어링은 기한 내 주지아주 공장을 지어 현대차의 전기차시장 공략에 힘을 싣는다는 계획이다. 미국 조지아주 공장은 1183만㎡규모의 부지로 전기차 공장뿐만 아니라 배터리 공장도 함께 지어진다. 올해 착공해, 2025년 상반기 가동 예정으로, 공장이 준공되면 연간 30만대의 전기차를 미국 내에서 생산할 수 있다. 

또한 현대엔지니어링은 지난 3월 국내 석유화학업계 사상 최대 규모 석유화학설비를 건설하는 '샤힌 프로젝트' 공사에 착수했다. 샤힌 프로젝트는 에쓰오일이 9조2580억원을 투자해 고부가가치 석유화학제품 생산시설을 건설하는 사업이다. 에쓰오일 최대주주이자 사우디 국영 석유·천연가스 기업인 아람코의 국내 투자 중 가장 큰 규모다. 이 프로젝트는 오는 2026년 완공 예정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이 플랜트 사업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이유는 지난 40여 년의 플랜트 기술을 축적한 경험이 동력을 얻었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해 현대엔지니어링의 전체 해외수주에서 플랜트 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65.8%에 달한다. 절반 넘는 매출이 플랜트 사업에서 나온 셈이다. 

현재까지 현대엔지니어링은 55개국 710개의 플랜트 사업 추진으로 축적된 노하우와 차별화된 수행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현대엔지니어링 관계자는 "오일·가스처리, 정유, 석유화학, 일반화학, LNG 설비 등 화공플랜트와 화력 및 원자력 발전, 송변전 시설 등으로 대표되는 전력플랜트에 이르기까지 전 분야에 걸친 플랜트 사업을 수행한 성과물"이라고 말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지난 22일 폴란드 '폴리머리 폴리체 PDH·PP 플랜트' 현장에서 폴리프로필렌(PP) 초도 생산 기념행사를 진행했다. 사진은 폴란드 석유화학플랜트 초도 생산 기념행사./사진=현대엔지니어링

아울러 현대엔지니어링은 친환경·에너지 신사업분야로 포트폴리오를 확장해 다가오는 탄소중립 시대를 대비하고 있다. 해외 플랜트 수주 뿐만 아니라 수소 등 신사업 강화에도 힘을 쏟는 중이다. 


앞서 홍현성 대표는 올해 신년사에서 원자력·수소·신재생 분야 에너지 사업과 전기차 충전 사업 등을 언급하며 현대차그룹의 '에너지 프로바이더'로 거듭나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홍 대표는 "현대엔지니어링은 전 세계적인 탄소중립 트렌드와 ESG 경영 강화 등 새로운 도전과 혁신이 요구되는 시대에 발맞춰 친환경, 에너지 분야로의 적극적인 투자, 연구개발을 통해 사업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꾀하고 있다"며 "나아가 태양광, 해상풍력, P2E, 수소 생산 등 신재생에너지와 환경 분야의 고부가가치 신사업을 통해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현대엔지니어링은 지난 2월 전기차 충전 사업 본격 진출을 선언한 뒤 3월 경남 합천군, 한국교통안전공단과 잇따라 전기차 충전기 설치·운영 관련 업무협약을 체결하며 사업 추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4월에는 현대백화점 본사 및 전국 23개 지점에 전기차 충전기 457기(급속 50기·완속 407기)를 공급하면서 상업시설에 처음으로 전기차 충전 인프라를 구축한다. 

수소 사업의 경우 지난 4월 SK에코플랜트, 미국 USNC와 손잡고 MMR 기반 수소 생산 허브 구축 업무협약을 체결하는 한편 한국중부발전과는 재활용 폐플라스틱 자원화를 통한 수소 생산 및 활용 연계사업, 수전해 활용 수소생산사업 등에 협력한다.

아울러 해외 시장의 환경 변화에 대응해 단순 도급사업의 수주에서 벗어나 프로젝트 역량을 강화하기로 했다. 발주처 및 현지 네트워크 확대 등을 통해 '기획제안형 인프라 민관협력 사업(PPP)' 개발 추진이 대표적인 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친환경 인프라, 에너지 개발 전문가로서의 핵심 역량을 확보해 '그린 디밸로퍼(Green Developer)'로 성장해 나가겠다는 포부다.

더불어 수소 생산, 폐플라스틱 및 이산화탄소 자원화, 폐기물 소각·매립, 소형원자로 등 친환경·에너지 신사업분야에 대한 개발 및 투자를 통해 친환경 플랜트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중장기 전략으로 ▲비즈니스 모델 고도화 ▲에너지·환경 중심 사업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내세웠다. 더불어 신사업 추진 강화 및 기존 사업과의 시너지 증진을 위해 G2E 사업부와 원자력사업실을 신설하는 등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현대엔지니어링 관계자는 "차세대 초소형 원자로(MMR)와 폐플라스틱 가스화(P2E), 수소생산 등 신재생에너지와 환경분야의 고부가가치 신사업을 통해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겠다"며 "이 외에도 인공지능(AI)·로보틱스·3D 자동화 등 스마트 건설기술에 투자해 역량을 고도화하고, 업무 전 분야에 걸친 정보를 데이터베이스화해 유기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스마트 플랫폼을 개발하는 등 디지털 시대로의 전환을 가속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형호 기자 rhyma@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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