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카눈' 강한 비바람 몰고 수도권으로...밤 10시 서울 타격, 느린 속도에 피해 키울 우려

시속 31km로 느린 태풍...과거 '루사' 처럼 강수 강풍 길어져 피해 예상
주서영 기자 2023-08-10 14:29:07
[스마트에프엔=주서영 기자] 제6호 태풍 '카눈'이 한반도 남북 관통을 시작했다. 카눈이 북상하면서 전국에 500㎜ 넘는 많은 비를 뿌리고, 바람도 시속 100㎞가 넘는 곳이 많을 것으로 보인다.

10일 기상청에 따르면, 카눈은 낮 12시쯤 대구 남남서쪽 약 50㎞ 부근 육상까지 이동했다. 오후 3시경에는 청주 남동쪽 약 60㎞ 부근을 지날 것으로 보이며, 오후 6시에는 청주 북북동쪽 약 40㎞ 부근, 오후 9시에는 서울 동남동쪽 약 30㎞ 부근을 지난다. 서울에는 오후 10시쯤 가장 강한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오전 11시 기준으로 카눈의 중심기압과 최대풍속은 980hPa(헥토파스칼)과 29㎧로 강도 등급은 '중'이다. 우리나라에 접근해 올 때보다 '강' 보다 한 단계 낮아졌다.

10일 오후 대구 군위군 효령면 한 마을 진입도로가 태풍 '카눈'이 쏟아낸 호우에 유실돼 있다. / 사진=연합뉴

그렇다고 안심할 수는 없다. 강도가 낮아지긴 했어도 중심기압이 크게 낮아진 것은 아니므로 세력이 대폭 약화했다고 하기는 어렵다는 것이 기상청의 설명이다.

특히 카눈의 현재 이동 속도는 시속 31㎞다. 자정 서울 북쪽 40㎞ 지점에 다다르면 속도가 시속 19㎞까지 느려질 전망이다.

10일 오전 제6호 태풍 '카눈' 영향으로 강풍이 불어 부산 북구에서 가로수들이 쓰러져 있다. / 사진=부산소방재난본

느린 태풍이기 때문에 강수와 강풍 시간이 길어지면서 피해를 키울수도 있다. 이는 과거 느린 태풍으로 큰 피해를 야기했던 '루사'와 비교해 보면 된다. 

루사는 피해규모로 역태 5위 안에 드는 태풍이다. 루사는 지난 2002년 8월 31일 전남 고흥반도에 상륙 시 이동속도가 시속 30㎞에 그쳤고 내륙을 지날 땐 시속 18㎞까지 속도가 떨어졌는데, 카눈도 이와 비슷한 속도다. 

제6호 태풍 카눈이 남해안으로 상륙한 10일 오후 울산시 남구 태화강 주변 산책로가 물에 잠겨 있다. 이날 태화강에는 홍수주의보가 발령됐다. / 사진=연합뉴

현재 전국에는 카눈으로 인한 '태풍특보'가 내린 상태다. 

강원영동·경북·경남동부엔 시간당 30~60㎜, 충남·전북·경남남해안엔 시간당 10~30㎜, 나머지 지역엔 시간당 10㎜ 내외로 비가 쏟아지고 있다.

남해안과 제주, 경상동해안을 중심으로는 최대순간풍속이 30㎧(시속 108㎞) 내외인 강풍이 불고 있다.

기상청은 이날 강원영동·경상해안·경상서부내륙·전라동부에 시간당 40~60㎜, 나머지 지역에 시간당 30㎜ 내외 호우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

특히 강원영동엔 최대 시간당 100㎜, 경북서부내륙엔 시간당 60~80㎜의 '극한호우'가 쏟아질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제주와 남부지방은 이날 밤이 되면 비가 차츰 멎어가겠지만 중부지방에는 11일까지, 중부지방 중 경기북서부에는 12일 새벽까지 강수가 이어지겠다.

11일 새벽이 되면 카눈이 북한에 이르겠지만 그 후면의 구름대가 중부지방에 계속 비를 뿌리겠다.


주서영 기자 news@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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