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손보 노사 '삐거덕'…창사 이래 최초 '파업' 직면하나

노사, 임금 인상률 약 5%p 가까이 ‘견해차’
8월 중노위, 두 차례 조정에도 교섭 ‘결렬’
KB손보, 총파업 실행 가능성 '낮다' 전망
신수정 기자 2023-09-04 17:44:38
[스마트에프엔=신수정 기자] KB손해보험이 창사 아래 처음으로 노조 총파업을 맞게 될지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노조가 쟁의행위를 위한 전체 조합원 찬반투표를 진행한 가운데 "단순한 추가 교섭만으로 갈등 상황을 해소하기 어렵다"는 취지의 의견을 내비치면서다.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사무금융노조) KB손해보험지부는 4일 오전 8시부터 오후 6시까지 전체 조합원을 대상으로 쟁의행위를 위한 찬반투표를 실시했다. 이는 지난 7월 28일 노사 임금교섭 결렬 이후 파업 등 단체행동에 나서기 위한 절차다. 

이날 김선도 사무금융노조 KB손해보험지부장은 "노조가 정해놓은 교섭기간이 마감됐기 때문에 그냥 단순한 교섭으로는 (노사 갈등을) 풀기 어려울 것"이라며 "사측과 노조의 스케줄을 감안해 향후 노조가 단체로 움직일 수 있는 행동들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김 지부장은 "쟁의행위 찬반투표 이후에도 사측과 교섭을 진행할 것"이라고 사측과의 추가 협상 여지를 남겨뒀다. 그러나 이날까지 사측의 교섭 요청은 없었다. 

노조측 움직임과 달리 사측은 '실제 파업이 실행될 가능성이 거의 없다'는 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 

KB손해보험 관계자는 "그간 임단협의 진행 과정에서 쟁의행위 투표 등 절차가 진행되지 않았던 적은 없었다”며 “임단협을 타결로 잘 마무리하기 위한 하나의 절차이며, 이후에도 서로 대화를 하기 때문에 임단협이 파국으로 치닫는 경우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KB손해보험 노사는 올해 5월 8일부터 7월 28일까지 총 13차례에 걸쳐 임금협상을 진행했으나, 의견차를 좁히지 못하며 결론을 짓지 못하고 있다. 

교섭기간 동안 노조는 임금 인상률 7.2%를 요구했지만, 사측이 이보다 4.7%p(포인트) 낮은 2.5%를 제시해 협상이 결렬됐다. 또 노조는 성과급으로 당기순이익의 15%를 요구했지만 사측은 “구체적인 성과급 규모를 제시하지 않겠다”고 답하며 대립각을 세웠다. 

이외에도 노조는 ▲복지포인트‧생일축하금‧피복비‧개인연금 인상‧건강검진 지원 확대 등 복리후생 보장 ▲개인급여 출연 방식의 성과급제 폐지 ▲직무급제‧임금피크제도 개선 ▲가정의날 조기 퇴근 ▲안식년 휴가 도입에 따른 장기근속 포상금 ▲5년차 신설 및 우리사주지원금 인상 등을 제안했다. 

결국 노조는 지난달 1일 협상 결렬 선언과 함께 쟁의권 확보를 위해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에 쟁의조정을 신청했다. 하지만 같은 달 9일과 14일 중노위 주재로 진행된 두 차례의 조정회의에서도 소득없이 마무리된 것으로 전해졌다. 

‘총파업’ 여부를 결정지을 노조의 쟁의행위 찬반투표 결과는 이날 오후 6시를 넘겨 발표될 전망이다. 

지난달 29일 사무금융노조 KB손해보험지부 조합원들이 모여 쟁의대책위원회(분회장대회)를 개최했다. 이날 조합원들은 사측과의 교섭 결과를 공유하고 향후 쟁의 등 대책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조합원들이 교섭안 타결을 요구하는 피켓을 들고 있는 모습. /사진=사무금융노조 KB손해보험지부

신수정 기자 newcrystal@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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