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MM 인수' 국내 기업 3파전…국가 자산 유출 피했다

하파크로이트 숏리스트 제외…하림·동원·LX 3파전
SM그룹·글로벌세아, 끝내 HMM 인수 포기
신종모 기자 2023-09-05 10:15:02
[스마트에프엔=신종모 기자] 국내 유일 국적 선사인 HMM 인수를 놓고 독일 최대 컨테이너 선사 ‘하파크로이트(hapag-Lloyd)’가 숏리스트(적격 인수 후보) 선정 과정에서 탈락하면서 하림, 동원산업, LX인터내셔널 등 3파전으로 압축됐다. 특히 하파크로이트 탈락으로 해양업계에서 우려했던 국가 자산 유출은 피한 것으로 보인다. 

2만4000TEU급 세계 최대 컨테이너선 ‘HMM 알헤시라스호’. /사진=HMM


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산업은행과 한국해양진흥공사 등 매각 측은 전날 하림·JK파트너스 컨소시엄, 동원산업, LX인터내셔널 등을 적격 인수 후보로 선정해 통보했다.

애초 숏리스트 선정은 지난달 말까지 이뤄졌어야 하나 하팍로이드를 숏리스트에서 제외한 것과 관련한 법적 이슈 등을 검토하면서 통보 시점이 다소 늦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하팍로이드는 예비입찰 과정에서 경쟁 기업보다 높은 금액을 제시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국가 경제 및 안보를 위해 숏리스트에서 제외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앞서 한국해양산업총연합회와 부산항발전협의회는 지난달 23일 성명서를 내고 하파크로이트가 HMM을 인수한다면 우리나라 컨테이너 운송자산, 터미널 및 수십 년간 쌓아온 해운물류 노하우와 같은 정보자산 등 값으로 환산할 수 없는 국가자산의 해외유출이 우려된다고 주장했다. 

이들 단체는 “한국 수출입 물량의 99.7%를 해운업이 담당하는데 HMM 해외 매각시 수출입 물류를 해외 선사에 의존해야 할 것이며 국가적 비상사태시 안보에 심각한 우려를 초래할 것”이라며 “지난 2021년 코로나19로 발생한 전 세계적 물류난 속에서 HMM이 국내 수출기업을 위해 추가 선복을 투입할 정도도 수출에 있어서 HMM은 없어선 안 될 핵심자산”이라고 강조했다. 

산업은행과 한국해양진흥공사 등 매각 측은 숏리스트로 선정된 3개 그룹에 2개월 간 실사 기회를 부여하고 이어 본입찰을 진행한 뒤 연내 매각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하파크로이트가 숏리스트에서 제외되면서 국가 자산 유출은 막았다”며 “국적선사가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지는 만큼 국내 기업이 HMM 인수를 한다면 해운산업에 크게 기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SM그룹 CI. /사진=SM그룹


SM그룹·글로벌세아 HMM 인수 포기 

HMM 인수에 가장 먼저 관심을 보인 것은 SM그룹이다. SM그룹은 지난 2021년 HMM 지분 취득을 공시한 이후 지난해 6월까지 HMM 지분을 기존 5.52%에서 6.56%까지 늘리는 등 인수를 준비해 왔다. 당시 SM그룹은 HMM 3대 주주로 인수에 가장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 

앞서 우오현 SM그룹 회장은 HMM 인수 희망가를 4조5000억원으로 제시하고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우오현 회장은 “HMM 매각 공고가 나오면 바로 인수전에 뛰어들겠다”며 “산업은행이 보유하고 있는 HMM의 전환사채를 주식으로 바꾼다면 입찰에 응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SM그룹이 영구채 전환 물량이 매각 대상으로 나올 경우 HMM의 인수전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못을 박을 만큼 매각 공고에 해당 물량이 포함되면서 인수를 포기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글로벌세아도 HMM 인수를 포기했다. 해운업계 업황이 침체 국면에 접어들면서 큰 매리트가 없다고 판단했다. 이외에도 기존 사업과 시너지 효과가 크지 않다는 점도 한몫했다. 

앞서 글로벌세아는 지난해 인수한 쌍용건설에 대한 인수 후 통합(PMI) 작업이 한창인 점까지 감안하면 HMM 인수가 부담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크다. 

글로벌세아는 HMM 인수 등 신규 투자보다 쌍용건설 경영 개선하는 등 기존 사업에 역량 강화를 위한 선택과 집중 전략을 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신종모 기자 jmshin@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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