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 피해구제 신청, 전년比 1056% 폭증…4명 중 1명 구제받아

소비자원 접수 보험 피해구제 신청 건수 4년간 531건
실제 피해구제 결정 건수 131건(24.7%) 그쳐
권오철 기자 2023-10-04 12:33:29
올해 국내 보험사들에 대한 소비자들의 피해구제 신청 건수가 최근 4년래 최대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실제 구제가 이뤄진 사례는 전체의 1/4 수준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4일 국회 정무위원회 양정숙 의원이 한국소비자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0년부터 올해 8월까지 약 4년간 한국소비자원에 접수된 보험관련 피해구제 신청 건수는 총 531건이다. 이중 올해 8월까지 발생한 접수 건수는 428건으로 앞선 3년간의 누적치보다 4.1배를 넘어섰다. 지난해(37건) 대비로는 무려 11.5배(1056%) 이상 급증했다. 

한국소비자보호원은 이 같은 소비자 피해구제 급증과 관련해 "실손보험 심사기준 강화 때문"이라고 봤다. 보험사들이 지난해 4대 실손보험 출시와 함께 심사기준 강화와 새로운 심사기준 등을 마련하면서 소비자 피해가 늘었고, 이에 따라 소비자 피해구제 신청이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늘고 있다는 분석이다. 

소비자들의 피해구제 신청이 폭증했으나, 실제로 피해를 구제받은 비율은 매우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피해구제 접수 531 건 중 피해구제가 결정된 것은 4년간 131건(24.7%)에 불과했다. 이 중에서 올해 피해구제 결정 건수는 111건(25.9%)에 그쳤다. 

나머지 400건(75.3%)는 피해를 구제받지 못했거나 처리 중인 상황이다. 피해구제 결정내용은 ▲계약이행 73건(55.7%) ▲부당행위 시정 47건(35.9%) ▲환급 6건(4.6%) ▲배상 5건(3.8%) 순이었다. 결정내용 중 '계약해제'는 단 한 건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

피해구제가 결정되지 않는 400건 중 현재 처리되고 있는 30건을 제외한 370건은 모두 보험사가 피해구제를 동의하지 않은 경우로 ▲정보만 제공한 경우가 277건(74.9%)로 압도적으로 많았고, ▲조정신청 59건(16.0%) ▲취하𐄁중지 32건(8.6%) ▲처리불능 2건(0.5%) 순이었다.

양정숙 의원은 “금융감독원이 소비자들의 보험 피해를 단발성으로 관리하고, 보험사들은 그 틈에 자기 배 불리기 이기주의가 더해지면서 소비자 권익이 심각하게 훼손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하며 “금융감독원이 소비자 피해 예방과 권익 보호를 최우선적으로 보장한다는 차원에서 보험사들을 감독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권오철 기자 konplash@smartfn.co.kr

댓글

(0)
※ 댓글 작성시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책임을 담아 깨끗한 댓글 환경에 동참에 주세요. 0 / 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