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궈차오'에 中서 고전 중인 뷰티업계...대응 방안은?

중국 MZ세대의 애국소비 열풍에 아모레퍼시픽 LG생건 등 고전
홍선혜 기자 2023-10-12 10:26:03
국내 뷰티업계는 중국의 한한령이 풀리고 국경절 등을 통해 중국 시장에서 K뷰티의 부활을 기대했지만 생각 보다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중국 시장 상황에 대해 국내 대표 기업인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은 "아직까지 유의미한 변화는 없다"는 입장이다.

12일 뷰티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화장품 수출액의 45.9% 정도가 중국이 차지했지만 올해 8월 까지 12%p 급락해 33.9%까지 떨어졌다. 

지난 8월 국내 화장품 수입 증가율은 전년대비 미국(72%), 유럽(43%), 일본(29%), 동남아(12%) 등으로 늘어났지만 중화권에서는 13% 하락했다. 

코로나와 사드 등으로 인해 막혔던 수출길이 약 6년 5개월 만에 풀렸지만 아직까지 중화권에서 이렇다할만한 성과를 거두지 못하는 모양새다. 어떤 이유에서일까 

중국 상해에 위치한 예술문화공간인 ‘엑스포 아이파빌리온' 진설 론칭 기념 상해 글로벌 이벤트 행사장 전경 / 사진=아모레퍼시픽


지난해 하반기부터 중국 젊은 층들 사이에서 자국민 제품을 이용하는 '궈차오(国潮, 애국소비)'가 열풍이다. 수입제품 보다는 중국제품이 품질이 더욱 좋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중국시장 조사기관 아이미디어 리서치의 중국 MZ세대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49.6%가 애국소비를 적극적으로 지지한다고 대답했다. 

국내 뷰티업계에서 중국이 수출국 1위로 떠오를 만큼 의존도가 높기에 궈차오의 타격은 기업의 실적으로 이어졌다.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은 올해도 중국에서 부진한 성적을 거두고 있는 형국이다.

올해 상반기 아모레퍼시픽의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49.3% 하락한 702억원을 매출액은 11.9% 줄어든 1조8591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이동순 아모레퍼시픽 대표는 “중국에 의존도가 높았던 것이 아킬레스건(치명적 약점)이 됐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중국 매출이 반 이상을 차지하는 아모레퍼시픽의 아시아지역 매출은 2021년 1조6814억원에서 2022년 1조2820억원으로 23.6% 하락했으며 중국 매출 비중역시 지난해 35%에서 올해 상반기 27%로 줄었다.

해외 매출 중 중국이 37%를 차지하고 있는 LG생활건강은 올해 상반기 중국 매출은 3822억원으로 전년비 9.1% 감소했다. 중국 매출 비중도 지난해 56%에서 올해 상반기 50%로 6%포인트(p) 떨어진 상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 기업은 아직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아직까진 중국이 해외 매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LG생활건강은 지난달 4년 만에 중국 현지에서 '더 히스토리 오브 후'(더후) 홍보행사를 열었다. / 사진=LG생활선강


LG생활건강은 지난 8월 럭셔리 궁중 화장품 브랜드 ‘더후’의 대표 제품인 ‘천기단’을 2010년 첫 출시 이후 13년 만에 리뉴얼했다. 더후 천기단은 중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제품 중 하나다. 

회사는 새로 선보이는 천기단의 글로벌 홍보를 위해 지난 8월 30일 중국 상하이에 있는 복합문화공간인 ‘탱크 상하이 아트센터’에서 ‘더후 천기단 아트 페어 인 상하이’ 행사를 열었다.

LG생활건강이 중국에서 대규모 브랜드 홍보 행사를 개최한 건 2019년 ‘더후 궁중연향 in 상하이’ 이후 약 4년 만이다. 

LG생활건강은 “이번 천기단 리뉴얼을 계기로 중국 고객들의 관심을 집중시키고, 코로나19 영향으로 다소 침체된 뷰티 사업의 반전을 모색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아모레퍼시픽은 지난 9월 중국 상해에서 설화수 진설 출시 기념 글로벌 이벤트를 개최했다.

행사에는 설화수 글로벌 앰버서더인 틸다 스윈튼을 비롯해 중국 배우 바이징팅(白敬亭) 등 300여 명의 인사들이 참석했다. 설화수가 중국 현지에서 행사를 개최한 것은 지난 2021년 5월 이후 약 2년여 만이다.

아울러 아모레퍼시픽은 온라인 시장에도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회사측은 전자상거래 플랫폼과 소셜 커머스 플랫폼에서 중국 소비자들에게 제품을 선보이고 있으며 유통 채널 구조를 주요 디지털 채널 중심으로 재편해 수익을 개선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온라인 채널을 주력으로 중국 사업을 활발하게 이어갈 계획”이며 “조직운영과 신제품 개발에도 디지털 방식을 적용하여 중국 소비자들에게 보다 스마트한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리브랜딩 마케팅 투자도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홍선혜 기자 sunred@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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