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위니아, 법정관리 신청…가전 시장 침체 영향

지난 6월부터 총 3차례 부도…김치 명가 한 번에 나락으로
가전 시장 침체로 인한 경영난 가중 영향
모회사 핵심 계열사 경영난도 한몫
신종모 기자 2023-10-20 10:33:59
국내 3대 종합가전 기업이자 김치냉장고 명가인 위니아(WINIA)가 최근 2억2000만원 만기 어음 부도가 발생해 지난 4일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이는 글로벌 경기 악화에 따른 가전 시장 침체로 경영난에 빠지면서다. 또한 모회사인 대유위니아그룹 전자 계열사들의 경영난도 한몫한 것으로 분석된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위니아는 지난 18일 하나은행에 2억2000만원 규모 만기도래 어음이 제시됐다. 하지만 서울회생법원의 재산보전처분 및 포괄적금지명령 결정으로 채무연장과 변제를 할 수 없어 부도처리 됐다. 

앞서 위니아는 지난 6일 36억원, 17일 3억1000만원 등 이달에만 총 3번의 부도 처리를 공지한 바 있다. 

위니아 모델들이 2023년형 딤채 출시를 기념해 ‘색의 조각들’이라는 주제로 열린 특별 기획전에서 ‘위니아 프렌치 냉장고 아트 에디션’을 보고 있다. /사진=위니아


위니아는 지난 1995년 김치냉장고 ‘딤채’를 출시한 이후 김치냉장고라는 새로운 카테고리를 탄생한 지금까지 시장을 선도하며 김치냉장고 대명사로 불리고 있다. 김치냉장고 부문에서 브랜드 인지도와 충성도 모두 가장 높은 평가를 받으며 23년 연속 1위의 영예를 안았다. 

최근 위니아는 자회사를 통해 캔김치 판매에 나서는 등 이색 마케팅을 통해 김치냉장고 명가의 입지를 다지기도 했다. 

위니아 측은 “부도는 회생절차 개시 결정시까지 유효하다”며 “어음교환업무규약 시행세칙 제8조 9조에 의거 최종부도에 따른 거래정지처분사유에는 해당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상황을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업계 관계자는 “대유위니아그룹에서도 위니아 매각을 추진을 시도하고 있으나 가전시장에서의 입지가 크지 않는 것이 사실”이라며 “현재로서는 뾰족한 묘수가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대유위니아타워 종합R&D센터 전경. /사진=대유위니아그룹


대유위니아그룹 핵심 계열사 경영난 심각

위니아의 법정관리는 이미 예견돼 있었다. 모회사인 대유위니아그룹의 핵심 계열사들이 경영난에 시달리면서부터다. 위니아전자(20일)를 첫 시작으로 위니아전자매뉴팩처링(21일), 대유플러스(25일) 등 3곳이 줄지어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이중 상황이 가장 심각한 곳은 위니아전자다. 최근 임금체불 문제가 불거지면서 사회 사회 문제로 이슈화되기도 했다. 

위니아전자는 코로나19 사태로 중국 공장이 셧다운되면서 경영상황이 급격하게 악화했다. 이후 코로나 상황은 개선됐으나 글로벌 경기침체가 이어지면서 경영난에 시달렸다. 지난 2021년 175억원의 적자가 발생하기도 했다. 

박현철 위니아전자 사장은 지난달 수백억원대 임금 및 퇴직금을 체불한 혐의로 검찰에 구속됐다.

위니아전자는 임금체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란 모하마드레자다야니 측에 대한 강제집행을 통해 확보하게 될 236억원의 배당금과 멕시코 공장 매각대금을 체불임금 변제에 사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위니아전자 측은 “위니아전자의 자구책 마련 이외에도 대유위니아그룹에서도 신속한 주요 자산 매각을 통해 위니아전자 임금 체불 해소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그룹에서도 주요자산매각을 통해 체불임금 해소를 위한 지원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회생법원 회생1부는 지난 19일 위니아전자에 대한 회생절차를 개시하기로 결정했다.

법원은 이날부터 다음 달 2일까지 회생채권자, 회생담보권자, 주주 목록을 제출받은 뒤 다음 달 3일부터 16일까지 회생채권, 회생담보권, 주식을 신고받을 예정이다. 이후 회생채권과 회생담보권 조사를 거쳐 내년 1월 11일까지 회생계획안을 제출받고 검토할 계획이다. 

신종모 기자 jmshin@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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