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엑스포’ 유치 희망 보인다…韓, 막판 역전 가능할까

한 vs 사우디 2파전 전망…‘사우디(51) vs 韓(49)’ 턱밑 추격
정·재계, 투트랙 유치 홍보 전략 통해
사우디, 2034년 월드컵 개최 유력…엑스포 막판 변수
신종모 기자 2023-11-03 10:30:57
‘2030 부산세계박람회’ 개최지 투표가 20일여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한국과 사우디아라비아의 유치 경쟁이 더욱 치열할 것으로 전망된다. 애초 오일머니를 앞세운 사우디의 압도적인 승리가 예상됐으나 한국은 주요 동맹국들의 지지로 희망의 불씨를 살리고 있다. 더욱이 최근 사우디가 2034년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 개최지로 사실상 확정되면서 엑스포 유치에 최대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5월 21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이시레물리노의 한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2030 부산세계박람회 공식 리셉션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3일 업계에 따르면 엑스포 개최지 결정 투표가 오는 28일 실시된다. 현재 대한민국 부산·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이탈리아 로마 3개 도시가 막판 유치 경쟁을 펼치고 있다. 

유치 경쟁 초반에는 사우디의 압승이 예상됐다. 하지만 유치 경쟁이 본격화되면서 그 격차는 지속해서 좁혀졌다. 

불과 1년전만 해도 사우디와 한국의 격차는 10 vs 1이었으나 현재는 51 vs 49로 사우디를 턱밑까지 추격했다. 

한덕수 국무총리(가운데)와 박형준 부산시장(맨 오른쪽),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달 8일(현지시간) 저녁 프랑스 파리 한국문화원 내 부산홍보관에서 자원봉사자가 디자인한 '부산 이즈 레디' 티셔츠를 입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는 정계와 재계의 투트랙 유치 홍보 전략이 주효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정계에서는 외교통상부를, 재계에서는 SK그룹을 중심으로 유치 경쟁에 열을 올렸다.   

앞서 박진 외교부 장관은 지난달 26일 한 방송 인터뷰에서 “엑스포는 반드시 유치해야 할 과제”라며 “엑스포는 박빙 승부가 예상되며 아직 수십 개에 달하는 부동표 향방이 승패를 결정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엑스포 유치 막판 역전을 위해 한덕수 국무총리까지 나섰다. 한 총리는 지난달 29일 부산 유치전을 위해 오는 4일까지 3박 7일 일정으로 말라위, 토고, 카메룬 등 아프리카 및 노르웨이, 핀란드 등 유럽 5개국 순방길에 오르기도 했다. 

한 총리는 출국 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막판까지 꺾이지 않는 마음, ‘막꺾마’ 정신으로 뛰겠다”고 전했다. 

윤석열 대통령도 힘을 보탰다. 윤 대통령은 지난 9월 미국에서 40여개국 정상과 만나 엑스포 유치 지원을 호소했다.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지난 7월 12일 제주 해비치 호텔&리조트에서 개막한 ‘제46회 제주포럼’ 개회식에 목발을 짚고 참석했다. /사진=대한상의


최태원 SK그룹 회장 겸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지난해 5월 부산엑스포 공동유치위원장으로 취임한 후 SK그룹 최고경영자(CEO) 등과 국내외에서 면담한 국가는 160여개국, 면담한 고위급 인사만 800여명에 달했다.  

최 회장은 지난달 26일 서울 중구 상의회관에서 “파리 현지의 교섭에서는 진정성 있는 네트워킹을 통해서 BIE 대표들의 마음을 얻고 표로 직결시키는 활동이 돼야 한다”며 “민간이 합심해서 마지막까지 유치 교섭 활동에 충실히 나선다면 오는 28일 파리에서 함께 웃을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을 비롯한 국내 10대 그룹 총수들도 국내외를 막론하고 엑스포 유치에 전력을 다했다. 

부산박람회 유치 관련 고위 관계자는 "올해 상반기만 해도 사우디의 우세가 압도적이었지만 현재 상황은 막판까지 가봐야 알 수 있을 것 같다“며 ”남은 20일여일 동안 총력전을 펼쳐 좋은 성과를 기대해 볼 만하다“고 전했다.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사진=연합뉴스


사우디, 2034년 월드컵 개최지 사실상 확정

사우디가 2034년 월드컵 개최국이 될 수 있다는 점도 세계박람회 개최국 투표에 변수다. 애초 2034년 월드컵 개최를 두고 사우디는 호주·인도네시아와 경합을 펼쳐왔다. 하지만 인도네시아가 지난달 사우디를 지지한다고 선언하고, 호주도 월드컵 유치 포기를 선언하면서 사우디가 유일한 유치 의향국이 됐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지안니 인판티노 FIFA 회장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오는 2034년 아시아에서 월드컵이 개최될 것”이라는 글을 올렸다. 사우디가 사실상 2034년 월드컵 개최지로 확정됐음을 선언한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사우디가 월드컵 개최를 따낸 만큼 엑스포까지 연이어 개최하기는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경제엑스포인 세계박람회가 월드컵과 올림픽에 비해 경제효과가 훨씬 크기 때문에 사우디가 포기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난 2005년 일본 아이치현 엑스포는 70조7000억원, 2010년 상하이 엑스포는 입장권 수익만 60억위안(약 1조900억원), 관광 수입은 3100억위안으로 집계됐다. 특히 중국은 엑스포 개최 이후 국내총생산(GDP)이 2%~3% 늘어난 것으로 전해졌다. 

재계 한 관계자는 “경제엑스포를 개최하면 평균 60조~70조원의 경제효과를 거두지만 월드컵, 올림픽 등은 20조원 안팎의 경제효과를 가져온다”며 “경제효과만 놓고 봐도 3배 이상 많기 때문에 사우디는 경제엑스포를 쉽지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국이 부산엑스포를 개최한다면 경제 파급효과는 생산유발 43조, 부가가치 18조 등 총 61조원으로 추정된다”면서 “아울러 50만명의 고용 창출 효과와 2480만명의 방문객도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신종모 기자 jmshin@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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