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림 vs 동원 2파전...HMM 인수 ‘쩐의 전쟁’ 본격화

매각 측, 지난 8일 HMM 인수 기업 실사 마무리
오는 23일 본입찰 진행 예정…자금력 초점
신종모 기자 2023-11-10 10:12:29
국내 유일 국적 선사인 HMM 인수를 두고 중견기업으로 평가받는 하림·JKL파트너스 컨소시엄, 동원그룹, LX인터내셔널 등이 각축을 벌이고 있는데 최근 유찰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최소 5조원에서 최대 7조원대로 예측되는 HMM 인수 가격이 부담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10일 투자은행(IB) 등에 따르면 한국산업은행과 한국해양진흥공사 등 HMM 매각 측은 지난 8일 2개월간의 실사를 마무리하고 오는 23일 본입찰을 진행한다.

이들 기업은 지난 9월 6일부터 HMM 측이 제공하는 가상데이터룸(VDR) 방식을 통해 회사 재무 상태와 사업 내용 등을 전달받았으며 실사 기간은 경영진 인터뷰 등도 포함됐다.  

4600TEU급 HMM 컨테이너선. /사진=HMM


다만 HMM의 본입찰이 2주 앞으로 다가온 시점에서 유찰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앞서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은 지난달 24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HMM 매각과 관련해 “적격 인수자가 없다면 매각할 이유가 없고 그래서도 안 된다”고 말했다. 다시 말해 자금력이 부족하면 매각할 이유가 없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HMM 노동조합도 중견기업의 HMM 인수를 반대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하림·동원 2파전 양상 전개…자금 조달력 관건

업계에서는 하림·JKL파트너스 컨소시엄과 동원그룹의 2파전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LX그룹은 본입찰에 참여하지 않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무리한 인수보다는 안정을 택한 것으로 분석된다. 

현재 하림·JKL파트너스 컨소시엄 1조원, 동원 6000억원 규모의 현금을 보유하고 있다. 

하림은 자체적으로 2조원, 브릿지론과 인수금융 등에서 각각 2조원 규모 등 총 6조원을 조달할 수 있다. 동원은 한국투자금융그룹의 지원·자회사 미국 스타키스트 기업공개(IPO) 등을 통해 실탄을 마련하고 있다.  

자금력에서는 하림이 앞서지만 인수에 진심인 동원그룹의 자금 조달 능력도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다. 

특히 하림은 지난 2015년에 벌크선 해운사 팬오션을 인수하면서 성공을 거둔 선례가 강점으로 부각된다. 팬오션 인수 당시 영업이익이 2000억원대 수준에 불과했으나 지난해 기준 7896억원으로 약 4배 가까이 성장을 이끌었다. 자본총계도 2배가량 끌어올리는 저력을 과시했다. 

동원도 국내 최대 물류망(동원로엑스)과 항만(동원동부산컨테이너터미널)을 운영하고 있어 HMM 인수시 엄청난 시너지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높은 인수 가격과 고금리, 유가 상승 등의 영향으로 유찰 가능성을 제기되고 있다”며 “하지만 실질적으로 이들 경쟁 기업의 자금력 문제”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조달능력이 부족한 상태로 HMM을 매각한다면 외부 자금 차입에 의존하거나 사모펀드 등을 동원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HMM의 풍부한 유동성만 보고 시세 차익을 노릴 가능성이 있는지 면밀히 살펴봐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한편 HMM 매각 대상 지분은 산업은행이 보유한 지분 20.69%(1억 119만9297주)와 해진공의 지분 19.96%(9759만 859주) 등 40.65%(1억 9879만156주)다. 

HMM이 지난 2018년~2020년 산업은행과 해진공을 상대로 전환사채(CB)및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발행한 구주는 각각 1억119만주(20.69%)와 9759만주(19.96%)로 금액으로 환산하면 약 2조8600억원가량이다.

현재 산업은행과 해진공은 각각 1조8400억원, 8400억원의 영구채를 보유하고 있다.

신종모 기자 jmshin@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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