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 직격탄’ 한화생명, 금리인하 수혜주 변신 기대감

NH투자證 “금년 원활한 배당 위해 지금의 금리 약세는 긍정적”
신수정 기자 2023-11-21 16:15:30
한화생명 본사. 사진=한화생명

한화생명의 올해 3분기 실적이 급락하면서 ‘고금리’ 직격탄을 맞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일반적으로 생명보험사가 금리 상승기의 대표적인 수혜주로 인식되는 것과는 정반대의 결과다. 반면, 최근의 금리 약세 기조가 되레 한화생명에 단기 실적 및 배당 관점에서 더욱 유리할 것이란 새로운 보험주 공식이 나타나고 있다. 

한화생명의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연결기준 8448억원, 별도기준 577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9.6%, 26.6% 감소했다. 3분기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933% 감소한 357억원을, 영업이익은 94.38% 감소한 345억원에 그쳤다. 

이 같은 순이익 감소는 시장금리 상승으로 인한 투자 손실의 영향으로 분석된다. 실제 3분기 보험손익과 투자손익은 8694억원, 211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6.8%, 72.9% 줄었다. 금리 상승과 주식시장 악화 영향으로 유가증권 400억원, 대체투자 1000억원 평가손실이 발생했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보장성보험 판매 증가로 인해 신계약 보험계약마진(CSM)의 견고한 성장으로 안정적인 보험손익을 냈지만, 시장금리 상승에 따라 당기손익-공정가치측정 금융자산(FVPL) 자산의 평가손실이 가시화되면서 손익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통상 보험주는 금리상승기의 대표적인 수혜주로 꼽힌다. 그중에서도 금리고정형 비중이 큰 생명보험사는 손해보험사보다 그 수혜가 크다는 기대감이 있다. 이에 금리 상승기에 생명보험사의 기업가치는 큰 폭으로 상향되기도 한다. 

하지만 올해 IFRS17과 함께 도입된 금융자산 회계기준 IFRS9의 영향으로 이러한 공식도 변화를 맞았다. IFRS9은 어떤 자산을 보유했느냐에 따라 금리 변동에 따른 순이익 변동성도 요동치는 특징이 있다. 특히 과거 매도가능증권으로 분류됐던 수익증권도 FVPL로 분류되면서 변액‧퇴직보험 비중이 큰 생보사는 FVPL 비중 또한 크게 확대돼 실적 급감에 영향을 줬다. 

FVPL은 1년 이내 매매를 목적으로 하는 단기매매증권이다. 다만 금리 상승기에선 투자자산 손실 규모가 확대되기 때문에 이 비중이 높은 한화생명은 순익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다. 이에 한화생명은 향후 손이익 변동성 축소를 위해 FVPL 비중을 꾸준히 줄여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증권가에선 금리 인하기에 단기 실적과 배당이 더욱 유리할 것이란 관측을 내놨다. 정준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한화생명의 원할한 배당 이행을 위해서는 4분기 금리 하락이 필요하다”고 강조하며 “최근 11월 들어 시장금리가 하락하고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지난 14일(현지시간) 미국의 10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시장 예상치를 밑돌면서 연방준비제도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이 소멸됐다는 전망에 힘이 실렸다. 나아가 달러화도 약세에 돌입했다. 

이때를 기점으로 국고 3년물 금리가 떨어지기 시작했다. 신한투자증권에 따르면 11월 이후 국고채 3년물 금리는 42.5bp, 10년물 금리는 59bp나 급락했다. 국고채 10년물 금리도 이달 초보다 54bp 하락해 3.7%대에 안착했다. 

정준섭 연구원은 3분기 실적 부진과 관련해 “운용자산에서 FVPL 비중이 큰 탓에 금리가 상승할수록 투자손익 부진 부담이 큰 데다, 금리 상승 시 상계 범위를 넘어서는 보험부채 미실현이익 증가는 배당가능이익에도 부담을 준다”며 “이러한 특징은 3분기에 두드러지게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배당 기대감은 여전하다는 전망이다. 정 연구원은 “비록 3분기 실적이 부진한 만큼 올해 연간 이익 눈높이는 이전보다 낮아졌지만, 예상 주당배당금(DPS)은 250원(배당수익률 9.31%)으로 여전히 고배당 기대감은 유효하다”며 “금리 약시 지속 시 4분기에는 배당가능이익도 회복될 것”이라고 했다.

신수정 기자 newcrystal@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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