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림그룹 'HMM 인수'에 노동계 우려 목소리

HMM 노조, 대대적인 파업 준비
한국노총 부산본부·선원노련, 투기자본 잔치 변질
신종모 기자 2023-12-19 10:57:16
HMM 노동조합이 하림그룹 HMM 인수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에 강한 불만을 품고 대대적인 파업에 나설 채비를 갖추고 있다. 

19일 HMM해원연합노조에 따르면 HMM 노조는 이날 사측에 단체협약 결렬을 통보하고 하림그룹의 HMM 인수에 반대하는 움직임을 본격화할 예정이다. 

세계 최대 컨테이너선 2만4000TEU급 ‘HMM Hamburg(함부르크)’호 전경. /사진=HMM


앞서 산업은행과 한국해양진흥공사 등 매각 측은 지난 18일 팬오션·JKL 컨소시엄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이에 노조는 즉각 반발하며 “자기자본 비율이 떨어지는 하림이 HMM을 인수할시 현금성 자산이 10조원에 달하는 HMM이 하림의 곳간으로 전락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현재 해운업계는 세계 2위 덴마크 머스크마저도 적자로 돌아서며 본격적인 불황에 돌입했다. 동시에 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도 불거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해운업계 업황 부진은 지속해서 이어질 전망이다. 특히 국제 컨테이너선 운임료 전반을 보여주는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올해 1월 6일 1000선 붕괴 이후 1년 내내 한 번도 1100선을 넘기지 못했다. 지난달 24일 기준 SCFI는 993.21로 이는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던 지난해 1월(5109.6)보다 80.6% 감소했다.

전정근 HMM해원연합노조 위원장은 “현재 파나마 운하와 수에즈 운하에서 물류대란이 우려되는 상황”이라며 “이러한 상황에서 파업을 하게 되는 것은 부담이지만 하림 매각 저지를 위한 행동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노총 부산본부도 하림그룹의 HMM 인수를 반대하는 목소리를 높였다. 

부산본부 지난 14일 성명을 통해 최근 인수전에 나선 하림그룹의 모든 요구 사안이 HMM이 보유한 막대한 유보금과 관련된 게 아니냐는 의혹이 나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부산본부는 “HMM이 보유한 막대한 유보금이 어느 한 기업의 배를 불리는 데만 쓰여서는 안 된다”며 “이번 매각문제는 해운‧조선 및 해양도시를 살리는 길이자 해운 재건의 역사임을 직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국해상선원노동조합연맹(선원노련) 역시 우려를 표했다. 선원노련은 지난달 28일 발표한 성명서를 내고 “HMM 인수에 참여한 기업들은 자기자본 조달능력이 턱없이 부족한 상태”라며 “이들 기업은 막대한 외부자금 차입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데 그렇게 되면 우리 해운업은 오직 자본수익 회수에만 몰두하는 투기자본의 잔치로 변질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해운산업은 우리나라 수출입화물의 99.7%를 운송하는 국가 기간산업이자 우리 경제를 지탱하는 버팀목”이라며 “해운건전성을 유지하고 제2의 한진해운 사태를 맞지 않으려면 HMM 매각 측은 경영권 매각 절차를 중단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종모 기자 jmshin@smartfn.co.kr

댓글

(0)
※ 댓글 작성시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책임을 담아 깨끗한 댓글 환경에 동참에 주세요. 0 / 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