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림그룹, HMM 인수 9부 능선 넘어…노조 반발 등 과제

해수부, 이달 말 1차 협상 결과 브리핑 예정
HMM 노조, 하림그룹 HMM 유보금 배당 사용 우려
신종모 기자 2024-01-08 10:13:26
하림그룹이 국내 유일 국적선사 HMM 인수 9부 능선을 넘었다. 해양수산부는 현재 세부 계약조건을 놓고 협상을 진행하고 있으며 이달 말까지 1차 협상 결과를 브리핑할 예정이다. 다만 하림그룹은 현재도 HMM 노동조합의 반발에 부딪혀 현안 해결이 시급한 상황이다. 

앞서 지난 2일 취임식 이후 기자실을 찾은 강도형 해양수산부 장관은 HMM 매각과 관련해 “해수부는 장기적으로 경영 정상화, ‘건전 경영’을 하도록 만드는 것이 큰 몫”이라며 “현재 협상 중인데 이달 말쯤 일차적으로 협의 결과가 나오면 말씀드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협상이 진행 중이라 자세한 내용을 답하기 곤란하지만 세금이 투입된 만큼 국민에게 가야 할 것을 최우선으로 생각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해수부는 하림그룹이 자금력이 취약한 상황에서 HMM 인수 이후 발생할 수 있는 여러 가지 변수에 대해 면밀히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 최대 컨테이너선 2만4000TEU급 ‘HMM Hamburg(함부르크)’호 전경. /사진=HMM

산업은행과 해양진흥공사는 지난달 18일 HMM 경영권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하림그룹과 JKL파트너스 컨소시엄을 선정한 바 있다. 

이 컨소시엄이 제시한 인수가는 6조4000억원 수준인 것으로 전해졌다. 

매각 측은 앞으로 세부 계약 조건에 대한 협상을 거쳐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한다. 이후 상반기 중 거래를 종결할 계획이다. 

다만 HMM 노동조합의 반발은 여전히 거세다. 

HMM 노조 측은 지난 3일 금융위원회 앞에서 성명서를 내고 현재 매각 진행 중인 HMM도 마찬가지로 과도한 인수금융을 차입하는 하림그룹에 대해서 금융당국의 적절한 규제가 필요한 상황이나 산은의 금융 논리에만 치우쳐 매각을 강행하고 있다고 날을 세웠다. 

노조 측은 “졸속 매각은 연쇄 도산의 위험성을 폭증시킬 것”이라며 “하림그룹은 자기자본 없이 팬오션 유상증자와 차입금으로만 HMM을 인수하려고 하는데 이를 규제하지 않는 금융위원회 역시 방관의 책임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팬오션과 하림그룹이 제시한 HMM 인수자금 조달계획 중 일부인 팬오션 유상증자는 자기자본이 아닐뿐더러 팬오션에 투자한 다수의 국민에게 피해를 주는 방식으로 대주주의 독선과 횡포일 뿐이며 대주주로서의 주의 의무를 위반한 처사”라면서 “팬오션이 차입하려고 하는 인수금융이 차후에 연쇄도산의 위험성을 폭증시킬 수 있는 폭탄을 품고 있는데 금융위원회가 나서서 HMM 전 매각 과정에 대한 관리 감독과 팬오션과 하림그룹의 기업 대출에 대한 철저한 규제를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HMM 해원연합노조도 지난달 21일 성명서를 통해 “하림그룹은 10조원 규모의 유보금을 털어먹기 위해 무리한 차입금과 팬오션에 무리한 유상증자, 영구채 발행으로 연쇄 도산의 위험성을 폭증시키고 있다”며 “HMM은 글로벌 해운 선사와 경쟁할 수 있는 유일한 국적선사라는 것을 명심하고 매각주체뿐만 아니라 정부가 나서서 매각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하림그룹 측은 “HMM의 유보금은 현재의 불황에 대비하고 미래 경쟁력을 키우는데 최우선”이라며 “HMM을 인수하더라도 유보금은 타 용도로 사용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신종모 기자 jmshin@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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