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레벨 스토리] 엔씨소프트 위기극복 '키맨'...이성구 CBO

황성완 기자 2024-01-24 10:02:20
기업은 이익 창출을 위해 존재하는 조직이다. 경쟁에서 승리하고 지속성장을 하는 기업을 만들기 위해서는 최고 결정권자인 C레벨(CEO, CFO, COO, CIO 등)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스마트에프엔에서는 주요 기업 C레벨의 행보를 분석함으로써 이들 기업의 경쟁력과 미래 가치를 예측해보고자 한다. <편집자주>

엔씨소프트가 최근 불확실한 경영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최고사업책임자(CBO) 3명을 중심으로 주요 개발·사업 조직을 개편했다.

이들 CBO 3인의 공통점은 엔씨소프트 대표 게임 개발 및 사업 실무 경험이 풍부한 개발자 출신이라는 점이다. 그 중 이성구 CBO는 엔씨소프트의 '리니지' 지적재산권(IP)을 담당하고 있는 만큼 엔씨소프트에 닥친 위기 극복 선봉에 설 키맨으로 꼽히고 있다.

엔씨소프트 CBO에 임명된 이성구 부사장. /사진=엔씨소프트

이성구 CBO, '리니지' IP 기반 게임 개발 진두지휘…리니지 'M·2M' 연이어 흥행

이성구 CBO는 1977년생으로 지난 2012년 엔씨소프트의 국내 사업실장을 맡으며 회사에서 첫 임무를 시작했다. 이후 엔씨소프트의 대표 작품 리니지의 IP 기반 게임 개발 진두지휘를 맡았다.

이성구 CBO는 리니지 M과 2M을 잇따라 성공시키며 엔씨소프트 매출을 견인했다. 특히 리니지2M의 모바일 게임 매출 1위 달성 성과를 인정받아 개발성과인센티브 35억원, 임원 장기인센티브 8억5600만원 등을 지급 받기도 했다. 이로 인해 지난 2021년 그의 연봉은 49억원으로, 게임업계 연봉 순위 3위에 오르기도 했다.

이 CBO는 엔씨소프트의 국내 개발 자회사 '엔트리브소프트' 대표도 겸직한 바 있다. 엔씨소프트는 지난 2012년 1222억원을 들여 지분 76.4%를 확보, 자회사로 편입시켰다. 이후 이 회사는 약 6년 만에 신작 트릭스터M, 프로야구 H3를 선보였다.

엔씨소프트 자회사 앤트리브소프트가 운영 중인 '트릭스터M' /사진=엔씨소프트

앤트리브소프트에 심폐 소생술 맡았지만 결과는 '참혹'

다만, 이 CBO가 진두지휘한 작품이 모두 다 흥행을 기록한 것은 아니다. 엔트리브소프트가 야심차게 선보인 ▲트릭스터M ▲프로야구 H3 등 게임이 부진한 성적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결국, 엔트리브소프트는 2월 15일 자로 법인 정리와 서비스를 종료하는 등 폐업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소속 직원 70명에게도 권고사직을 통보했다. 여기에서 운영하던 트릭스터M 등 작품 역시 서비스가 종료된다.

이 시기에 엔씨소프트에는 크나 큰 위기가 찾아왔다. 이에 따라 엔트리브소프트의 부진으로 인해 이 CBO의 역량에도 의심을 품는 사람들도 생겼다.

이성구 엔씨소프트 CBO(오른쪽)와 최홍영 상무가 리니지 W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사진=엔씨소프트

이성구 CBO, 과금 모델 제외된 마지막 리니지 시리즈 'W' 공개…"위기 극복"

하지만 이러한 큰 위기에서 엔씨소프트를 구할 핵심 인력 중 한명도 이 CBO라는 의견도 제법 많다.

과도한 과금 유도로 인해 엔씨소프트의 소비자 평판과 주가가 동반하락하며 추락 위기에 놓인 상황에서 마지막 리니지 시리즈 '리니지W' 공개를 맡은 것이 이 CBO다. 그는 이용자들이 불만을 요구하던 전통적인 과금 모델 일부를 빼겠다는 획기적인 개선안을 전하기도 했다.

당시 이 CBO는 "신작 리니지W에는 추가로 돈을 내야 경험치 획득에서 손해를 보지 않는 비즈니스 모델을 제외한다"고 밝혔다.

이후 연이은 성과 저조로 위기에 몰린 엔씨소프트는 리니지W의 흥행으로 인해 위기를 넘길 수 있었다. 리니지W는 출시 이후 역대 기록을 갈아치우며, 구글플레이 스토어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당시 전무였던 이성구 CBO는 부사장 자리까지 올랐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이성구 CBO가 승진을 통해 국내 사업 '원톱'의 위상을 다졌다고 평가했다.

이 CBO가 키맨으로 꼽히는 이유도 어려운 상황에서 엔씨소프트를 구한 만큼 다시 한번 회사를 구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다. 엔씨소프트는 현재 리니지 효과가 사라지고 신작들이 부진을 기록하면서 지난해 매출 하락을 피할 수 없었다.

지난해 4분기 실적도 좋지 않은 상황이다.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엔씨소프트의 4분기 예상 매출액은 4482억원, 영업이익은 163억원으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8.2%, 65.54%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 연간 순이익도 2022년 4360억원에서 2023년 예상치 2102억원으로 51.8% 감소가 예상됐다.

물론 이성구 CBO와 함께. 아이온2 개발을 총괄하고 있는 백승욱 상무, 지난해 엔씨소프트가 야침차게 내놓은 신작 쓰론앤리버티(TL)를 비롯해 신규 IP 프로젝트를 담당하는 최문영 전무 등 두 명의 CBO도 있다.

게임사 중 유일하게 가족 중심 경영을 하고 있었던 엔씨소프트의 이번 조직 개편은 회차 차원에서 큰 의미가 있다. 그동안 엔씨소프트는 김택진 대표의 '원톱' 경영으로, 게임개발 관련자들의 입지가 좁다는 지적을 받아 왔었기 때문이다. 향후 게임 개발을 맡은 3명의 CBO들이 더욱 큰 목소리를 내고, 엔씨소프트의 게임 또한 질적 향상될 것이라고 기대가 커지는 이유다.

황성완 기자 skwsb@smartfn.co.kr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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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민화
    이민화 2024-01-24 11:08:37
    리니지 ~영원한건 역시 없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