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화재‧DB손보, 펫보험 자회사 설립 '지지부진' 왜

“검토 단계일 뿐, 진행 여부 결정된 것 아냐” 한목소리
반려동물 진료비 표준화 미비 등 예측불가 손해율 '발목'
신수정 기자 2024-02-19 15:17:16
수의사들과 초진을 받은 반려견들. 사진=연합뉴스

손해보험업계의 반려동물 전용보험(이하 펫보험) 자회사 설립이 요원한 모양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펫보험 전문 자회사를 설립한다고 알려졌던 삼성화재와 DB손해보험도 반년 가까이 별다른 행보를 보이지 않고 있다. 

1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최근까지 펫보험 자회사를 설립한 손해보험사는 전무한 것으로 나타났다. 메리츠화재, 삼성화재, DB손해보험, KB손해보험 등 상품 출시 및 전담팀 구성 등 시장 선점을 위해 움직인 보험사들도 정작 자회사 설립을 추진한다고 밝힌 곳은 없었다. 

금융당국이 윤석열 정부 국정과제인 ‘펫보험 활성화 정책’의 일환으로 보험사 1사 1라이센스 규제를 완화, 전문분야 자회사 설립의 길을 열어 펫보험 자회사 설립이 활발해질 것이란 기대와 반대되는 현상이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펫보험 자회사 설립을 검토한다고 알려졌던 삼성화재, DB손해보험은 내부 검토 단계일 뿐 자회사 설립을 본격적으로 추진하는 차원의 논의는 이뤄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삼성화재 관계자는 “지분투자나 자회사 설립 등 아직 결정된 내용 없이 검토 중인 단계”라며 “설립을 위한 준비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고 이해해도 될 단계는 아직 아닌 것 같다”고 설명했다. DB손해보험 관계자도 “말 그대로 검토 단계이며, 진행될지 안 될지 여부도 결정된 바는 전혀 없다”고 했다. 

업계에서 삼성화재는 펫보험 전문 자회사 설립 등을 검토하기 위한 태스크포스(TF)팀을 구성, 삼성금융네트웍스 산하의 삼성생명은 삼성화재가 설립하는 펫보험 자회사에 지분투자를 통해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DB손해보험은 지난해 9월 말, 펫 전문 보험사를 준비하던 다음펫(페이블 주식회사)와 반려동물 보험 사업 확대를 위한 업무협약(MOU)를 맺었다. 이를 기반으로 관련 투자를 통해 합작투자(조인트 벤처투자) 형태로 진행할지, 단독 자회사로 출범할지를 놓고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에선 손보사들이 펫보험 자회사 설립에 지지부진한 배경으로 반려동물의 진료비 표준화 미비 등 예측 불가능한 펫보험 손해율을 꼽고 있다. 현재 손해율 사정을 위해 진료내역 및 진료비 증빙서류를 의무적으로 발급하는 내용을 포함시킨 수의사법 개정안은 국회 계류 중이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료 산정의 핵심이자 보험사의 손해율 관리를 위한 진료비가 병원마다 제각각인 현재, 펫보험 또한 손해율을 예상할 수 없다”며 “수의업계와 협의도 되지 않은 상황에서 보험사 설립은 리스크가 다분하다”고 전했다. 

신수정 기자 newcrystal@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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