쪼개진 개혁신당…이낙연, 11일만에 합당 철회 "새로운미래로 복귀”

이준석, “참담한 마음으로 국민께 사과”
김성원 기자 2024-02-20 13:27:46
총선 주도권을 놓고 내홍을 겪어온 개혁신당이 결국 쪼개졌다.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 등 거대 양당 체제에 변화를 가져오겠다며 깃발을 들어올린 '제3지대'의 총선 전략도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개혁신당 이낙연 공동대표는 20일 개혁신당과 통합 선언 11일 만에 합당 철회를 선언했다.

이 공동대표는 이로써 전날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정당 등록을 공고한 '새로운미래'의 대표를 맡아 총선을 치르게 됐다.

개혁신당 이낙연 공동대표가 20일 합당 철회를 선언했다. 왼쪽은 이날 여의도 새로운 미래 당사에서 합당 철회 기자회견 하는 이낙연 공동대표, 오른쪽은 한 시간 후 국회에서 기자회견 하는 이준석 공동대표. /사진=연합뉴스

이 공동대표는 이날 같은 새로운미래 출신 김종민 최고위원과 함께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다시 새로운미래로 돌아가 당을 재정비하고 선거체제를 신속히 갖추겠다"고 밝혔다.

이 공동대표는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 신당 통합 좌절로 여러분께 크나큰 실망을 드렸다"며 "부실한 통합 결정이 부끄러운 결말을 낳았다"고 덧붙였다.

또 "합의가 부서지고 민주주의 정신이 훼손되면서 통합의 유지도 위협받게 됐다"면서 "더구나 그들은 통합을 깨거나 저를 지우기로 일찍부터 기획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이 공동대표는 "통합 주체들의 합의는 부서졌다. 공동대표 한 사람에게 선거의 전권을 주는 안건이 최고위원회 표결로 강행처리됐다"며 "민주주의 정신은 훼손됐다"고 비판했다.

그는 특히 "그들은 특정인을 낙인찍고 미리부터 배제하려 했다"며 "낙인과 혐오와 배제의 정치가 답습됐고 그런 정치를 극복하려던 우리의 꿈이 짓밟혔다"고 했다.

그러면서 "저희는 통합 합의 이전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게 됐다"며 "통합은 좌초했지만, 초심은 좌초하지 않고 오히려 굳건해졌다. 초심으로 돌아가겠다"고 덧붙였다.

이 공동대표는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해 새로운미래를 창당했다가 설 연휴 첫날인 지난 9일 이준석 공동대표가 창당한 개혁신당에 새로운선택, 원칙과상식과 함께 합당 형태로 합류한 바 있다.

이준석 공동대표 측과 총선 주도권을 놓고 갈등을 빚어온 이낙연 공동대표 측은 전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자신들의 반대에도 총선 선거 캠페인 및 정책 결정 권한을 이준석 공동대표에 위임하는 안건이 의결되자 강하게 반발해왔다.

한편, 이준석 개혁신당 공동대표는 이날 “지난 2월 9일 제 정당의 통합을 선언한 지 10일 만에 이낙연 대표께서 이끄시는 새로운미래가 더 이상 함께하지 못하게 된 것에 대해서 참담한 마음으로 국민들께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그는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 오늘 이 자리에서 누군가를 비판할 생각은 없다”며 “할 말이야 많지만 애초에 각자 주장과 해석이 엇갈리는 모습이 국민들 보시기에 눈살 찌푸려지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제가 성찰해야 할 일이 많다”면서 “감당할 수 없는 일을 관리할 수 있다고 과신했던 것은 아닌지, 지나친 자기 확신에 오만했었던 것은 아닌지, 가장 소중한 분들의 마음을 함부로 재단했던 것은 아닌지, 오늘만큼은 앞으로에 대한 호언장담보다는 국민께 겸허한 성찰의 말씀을 올린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제 일을 하겠다. 개혁신당은 양질의 정책과 분명한 메시지로 증명하겠다”면서 “양당의 적대적 공생관계에 실망하신 유권자께 더 나은, 새로운 선택지를 마련해 드리기 위해 개혁신당은 앞으로도 낮은 자세로 진정성 있는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강조했다.

성원 기자 ksw@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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