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5년 여만에 기지개…승계구도 가속화하나

김 회장, 지난 2018년 12월 이후 5년 4개월만에 현장경영
한화에어로스페이스 R&D센터 방문…직원들과 소통
김 부회장 중심 승계구도 가속…총수 리더십 강화 총력
신종모 기자 2024-04-03 10:57:47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그동안의 잠행을 깨고 현장경영에 나섰다. 김승연 회장이 현장경영에 나선 것은 지난 2018년 12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베트남 공장 준공식 참석 이후 5년 4개월 만이다.

이번 행보는 장남인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이 총괄하는 사업에 힘을 실어주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일각에서는 이미 김승연 회장이 장남에서 이어 차남까지 승계구도를 본격화한 가운데 이번 현장 경영이 그룹 세대교체를 알리는 신호탄일 것으로 보고 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지난달 29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전 R&D캠퍼스를 방문해 직원들과 셀카를 찍고 있다. /사진=한화그룹


3일 재계에 따르면 김승연 회장은 지난달 29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전 연구개발(R&D) 캠퍼스를 방문해 차세대 발사체 사업 단독협상자 선정을 축하하고 연구원들을 격려했다.

이날 자리에는 한화그룹의 우주 사업 통합 브랜드스페이스 허브를 총괄하는 김동관 부회장도 함께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전 R&D 캠퍼스는 발사체 전 분야의개발 수행이 가능한 국내 유일의 발사체 개발센터다. 

김 회장은 이날 누리호 고도화 및 차세대 발사체 사업의 주역인 연구원들과 간담회를 갖고 직원들을 격려했다. 

김 회장은 “누리호 3차 발사의 성공으로 대한민국은 자력으로 우주 발사체를 개발하고보유한 7번째 국가가 됐다”며 “차세대 발사체 사업 단독협상자 선정을 축하하면서이를 끝이 아닌 시작으로 삼아 우주시대를 앞당겨 미래 세대의 희망이 될 것”이라고 당부했다.

그동안 김 회장은 누리호 사업에 참여한 연구원들에게 격려 편지와 선물을 보내왔다. 간담회에 참석한 연구원 대부분이 그 대상으로 김 회장에게 셀카 촬영을 요청하며 친근감을 표하기도 했다.

한화그룹은 그동안 우주 사업에 대한 강력한 의지로 누적 약 9000억원에 이르는 투자를 집행해 왔다.

김 부회장을 중심으로 자체 기술 확보와 독자적 밸류체인 구축에 힘을 쏟은 결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발사체를 통한 우주수송을, 쎄트렉아이와한화시스템은 인공위성 제작 및 위성 서비스를 담당하는 등 우주 사업 밸류체인을 확보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주관하게 될 누리호 4차 발사가 내년으로 예정돼 있다. 이번 4차 발사가 순조롭게 이뤄진다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입지는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사진=한화그룹


김동관 부회장 중심 승계구도 가속

김 부회장은 부친인 김 회장을 대신해 한화그룹을 이끌 대체자로 떠오르고 있는 만큼 그룹 미래 사업의 핵심축인 방산 등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이를 위해 김 부회장을 중심으로 한 한화그룹 승계구도 작업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현재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인적분할을 추진 중이다. 

이를 위해 한화그룹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연결 자회사인 한화정밀기계(산업용 장비)와 한화비전(보안) 등 비주력 사업 부문을 신설 지주회사 아래로 재편하는 방식으로 인적분할할 것으로 예상된다.

결과적으로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 항공·우주·방산 등 주력사업 계열사는 존속 회사를 남겨두겠다는 취지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미래 성장 동력인 항공, 우주 등 사업에 더욱 집중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방식으로 인적분할이 완성된다면 김 부회장이 항공과 방산, 우주항공 등을, 삼남인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전략본부장이 한화정밀기계와 한화비전을 가져가는 신설 지주회사를 보유하게 된다. 

한화그룹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인적분할을 위한 사전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사회 의결은 아직 구체화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재계 관계자는 “김 회장이 장남인 김 부회장을 중심으로 승계구도가 가속화하고 있다”며 “김 부회장이 총괄하는 사업에 김 회장이 지원사격 하면서 김 부회장의 입지는 더욱 커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신종모 기자 jmshin@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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