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린이 Pick] 금리 인하 분위기…금값은 사상 최고치 2300달러 돌파

신수정 기자 2024-04-05 18:12:09

‘재린이’는 재테크와 어린이를 합성한 신조어다. 한 푼이라도 더 모아 살림살이에 보태려 하지만, 생각만큼 쉽지 않은 경제·금융·투자업계 이모저모를 재린이의 눈높이에서 살펴보고자 한다. <편집자주>


뉴욕상업거래소에선 지난 3일(현지시간) 6월 인도분 금 선물 가격은 종가 기준 전장 대비 33.2달러(1.5%) 오른 온스당 2315.0달러에 거래됐다. 지난달 4일 사상 처음으로 2100달러 선을 넘어선 지 한 달 만의 최고가를 경신한 것으로, 금 가격이 온스당 2300달러를 돌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장중 한때엔 금 선물 가격이 2320달러를 웃돌기도 했다. 지난 2월14일 온스당 2000달러를 하회하는 저점을 기록한 이후 약 한 달여 만에 14%가 급등하고, 연이은 최고가 신고하는 등 금 가격에 대한 고평가가 지속되는 분위기다.

증권가에선 이런 추세를 기반으로 당분간 금 가격이 더욱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황병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금 가격 상승세는 이제 본격화됐다”며 금 투자에 대한 의견을 ‘비중확대’로 유지하고 올해 예상 가격 범위를 2000~2330달러로, 장기 목표를 2600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의 통화정책 긴축 종료에 따른 장기 강세 사이클(Bull Cycle)에 본격 진입, 금 가격이 상‧하반기에 걸쳐 완만한 상승 곡선을 그려갈 것으로 예상한 것이다. 최근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하반기 금리 인하 방침을 재확인한 발언 등이 금값 급등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황 연구원은 “물가 안정에 기인한 금리 인하(Disinflation Cut) 기대는 실질금리 하향 안정세로 나타나 무이자 자산의 투자 매력을 부각시킨다”며 “대표 안전자산이자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헤지(위험 회피) 자산인 금에 투자자 관심이 다시 집중되는 이유”라고 했다. 

글로벌 통화정책의 긴축 기조를 끝내고 경기 연착륙 상황에서 금리가 인하되면 기대 인플레이션보다 실질금리 주도의 명목금리 하향 안정세가 예상된다. 이 기간에 실질금리와 같이 움직이는 금 교환비율이 낮아지고 달러 약세화 등의 영향으로 금값이 상승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처럼 금 가격 결정 요인은 달러화, 미국 국채금리, 기대 인플레이션이 반영되는 실질금리, 상장지수펀드(ETF) 흐름 등이 있다. 다만 최근 금 가격 급등은 이런 요인들과 연관성을 보이지 않아 조심스럽단 의견도 있다. 특히 단기(1년) 인플레이션 급등이 곧 단기 실질금리 급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홍성기 이베스트투자증권 수석연구원은 ‘금 가격 급등이 두려운 이유’란 리포트를 내고 “고금리와 양적 긴축이 진행되는 현 상황에서 금 가격, 비트코인, 원자재, 주식시장에 이르는 대부분의 자산이 상승 흐름을 보이고 유동성 장세를 보이는 것은 어색한 조합”이라며 “단기 기대인플레이션의 급등이 이러한 상황을 설명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유가의 상승 혹은 미국 경제전망의 상향이 단기 기대인플레의 상승을 촉발한 것으로 보인다”며 “현재 미국 금리 인하에 대한 경로가 상당 기간 고정된 상황에서 단기 금리는 경직성을 나타낼 수밖에 없고, 단기 기대인플레이션 상승은 곧 단기 실질금리 급락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예견했다. 

아울러 “금 가격 급등 원인이 단기 실질금리 하락에 있다면, 시장이 본격적으로 인플레이션 위험을 단기금리 상승으로 반영하는 시점이 금 가격의 고점일 것”이라며 “연준이 단기 인플레이션 상승을 어떻게 받아들일지도 향후 금 가격 혹은 자산시장 전망에 중요한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수정 기자 newcrystal@smartfn.co.kr

댓글

(0)
※ 댓글 작성시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책임을 담아 깨끗한 댓글 환경에 동참에 주세요. 0 / 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