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종옥's 스마트팜 프리즘] 불투명한 韓 양봉 산업, 해법은 어디에 있나

ICT 활용해 '소비 촉진 홍보', '화분 매개 연구' 병행 수행해야
윤종옥 기자 2019-07-17 11:14:00


꿀벌의 '화분 매개 가치'를 지속적으로 평가하고 있는 해외 선진국과는 달리, 우리나라는 유독 양봉 산물의 경제적 가치에만 집중하고 있다. 화분 수정 기능이 환경과 농업에 미치는 중요도에 대해서는 충분한 평가가 이루어지지 않아 산업이 가치가 저하되고 있는 시점이다.

우리나라는 로열젤리와 프로폴리스, 화분, 봉독 등 벌꿀이 양봉 산업 전체 수익 53.7%(1228억 원, 2017년 기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화분 매개 연구 등 미래 산업 분야에서 뒤쳐지고 있어 향후 국제 시장에서 제 힘을 발휘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화분 매개 연구를 추진하게 되면 벌꿀 질병 관리 및 밀원 식물 확충을 통한 생산성 향상 방안을 모색할 수 있다. 품질 등급 관리를 통한 제품 고급화로 수입산 꿀과의 차별점을 소비자에게 강조하는 판매 마케팅도 가능해진다.

당장 이웃나라 일본만 보더라도 벌꿀 생산보다는 화분 수정 효율화를 위한 정책에 더 집중하고 있다. 양봉산업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선 꿀벌의 화분 매개를 통한 가치 창출이 절실하다는 비전 있는 판단을 내린 덕이다.

특히 산물 창출에만 집중돼 있는 국내 양봉 산업은 이상기후와 질병으로 인한 벌꿀 생산량 감소 등에 매우 취약한 구조다. 실제로 이상기후가 발생한 지난해의 경우 국내 양봉 농가 순소득은 2017년 대비 92.3% 감소한 약 208만 원으로 집계됐다.

양봉 농가의 소득 안정을 위한 대책이 시급한 현 시점, 우리나라 양봉 산업은 어느 흐름을 향해 몸을 맡겨야 할까.

먼저 의무 자조금제를 도입해 무임승차 문제 해결과 함께 자조금을 이용한 적극적인 소비 촉진 홍보와 지속적인 양봉산업 조사 연구를 시행할 필요가 있다. 일편적인 방향보다 기존 산업의 판로 확대와 양봉산업 조사 연구를 쌍뱡향적으로 진행해야 한다는 얘기다.

이미 해외 선진국 등이 수년 간 화분 매개 연구를 통한 데이터를 축적해 온 시점에서 막연히 관련 연구에 뛰어들겠다는 것은 위험 리스크가 크다. 기존에 고수해 온 산물 생산에만 집중하자니 미래 양봉 산업에 대한 전망이 극도로 불투명하다.

쌍방향적인 업무 수행을 위해서 ICT 도입을 적극 검토하는 것도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 온도 관리, 실시간 모니터링 등 양봉 농가의 업무량을 낮추면서 국가-민간 사이 협업을 통해 화분 매개 가치에 대한 데이터를 수집하는 것도 가능하다.



윤종옥 기자 yoon@thekp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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