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스마트팜 덕분에 풍요와 여유, 즐거움까지 얻어"

준이농장 (구금선. 송이용 부부)
윤종옥 기자 2019-11-12 11:22:44

"대규모 시설하우스를 운영하고 있는 농장에 비해 저희는 소규모죠. 하지만 딸기 상품성만큼은 여느 제품들과 비교해 손색이 없습니다"

밀양 준이농장 구금선 대표는 딸기농장 한 우물을 판지 15년차를 맞은 베테랑 딸기 전문가다. 그는 소규모 ICT 시설하우스를 운영하면서 강소농들도 스마트팜을 시도할 수 있음을 몸소 보여주고 있다.

밀양 삼량진에서 딸기농장을 운영하면서 재배와 체험활동을 동시에 실시하고 있는 구금선 대표는 남편 송이용 씨와 함께 꾸려나가고 있다. 구금선 대표는 농장을 하기 전에는 부산서 와이셔츠를 만드는 회사에 미싱사로 근무했었다. 어느날 남편인 송이용씨의 친구 부모님 집인 삼랑진 방문 이후 귀농을 결심하게 됐다.

구금선 대표는 "당시 남편의 친구거 복잡한 도시생활보다 농촌으로와 딸기농사를 해 보라고 권유했다"라며 "딸기농사를 하면 도시생활보다 소득도 높고 남 간섭받지 않는 배짱 좋은 삶을 살 수 있다는 것이 그분의 설명이었다. 그 말에 귀가 쫑긋해 삼랑진으로 가 딸기농사를 지어보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처음 농사를 지으면서 딸기도 상추처럼 흙에 씨앗을 뿌리면 싹이 트고 자라 열매가 열리면 따서 팔면되는 줄 알았다"며 "순진하고쉬운 생각으로 딸기농사로 부농을 꿈 꿨으니 이후 딸기 재배기술을 완전히 익히기까지 얼마나 고생했을지 짐작이 될 것이다"라고 전했다.


지금 생각하면 참으로 철없는 도전이었다고 말하는 구금선 대표. 무식하면 용감하다라는 말이 있듯이 어이없는 일들의 연속이었고 농사는 때를 놓치면 다시 할 수 없는 일이라 안이한 생각으로 시작한 딸기농사는 생사를 결정하는 순간까지 갔다고 한다.

2014년 6월 1일 딸기 육묘기 때 이야기는 지금도 생생하다면서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놓았다. 휘황병이 뭔지도 모르고 이미 휘황병에 걸린 육묘를 키울 것이라고 계속 바라만 보고 있었다. 그 결과 수확은 기대할 수도 없고 5동의 하우스에 심은 딸기를 다 버리는 일 뿐이었다고 한다.

거듭되는 실패로 사람과 땅이 쉬는 시간이 아까워 딸기 후작으로 수박을 심기도 하였는데 어느 해는 태풍이 와 하우스가 날아가기도 하고, 비가 많이 오는 날에는 하우스 안 수박이 물에 잠길까봐 밤새도록 물을 퍼기도 했다는 고생담은 한편의 소설같은 이야기로 들렸다.

기술이 모자라 딸기재배에 실패하고 태풍에 하우스가 날아가는 아픔을 겪을 때 지금처럼 농작물 보험제도도 없던 시대이기 때문에 이웃주민들은 얼마 못가서 남편이 가지고 있는 개인택시까지 날려버릴 것이라고 하였다고 한다.

그러면서 스스로 얼마나 오랫동안 농사일을 할 수 있을까하면서 지켜 보기도 했다고 한다. 구금선 대표는 딸기농사일로 쓰러지고 넘어질수록 오기는 더 나고 여기서 포기할 수 없다는 용기가 더 생겼다.

그는 "실패를 통해 경험을 쌓고 교육 등 발품으로 노력한 결과 딸기재배 농사법을 터득하여 딸기농사에 대하여 자신있다"고 말하면서 "지금은 실패없이 농사를 잘 짓기 때문에 삼랑진으로 귀농해 딸기농사로 성공한 사람으로 대접받고 있다"고 말했다.

딸기농장이 어느정도 자리잡으면서 구 대표는 다시금 도전에 나섰다. 3년전부터 밀양 농업기술원에서 소개받은 스마트팜을 시도한 것.

구금선 대표는 "스마트팜하면 네덜란드의 대형 농장만 떠올리곤 한다. 국내에 소개될 때도 대규모 농장을 손쉽게 운영하기 위한 시스템으로 많이 알려져 있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다. 앞으로 기후변화는 예측을 뛰어 넘을 것이다. 이에 대비하기 위해 재배환경을 디지털화 하는 것은 농업인들의 숙제고 당면 과제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저희는 3년전 부터 스마트팜을 도입했다. 농업기술원에서 교육이 있다길래 부산과 창원을 오가며 교육을 받았다. 처음에는 딸기 농사를 좀 쉽게 지어볼까 싶어 다녔는데, 교육을 받으면 받을 수록 저희에게 딱 맞는 농법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저희는 부부가 직접 농사를 짓고 있는데, 나이들면서 힘에 부치는 일들이 생겼다. 스마트팜이라면 일하는 시간도 줄고 노동력도 현저히 낮아지니 작은 규모의 농장이라도 스마트팜을 도입하자 싶었다"고 덧붙였다.

고금선 대표는 스마트팜 도입 후 자경토지를 구입하여 고설 재배하우스를 갖췄다. 노동력을 절감시켜 육체의 힘이 움직일 수 있을 때까지 일을하는 즐거움을 찾을 것이다. 또 시간이 없어 자주 못 다니던 해외 여행도 그래도 일 년에 한 두 번은 갈 수 있게됐다.

고 대표는 "스마트팜 덕분에 오늘의 풍요와 여유 그리고 즐거움이 있다면서 딸기농사를 천직으로 생각한다"면서 "올해는 밀양시농업기술센터에서 실시한 강소농 교육을 통하여 배운 지식을 우리 농장에 접목시켜 년 매출 1억5천만원 이상의 소득을 높이는 경영체로 발전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윤종옥 기자 yoon@thekp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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