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정 “수능서 ‘킬러 문항’ 배제…자사고·외고·국제고는 존치”

수능 주관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이규민 원장 사임
2025년 일반고 전환 예정이던 자사고·외고·국제고는 현 지위 유지
김성원 기자 2023-06-19 15:06:06
[스마트에프엔=김성원 기자] 국민의힘과 정부는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에서 이른바 '킬러 문항'(초고난도 문항) 출제를 배제키로 했다. 또 문재인 정부에서 폐지키로 했던 자율형사립고, 외국어고, 국제고를 존치하기로 했다.

당정은 19일 국회에서 '학교 교육 경쟁력 제고 및 사교육 경감 관련 당정 협의회'를 열어 이같이 결정했다고 국회 교육위원회 여당 간사인 국민의힘 이태규 의원이 브리핑에서 밝혔다.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오른쪽)과 박대출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이 19일 국회에서 열린 학교교육 관련 당정협의회에서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당정은 '킬러 문항'이 시험 변별력을 높이는 쉬운 방법이지만 학생들을 사교육으로 내모는 근본 원인이라는 데 의견을 같이하고 '공정 수능'을 위해 공교육 과정에서 다루지 않은 내용은 출제를 배제하기로 했다. '변별력' 유지를 위해 수능의 적정 난이도가 확보되도록 출제 기법을 고도화하고 수능 출제진이 성실한 노력을 기울이도록 시스템을 점검하는 등 지원을 강화하기로 했다.

이 의원은 "정부는 사교육의 도움이 필요 없도록 사교육 수요를 공교육으로 흡수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기로 했다"며 "학생들이 스스로 공부할 수 있도록 EBS를 활용한 지원을 강화하고 돌봄 지원 및 '방과 후 과정'에 대한 자율수강권 지원 확대에 나서는 한편 그간 방치해 온 유아 사교육 문제에 대해서도 체계적으로 대응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는 또 "학교 현장에서 실질적 변화가 일어날 수 있도록 교사의 수업 평가 역량을 강화하고 교권 보호 등을 통해 교사가 수업에 집중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당정은 특히 지난 정부에서 폐지하기로 했던 자사고, 외국어고, 국제고를 존치해 학생들의 소질과 적성에 맞는 맞춤 교육을 실시하며 지역의 자율적인 교육 혁신을 통한 교육 역량 강화를 지원하기로 했다. 문재인 정부는 오는 2025년부터 자사고와 외고를 폐지하고 일반고로 전환하기로 한 바 있다.

오승걸 교육부 책임교육정책실장은 이와 관련해 "자사고 존치 등과 관련해 법적 다툼이 계속되고 학교 측 승소가 이어지는 상황이기 때문에 소모적 논쟁이 지속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며 "기존 학교의 지위를 유지시켜 주며 학생들의 다양한 교육 기회를 보장해주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게 저희가 의견을 들었을 때 나온 방향이었다"고 밝혔다. 

교육부는 이같은 대책을 담아 21일 '학교 교육 경쟁력 제고 방안', 27일 '사교육 경감 대책'을 순차적으로 발표할 예정이다.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최근 윤석열 대통령의 수능 발언과 관련해 "대통령이 일찍 지적했는데 교육부가 관성적으로 대응하면서 근본적 해법을 내놓지 못했던거 같다"면서 '교육부 잘못'이라고 다시 고개를 숙였다.

한편 수능 출제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평가원)의 이규민 원장이 이날 사임했다.

이 원장은 평가원이 배포한 보도자료에서 “지난 6월 모의평가와 관련해 기관장으로서 책임을 지고 사임하기로 했다”며 “오랜 시간 수능 준비로 힘들어하고 계신 수험생과 학부모님께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고 밝혔다.

이 원장의 사임은 윤 대통령이 지난 15일 수능 출제와 관련해 교육·출제 당국을 질책한지 나흘 만이다. 이 원장은 지난해 3월 취임했으며 임기는 2025년 2월까지였다.

김성원 기자 ksw@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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