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균용 대원원장 후보자 임명안 부결…사법부 수장 공백 장기화 우려

대통령실, "야당이 국민 권리 인질로 정치 투쟁"
김성원 기자 2023-10-06 16:27:04
이균용 대법원장 후보자에 대한 임명동의안이 국회에서 부결됐다.

대법원장 임명동의안이 국회에서 부결된 것은 1988년 정기승 대법원장 후보자 임명동의안 부결 이후 35년 만이다. 사법공백 장기화에 대한 우려가 제기된다.

국회는 6일 본회의를 열어 이 후보자 임명동의안을 무기명 전자투표에 부쳤으나 출석 의원 295명 중 중 찬성 118명, 반대 175명, 기권 2명으로 부결됐다. 임명동의안은 재적 의원 과반 출석에 출석 의원 과반 찬성으로 가결된다.

이균용 대법원장 후보자가 6일 국회에서 임명동의안이 부결된 뒤 청문회 준비팀 사무실로 사용한 서울 서초구의 한 빌딩 앞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은 본회의 직전 의원총회를 열어 '부결'을 당론으로 채택했다.

윤영덕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의원총회 직후 “의사 결정 과정을 거쳐 참석 의원 전원 의견으로 당론 채택으로 부결을 결정했다”고 전했다. 민주당은 그동안 이 후보자의 재산신고 누락 등을 거론하며 ‘부적격’ 의견을 밝혀왔다.

여당인 국민의힘은 '가결 당론'을 정했지만 의석수에서 야당에 밀렸다. 정당별 의석수는 이날 기준 민주당 168명, 국민의힘 111명, 정의당 6명이다.

국민의힘은 민주당 주도로 이 후보자 임명동의안이 부결된 데 대해 강하게 비판했다.

유상범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국민은 안중에도 없는 민주당의 정략적 셈법이 사실상 사법부를 파행으로 몰아넣었고 또다시 국정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지적했다.

대통령실도 "반듯하고 실력 있는 법관을 부결시켜 초유의 사법부 장기 공백 상태를 초래한 것은 대단히 유감스러운 일"이라고 밝혔다.

대통령실 이도운 대변인 "이 후보자 임명동의안이 국회에서 야당의 일방적 반대로 부결됐다"며 “그 피해자는 국민이고 따라서 이는 국민의 권리를 인질로 잡고 정치 투쟁을 하는 것이라고 말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편, 이균용 후보자는 임명동의안 부결 후 심경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빨리 훌륭한 분이 오셔서 대법원장 공백을 메워 사법부가 안정을 찾는 것이 저의 바람"이라며 "사법부가 안정을 찾아야 국민들이 재판을 받을 권리가 실질적으로 보장되지 않겠느냐. 저는 더 드릴 말씀이 없다"고 말했다.

새 대법원장 후보자가 지명돼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치는 등 관련 절차를 다시 거치려면 최소 두 달가량 소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대법원장 공석 상태에서 대법원이 운영되는 것은 1993년 김덕주 전 대법원장이 부동산 투기 의혹으로 사퇴한 이후 30년 만이다.

지난달 24일 김명수 전 대법원장의 임기가 만료됨에 따라 현재까지 대법원장 자리는 비어있다.

김성원 기자 ksw@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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