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아 대표 선임한 카카오, '경영쇄신 첫걸음' 뗐다...계열사 물갈이 예고

13일 이사후보추천위원회 개최…"정신아 내정자 적임자로 판단"
김범수 경영쇄신위원장 "새로운 카카오로 변화 이끌 리더로 적합"
신규 대표 소식에 노조도 환영…"현 경영진, 빠른 결단 필요"
황성완 기자 2023-12-13 16:08:32
최근 SM 시세조종 의혹·내부 고발 문제 등으로 위기에 놓인 카카오가 정신아 카카오벤처스 대표를 단독대표로 내세우면서 경영 쇄신의 시작을 알렸다.

카카오가 설립 이후 첫 여성 대표를 내세운 만큼,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자(CEO)와 주요 임원진들의 향후 행보에도 귀추가 주목된다.

판교 카카오 아지트.

카카오, 13일 이사후보추천위원회 개최…정신아 카카오벤처스 대표 단독대표로 내정

13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13일 오전 이사후보추천위원회를 열고, 사업 총괄을 맡고 있는 정신아 카카오벤처스 대표를 단독대표로 내정했다. 정신아 내정자는 오는 3월로 예정된 이사회와 주주총회를 거쳐 공식 대표로 선임된다. 홍은택 대표는 주총 이후 대표직에서 내려오며, 향후 거처는 불분명하다.

카카오는 새로운 변화를 이끌어 가기 위해서는 그에 걸맞은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결론 내렸고, IT 분야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과 경험을 보유하고, 기업의 성장 단계에 따른 갈등과 어려움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정신아 내정자가 적임자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카카오는 SM 엔터테인먼트 시세 조종 의혹으로 검찰 조사를 받았으며, 김정호 CA 총괄위원장이 내부 비리를 폭로함에 따라 상황이 더욱 악화된 상태다.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 겸 경영쇄신위원장도 이날 사내 공지문을 통해 "경영쇄신위원회 주관으로 최고경영자(CEO) 인사 테이블에서 홍은택 카카오 대표와 다양한 분들의 의견을 들으며 중지를 모았고 이사회 내 이사후보추천위원회의 검증을 거쳤다"며 "새로운 카카오로 변화를 이끌 리더로 적합하다"고 평가했다.

정신아 카카오 신임 단독대표 내정자. /사진=카카오

카카오에 따르면 정신아 내정자는 보스턴 컨설팅그룹과 이베이 아시아-태평양지역 본부(eBay APAC HQ), 네이버를 거쳐 2014년 카카오벤처스에 합류했다. 2018년부터 카카오벤처스 대표를 맡아 AI-로봇 등의 선행 기술, 모바일 플랫폼, 게임, 디지털 헬스케어 등 다양한 분야의 IT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투자하며 IT 생태계를 조성하는데 기여해 왔다.

또, 10여년간 VC 분야에서 성공 경험을 쌓으며 스타트업의 창업부터 성장, 유니콘까지 각 성장 단계에 대한 분석 및 문제 해결 능력을 키웠고, 커머스·광고 등 카카오의 다양한 사업과 서비스에 대한 깊은 인사이트를 보유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렇듯 정신아 내정자가 IT 산업에 특화된 만큼, 인공지능(AI)기술 이니셔티브 역량을 확보하고, 규모에 맞는 시스템과 체계를 만들어 사회적 눈높이를 맞춰 나가는 과제를 잘 해결할 것으로 카카오는 평가하고 있다.

정신아 내정자는 "사회의 기대와 눈높이에 맞출 수 있도록 성장만을 위한 자율경영이 아닌 적극적인 책임 경영을 실행하고, 미래 핵심사업 분야에 더욱 집중하겠다"며 "카카오에게 주어진 시간이 많지 않기에 변화의 타이밍을 놓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지난 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종각오피스 앞에서 카카오 공동체 노동조합 크루유니언이 피켓 시위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카카오 노조, 인적 쇄신 이제부터 시작…"카카오엔터테인먼트 경영진 교체 요구"

카카오의 대표 교체 소식에 카카오 노조들은 인적 쇄신이 시작됐다며, 카카오엔터테인먼트 경영진 교체도 요구했다.

카카오 노조인 크루유니언은 이날 입장문에서 이번 카카오 대표교체는 쇄신의 끝이 아닌 시작이 돼야 하며, 인적 쇄신을 완료하기 위해 카카오엔터테인먼트 경영진을 비롯해 현 경영진에 대한 빠른 결단이 필요하다고 요구했다.

카카오 노조는 카카오페이와 카카오엔터프라이즈 전 대표가 사퇴 후 고문으로 계약한 것과 같이 또다시 회전문 인사가 반복되거나 사퇴한 임원들에 대한 특혜가 발견되는 경우 노사관계를 비롯해 카카오에 대한 신뢰는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한 직원들의 참여방식에 대해서도 일시적인 의견 청취가 아닌 공식적이고 지속적인 채널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노조 측은 "기존 과오들이 무엇이었는지 명확하게 밝히고 다시 반복되지 않도록 진정성 있게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카카오의 경영 쇄신은 지금부터 시작이라며, 카카오 본사 대표 교체를 시작으로 그룹 전반의 리더십 변화가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주요 계열사 CEO를 포함해 주요 임원진들의 물갈이 폭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 계열사 대표 77명은 내년 3~4월께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전체 계열사 중 절반 이상에 해당하는 규모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카카오모빌리티, 카카오게임즈 등 주요 계열사가 여기에 포함된다. 사업 리스크 중심에 놓인 카카오엔터를 비롯해 독점 논란에 휘말린 카카오모빌리티 대표까지 교체될 지 향후 상황이 주목된다.

황성완 기자 skwsb@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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