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초보농부 괴롭히던 해충, IT 페로몬 트랩으로 구제

강원도 춘천시 '승덕농원' 김승동
박찬식 기자 2019-07-02 11:20:00

[스마트에프엔=박찬식 기자] 수확의 계절 가을을 앞두고 강원도 춘천시 '승덕농원'에는 사과, 배가 탐스럽게 익어가고 있다. 농장주 김승동 대표는 지자체의 자체 사업으로 지원을 스마트팜을 도입했다. 김승동 대표를 만나 스마트팜 과정과 친환경 농법을 고수하게 된 이유 등을 물어봤다.

Q1. 스마트 팜 도입 계기는?

A. 도시에서 거주하던 저는 15년 전 귀농을 꿈꾸며 춘천으로 내려왔습니다. 사과, 복숭아와 배를 재배하며 농부로서의 인생을 만끽하던 중, 커다란 장애물이 나타났습니다. 달콤한 과실 향에 끌린 해충이 창궐했던 것입니다. 자연에 맡긴 농산물이 사람의 몸에 이로울 것이라는 신념을 품고 있었기 때문에 마냥 농약 살포로 해결할 수도 없었습니다. 정확한 해충이 무엇인지 파악하지도 못해서 적합하지 않은 방제 방법으로 일은 점점 커졌습니다. 나방 유충이 과일을 갉아먹어 반타작 수확도 하지 못한 해도 있었습니다. 그렇게 어려움을 겪던 중, 시에서 설치를 권유해 5년 전 IT 페로몬 트랩을 설치하게 되었습니다.

Q2. 스마트 팜 도입 시 가장 주안점을 두었던 부분은?

A. 요즘 질소비료의 과잉화가 심각한데, 질소비료를 과하게 주면 나무가 빨리 자라도 금세 왜소해져 죽고 맙니다. 그것이 안타까워 나무의 생리를 잘 파악해서

줄기를 굵어지게 만드는 친환경적 농법을 고수하기로 했습니다. 처음 해충 때문에 골치를 앓을 때에도 농약 살포는 최소화하기 위해 애썼습니다. IT 페로몬 트랩을 설치하면서도 자연적인 방제작업을 원했습니다. 전문 업체에서 해충 퇴치에 적절한 양의 농약을 뿌려주니 여전히 친환경적이라 좋고, 육안으로 나방 개체 수를 확인하는 수고를 덜 수 있어서 좋습니다.

Q3. 스마트 팜 도입을 위한 자본조달방법은?

A. 정부지원사업으로 500만 원을 지원 받아서 설치했습니다. 당시는 스마트 팜 사업 초기 단계여서 IT 페로몬 트랩이라는 이름이 참 생소했습니다. 병해충 관리가 간편해진다는 담당자의 말을 듣고 받아들였는데 우리 농원은 효과를 톡톡히 보아 다행입니다. 관내 6~7곳에 설치되었다는데 예산 낭비가 되지 않으려면 시 차원에서 주도적으로 설치 농가를 관리해주었으면 합니다.

Q4. 스마트 팜 도입을 통해 가장 만족하는 점은?

A. 단연 생산량 증가가 가장 큰 장점입니다. IT 페로몬 트랩은 해충별로 제각기 다른 페로몬으로 해충을 유인해 어떤 해충이 많이 들어오는지 파악하고, 실시간으로 시와 농촌진흥청에 결과를 자동 전달합니다. 이렇게 수집된 정보를 바탕으로 각 해충의 특성에 알맞은 신속한 방제작업으로 병충해를 예방할 수 있습니다. IT 페로몬 트랩 설치 이후 기존 대비 수확량이 40% 이상 증가했습니다. 설치 이전과 같이 농약량은 최소화하고 있는데도 효과적인 충해방제가 가능해서 좋습니다.

Q5. 자신만의 성공적인 스마트 팜 운영 노하우는?

A. 웰빙 열풍 이후 소비자들은 먹거리에 까다로워 과일 한 알도 신선한 것, 품질 좋은 것으로 구매하고자 합니다. 따라서 대도시 소비자들의 공동구매 수요가 많습니다. 공동구매 직거래 유통으로 농원에서 갓 수확한 맛 좋은 과일을 중간 마진 없이 대량 판매할 수 있습니다. 세상이 발전하면 농가도 발전해야 합니다. 저는 변화하지 않는 농가는 도태된다고 생각해 IT 페로몬 트랩 시스템을 적극 도입했습니다. 그 결과 상품성과 품질 향상은 물론이고 수확량도 늘어나는 이득을 보았습니다. 마음을 열어 융·복합 기술을 적극 활용해 보는 것을 농업인들에게 권합니다.

Q6. 스마트 팜 도입하고자 하는 농가에 한마디 조언한다면?

A. 굳이 모든 농가에서 스마트 팜을 설치할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설치비용이 들어가고, 유인제나 끈끈이제 등이 수시로 필요하기 때문에 유지보수비도 감당해야 합니다. 노지과수 스마트 팜은 해당 지역 대표 농가만 설치하되, 데이터 공유를 의무로 하는 방식을 권해봅니다. 병해충 예방약을 언제 쳐야 하는지 등 필수적인 시기 정보는 지역 기술센터에서 문자를 일괄 전송해주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지역 선도 농가가 사명감을 가지고 스마트 팜을 설치 후, 타 농가에 정보를 공유해주는 것이 어떨까 합니다.



박찬식 기자 park@thekp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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