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농부 스마트팜] 전요한 "기존 농가들의 경쟁자가 되는 게 아니라 협력, 상생"

전라북도 김제시 백구면 늘품
박찬식 기자 2019-07-11 11:04:00

[스마트에프엔=박찬식 기자] 하루가 다르게 뜨거워지는 햇살이 내리쬐는 전라북도 김제시 백구면. 아직은 여린 벼가 들녘에 가득한 이곳에 홀로 우뚝 선 유리온실이 있다. 스마트팜 청년창업 보육사업 1기 교육생들이 경실습 중인 농업회사법인 늘품이다. 이곳에서 재배관리사로 일하며 바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는 스마트팜 청년창업 보육사업 1기 교육생 전요한 씨를 만났다.

농부의 아들, 농업의 미래를 향한 걸음의 시작

부모님이 농사를 짓는 것을 곁에서 바라보며 자란 전요한 씨는 자연스럽게 농업대학에 진학했다. 졸업 후 행정조교로 일하던 그는 농촌진흥청 해외농업기술개발사업(KOPIA, 코피아)에 참여해 1년 동안 짐바브웨에 한국의 농업을 전하고 왔다. 스마트팜 청년창업 보육사업을 접한 건 짐바브웨에서 돌아와 ‘농업의 미래’를 고민하고 있을 때다.

“스마트팜 청년창업을 위한 ‘보육’사업이라는 게 마음에 들었습니다. 정부가 스마트팜 창업을 위한 교육을 제공하고, 케어해 준다는 의미가 담겼으니까요. 이 사업을 통해 이루고 싶은 저만의 목표를 몇 가지 정하고 사업에 참여하게 됐습니다.”

스마트팜 청년창업 보육사업은 이론교육과 현장실습, 경실습 순으로 진행됐다. 농업의 기초를 잡아주는 이론교육은 착실히 진행됐다. 특히 스마트팜과 관련된 교육은 다른 교육에 비해 월등한 수준이었다는 게 전요한 씨의 평이다.

“교육환경이 좋았어요. 전라남도에는 스마트팜이 많아서인지 현장에서 뛰는 분들이 강사로 참여했습니다. 실제 농업 현장에서 일할 때 도움이 될 교육을 받은 것은 물론 강사로 참여한 전문가들과 인연을 맺게 된 건 지금까지도 큰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현장실습에서도 농림수산식품교육문화정보원(농정원)과 JATC(전라북도농식품인력개발원)의 도움이 컸다. 적극적으로 현장실습 농장을 연결해줬고, 현장실습 중 도움이 필요한 부분이 있으면 관련 기관, 전문가 등과의 연결고리가 돼 해결책을 찾을 수 있도록 지원했다.

현장실습을 마친 후 전요한 씨를 비롯한 4명의 교육생이 경실습 중인 늘품도 스마트팜 청년창업 보육사업을 통해 알게 됐다. 스마트팜 청년창업 보육사업에서 교육생들을 대상으로 현장의 이야기를 전했던 늘품 문성혁 대표와의 인연이 스마트팜 농장에서의 경실습 기회로 이어졌다.

“늘품은 유리 온실로 스마트팜 관련 최신 시스템을 갖추고 1년 내내 오이를 생산하고 있습니다. 전체 면적 6,000평 가운데 재배 면적만 4,800평에 달하며, 나머지 공간에는 사무실과 기계실, 선별장, 숙소, 식당 등이 있습니다. 국내에서 이 정도 규모와 시스템을 갖춘 곳은 손에 꼽을 정도죠.”

스마트팜 청년창업 보육사업을 통해 스마트팜 현장에서 필요한 이론과 실습 경험을 쌓은 전요한 씨는 이러한 전문성을 인정받아 늘품에서 재배관리사로 일하며 오이의 재배 매뉴얼을 최적화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작물은 그 특성에 따라 재배 방법이 다릅니다. 토마토나 파프리카는 작물의 재배 매뉴얼이 갖춰진 편이지만 오이는 아직 매뉴얼이 정확하지 않습니다. 스마트팜을 운하는 동시에 데이터를 쌓고, 재배 매뉴얼을 최적화하는 과정에 있습니다. 그래서 대표님은 ‘우리가 역사다’라고 하시죠. 스마트팜의 역사는 아닐지라도 오이 재배와 관련해서는 길을 개척하고 있으니까요. 도전적인 대표님의 마인드와 청년들의 열정이 더해져 틀에 박힌 생각을 깨나가는 중입니다.”

농업 발전을 위한 역할 고민

실습을 하면서 전요한 씨가 스마트팜 청년창업 보육사업에 참여하며 마음에 품었던 계획도 달라지고 있다.

“농업의 미래를 향해 나아간다는 큰 그림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하지만 직접 농장 운에 참여하고, 재배해 보니 시야가 넓어졌습니다. 스마트팜 청년창업 보육사업을 수료한 후의 구상을 아직 명확하게 잡지 않았지만, 농업 관련한 컨설팅이나 연구소 등에서 제 역할을 찾아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제가 직접 농장을 운하게 된다면 늘품의 협력 농장으로 시작하고 싶어요.”

창농을 할 경우 이미 탄탄히 기반을 잡고 있는 농장과 손을 잡고 윈윈한다는 구상이다. 늘품은 생산 능력을 높일 수 있고, 새로 시작하는 협력 농장은 좀 더 수월하게 시장에서 자리를 잡을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전요한 씨뿐만 아니라 늘품에서 경실습 중인 스마트팜 청년창업 보육사업 1기 교육생들은 모두 교육을 수료한 후 늘품과 함께 성장할 수 있는 미래를 구상 중에 있다.

“스마트팜 청년창업 보육사업에 참여해 이론 교육을 마치고 1년여간 현장에서 다양한 경험을 하고 나니 혼자, 새롭게 시작하는 것은 생각보다 힘든 일이라는 걸 알게 됐습니다. 농사가 무엇인지, 스마트팜을 어떻게 운하는 것인지 알게 된 후라 좀 더 신중하게 미래를 계획할 수 있게 된 거죠.”

스마트팜 청년창업 보육사업의 막바지, 농업의 미래를 이끌어 나갈 청년 농부의 고민은 하루하루 깊어지고 있다.

“제가 농업에 뛰어든다고 해서 기존 농가들의 경쟁자가 되는 게 아니라 협력, 상생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농업에는 비전이 있어요. 기술력만 있다면 그 무대가 꼭 우리나라에 국한될 필요도 없고요. 농장도 국내가 아니라 전 세계를 상대하겠다는 사람이 있어야 발전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농업이 해외 시장을 바라보고 역량을 키워나가야 할 때라고 생각해요.”



박찬식 기자 park@thekp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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