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칼럼] 문연수 교수의 스마트팜 가치창출③- ICT 농산물유통

김미정 기자 2019-07-18 11:12:00
우리가 먹고사는 문제에서 자유로워진 것은 불과 몇 십 년이 안된다. 비약적인 산업화와 경제화를 이루기 전 농업은 대한민국을 지탱하는 든든한 산업이었다. 산업화 이후 뒷전으로 밀렸던 농산업이 이제는 국민의 건강을 책임지는 중요한 핵심 아이템으로 떠올랐다. 이에 미래산업과 농업은 뗄래야 뗄 수 없는 사이가 돼 버렸다. 서울대학교 문정훈 교수의 칼럼을 통해 미래 시대를 이끌 농업의 가치와 전망 등에 대해 들어보겠다. <편집자 주>

‘ICT-BT 혁명’을 오늘날 제3의 농업혁명이라 부른다. ICT 기반의 스마트팜이 농업분야 융복합산업에 적용되며 농산물 물류 흐름이 보다 효율적으로 관리되고 있다. ICT를 활용해 농산물 유통 패러다임 변화와 어젠다에 대해 짚어보기로 한다.

제1의 농업혁명은 늘어나는 도시인구를 위한 식량공급이 가능하게 되고, 농업소득 상승으로 유효수요를 증가시켰으며, 산업혁명을 위해 필요한 노동력과 자본을 공급하게 된 것이다.

제2 농업혁명은 2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에 농업이 기계화가 되면서 수확량이 전체적으로 증가되었으며, 특히 곡물과 유지작물의 수확량이 급속히 늘어났다. 이는 인구의 식량을 공급할 수 있게 된 반면, 화학비료와 제초제, 살충제와 같은 농약 사용으로 환경파괴의 원인이 되는 부정적인 측면도 나타났다.

제3의 농업혁명은 전통 부문의 녹색혁명(고수확 통일벼 보급)과 백색혁명(비닐멀칭, 비닐하우스, 화학비료)에 이어 ICT와 BT를 농업 생산과 농산물 유통에 활용하면서 시작되었다. 이런 ICT의 적용은 스마트 농업을 실현하고, 농업 기술 혁신과 새로운 농식품을 개발하여 수출농업화로의 발전을 가능하게 할 것이다.

ICT의 활용은 농산물의 가치 상승효과를 가져오고 있다.

필요한 작목의 예약 생산, 주문 생산, 맞춤 생산(계약재배, 계약사육)이 가능하고 맞춤 유통, 구매자 요구 생산 및 유통으로 발전하게 됐다.

농산물 유통단계에서의 ICT 연계는 생산자와 대형마트, 일반 소매점, 재래시장 등과의 B2B 직거래 효과가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으며 유통단계별로 봤을 때 생산자는 예약 출하에 의한 수확량을 조절하고, 산지 출하자는 출하량, 출하시기, 품위를 조절해 거래 교섭력을 제고하고 정가 수의거래를 확대하는 연계효과를 얻을 수 있다.

현재 우리나라 농산물 유통구조는 생산자, 협동조합 등 출하조직이 중심이 되어 대용량 박스 포장이나 벌크 상태로 도매시장, 소매점에 일방향 출하하기 때문에 예약 출하, 계약거래 등이 미흡하다.

대형 유통업체, 대량 수요처의 일방적 구매 요구에 대한 산지 출하조직들의 개별 물류 및 납품으로 물류비용이 높다. 공산품에 비해 농산물의 단위 가치가 상대적으로 낮아 상품 가격 대비 택배 등 물류비용이 높아 온라인 거래, 특히 B2B 거래가 적다. 전국의 공영도매시장은 대부분 현물 경매 위주이며, 정가수의매매가 확대되고 있으나, 이 또한 정보를 기반으로 이루어지는 거래가 아니다.

우리나라 스마트 팜은 기술의 진전 정도에 따라서 1세대, 2세대, 3세대로 나눌 수 있다. 현재의 기술 수준은 간편형(비닐하우스 운용 편의성 제고)과 복합 환경 제어형이 혼재되어 있는 1.5세대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1세대 스마트 팜은 편리성 증진이 주요 목적으로서 일본 추격형이다. 2세대 스마트 팜은 생산성 향상이 주요 목적으로서 네덜란드 추격형이다. 3세대 스마트 팜은 글로벌 산업화를 목적으로 하는 플랜트 수출형이 그 특징이다.

우리나라는 ICT의 접목이 성공적으로 진행되기 위해서는 ICT 기술 투입뿐만 아니라, 이와 관련된 시설의 현대화, 사용자의 수용태도, 관련 장비와 소프트웨어의 호환과 지속적인 피드백을 통한 업그레이드 등의 생태계적 접근이 필요하다.

농산물을 생산하는 생산지, 즉 ‘농촌’과 농산물을 소비하는 ‘소비지’의 거리는 멀리 떨어져 있어 장거리 수송이 불가피하고 물류비가 높은 문제점이 있다. 농산물은 계절별로 물동량의 변동이 심한 특성이 있어 물류비 증가 요인이 된다.

이에 산지의 전략적 조직화와 생산 주체와 출하처의 협력 증대 위한 정보 시스템 구축이 절실하다. 또 출하처와 생산자 단체 간에 협력해 상시 공급체계의 정립 및 품질관리, 적극적 마케팅과 중하품의 처리 개선, 포장 규격의 다양화 등을 꾀해야 한다.

물류 인프라는 출하규격 표준화, 운송 물류 시스템 개선을 통해 변신을 모색하고 농산물 유통과정에서 발생하는 품질 저하를 방지 위해 농산물의 전 유통 과정을 제품의 선도유지에 적합한 온도로 관리하는 저온유통체계가 필요하다.

그동안은 각 업체들이 공급 사슬 내의 자사에 해당하는 부분이 단절되고 독립적인 것으로 생각하여 각각 자기의 계획에 따라 상품의 흐름을 파악하면서 그에 필요한 안전재고를 확보했지만, SCM의 기본 사상은 공급 사슬 전체를 보고 계획하여 실천하는 것으로, 재고 관리 측면에서 생산, 유통, 판매를 위한 정보가 적시에 제공되기 때문에 공급 사슬 내에서 원자재 및 제품의 흐름이 적정 수준으로 원활하게 운영될 수 있다.

따라서 자사의 부분을 연결된 공급 사슬의 일부분으로 고려함으로써 재고 수준을 현저하게 줄일 수 있게 된다. 이는 자사에 안전재고가 없더라도 필요한 때에 틀림없이 필요한 상품이 필요한 만큼 필요한 곳에 공급된다는 확신이 있을 때 더욱 확고해진다.



김미정 기자 liz4435@hanmail.net

댓글

(0)
※ 댓글 작성시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책임을 담아 깨끗한 댓글 환경에 동참에 주세요. 0 / 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