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해 농사 망치는 재난·재해 'ICT'로 막을 수 있다

박찬식 기자 2019-07-15 11:50:00


[스마트에프엔=박찬식 기자] 기후변화와 도시화는 인류에게 대규모 홍수와 가뭄, 폭염, 한파 등 자연재해를 전 세계에 일어나게 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화재, 붕괴, 폭발 및 환경오염 사고 등 뜻하지 않은 재해는 에너지, 통신, 교통 등 국가기반체계 마비와 전염병 같은 사회적 재난으로 이어지고 있는 추세다.

이처럼 재난이 복합 대형화되어 나타나게 됨에 따라 막대한 재산 및 인명피해로 이어지고 있는데 ICT를 활용하여 이러한 피해를 최소화하고 구제할 방법은 없는지 최신 기술중심으로 알아본다.

더 신속하고 정확한 재난·재해 예측이 필요하다

사람의 힘으로 막을 수 없거나 도움이 필요한 분야에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등 최신 ICT가 접목되고 있다. 4차 산업혁명 핵심기술들이 생명을 구하는 목적으로 활용되기 시작한 것이다. 이렇듯 ICT는 다양한 형태의 재난 예방과 구조 서비스로 탄생하고 있으며, 데이터 분석을 통해 더욱 정확하게 발전 중이다.

일례로 유럽에서는 홍수 피해를 막기 위해 사물인터넷 기술을 활용하고 있다. 바로 ‘홍수 조기 경보시스템’이다. 이 시스템은 제방에 감지 센서를 부착하고, 물의 속도 흐름 등을 측정한다. 측정한 데이터는 실시간으로 받아 분석하고, 위험이 발생하기 전에 대피 경보를 울릴 수 있다.

또 언제 어디서 발생할지 모르는 지진과 쓰나미로부터 위협받는 일본은 바다 위 부유물에 GPS를 장착했다. 이는 사물인터넷 기반의 쓰나미 감시 시스템으로 바닷물의 높이와 방향 등을 알아낼 수 있도록 구축했다.

미국에서는 IBM의 인공지능 왓슨(Watson)을 911(미국 긴급구조 번호)에서 활용한다. 왓슨은 빈번하게 발생하는 응급상황과 출동 요청에 대한 우선순위를 자동으로 매기고 대응하며, 응급 의료 서비스에 적용해 최적의 대처 방안을 제안한다.

우리나라도 재난·재해를 효율적으로 대응하는 선제적이고 체계적인 대응 기술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대전시는 지난 1월부터 빅데이터를 활용한 ‘지능형 재난 예·경보 체계’를 운영 중이다.

본 시스템은 대전시 및 지역에 존재하는 다양한 재난 관련 정보를 실시간으로 수집하고 분석한다. 예를 들어 대전시는 강풍을 동반한 폭우가 쏟아지면, 갑천을 비롯한 3대 하천 수위가 빠르게 오르는 특징이 있다.

이런 상황에 ‘지능형 재난 예·경보 시스템 체계’를 활용하면 화면 모니터에 하천 구간별 수위변화량이 실시간 표기되고, 위험 구간으로 인식된 곳에 대한 자세한 분석치가 나타난다. 이는 과거 수위 변동량과 기상 상황이 담긴 빅데이터를 시스템이 스스로 분석해 경보를 보내는 것이다.

곧이어 위험지역으로 인식된 곳을 알리는 긴급재난문자, 재난문자서비스, 재난문자전광판, SNS 등으로 신속히 시민에게 상황을 전달할 계획이다. 이밖에도 대전시는 기상정보, 지진 계측, 방사능, 대기오염, 화학물, 영상감시장치(CCTV) 관련 정보를 실시간으로 수집 분석해 상황에 대처한다는 계획이다.

재난 및 사고현장에서 생명을 구하는 ICT

구조 로봇은 재난 현장이나 사고현장에서 구조 요원의 노력만으로는 불가능하거나 위험이 따르는 구조 활동을 돕는 대표적인 ICT 사례 중 하나다.

현재 중국은 잠수 로봇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을 확보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중국과학원 선양자동화연구소 잠수로봇연구실은 원격 제어 잠수 로봇 ‘하이싱(海星) 6000’의 심해 테스트에 성공했다. 이 잠수 로봇은 최대 3시간 동안 해저 수압을 견디고 탐사할 수 있다.

미국 스탠퍼드대학(Stanford Medical School)은 뱀처럼 생긴 특이한 모습의 로봇을 개발했다. 기다란 호스를 연상하는 이 로봇은 길이가 점점 길어지면서 상하, 좌우 어느 방향이든지 좁은 틈새만 있으면 뱀과 같이 계속 파고드는 방식이다.

마치 담쟁이덩굴과 같은 이 로봇은 최대 시속 35Km 속도로 최대 72m 길이까지 길어질 수 있다. 상황에 따라 물을 집어넣을 수도 있고 물을 뿜어 화재 진압도 가능하다. 또 좁은 공간을 통과하고 장애물을 제거하거나 잔해에 갇힌 사람에게 물, 산소 등을 공급하기도 한다.

KAIST에서 창업한 레인보우로보틱스는 2011년 휴머노이드 로봇 연구센터(HuboLab)에서 휴보(Hubo)를 개발했다. 이 회사는 2015년 미국 국방부가 주최한 재난 로봇대회(DARPA Robotics Challenge)에서 우승을 차지하기도 했다.

아울러 생명을 구하는 ICT 사례는 로봇에 한정 짓지 않고 다양한 분야에 적용되고 있다. 최근 국내 연구진은 교통사고 발생 시 사망률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긴급구난 서비스용 단말을 개발했다. 차량 ICT 기반 긴급구난체계(e-Call 서비스)는 교통사고가 나면 차량 내 탑재된 블랙박스나 내비게이션, 스마트폰 등이 사고를 인식하여 관제센터에 차량 위치 등 관련 정보를 자동으로 전송하는 서비스다.

특히 우리나라는 OECD 국가 중 교통사고 사망률이 두 번째로 많은 나라로, 이와 같은 서비스가 절실한 시점이었다. 연구진은 e-Call 서비스를 통해 향후 촌각을 다루는 환자의 골든타임을 이전보다 빠르게 확보할 수 있어, 사망률을 줄이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박찬식 기자 park@thekp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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