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르포] 방역망 뚫릴라...외부출입 완벽 차단된 파주농가

박찬식 기자 2019-09-19 10:39:00
18일 국내 첫 아프리카돼지열병(ASF)가 발생한 경기도 파주시 A돼지농가 인근. 농로 입구에 출입을 금지하는 바리게이트가 설치돼 있다.
18일 국내 첫 아프리카돼지열병(ASF)가 발생한 경기도 파주시 A돼지농가 인근. 농로 입구에 출입을 금지하는 바리게이트가 설치돼 있다.

"어떤 일로 오셨다고요? 아, 기자님들도 안됩니다. 여기서부턴 출입이 아예 안되요."

18일 국내 첫 아프리카돼지열병(ASF) 판정이 나온 경기도 파주시 A 돼지농가 출입통제선 앞. 한 방역사가 취재차량을 막아섰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방역복을 입은 그는 "여기서부터는 진입이 어렵다. 취재를 원하시거든 이곳에서 진행해 주시길 바란다. 주차 공간은 뒤쪽에 있다"고 말했다.

방역사들은 현장 통로로 진입하는 취재진과 관계자, 마을 주민을 통제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쌀쌀한 가을 바람이 불어왔음에도 그들의 얼굴은 구슬땀으로 가득했다.

입구로 통하는 정면에는 안내 문구가 실린 주황색 바리게이트가 설치돼 있었다. 안내문에는 '아프리카돼지열병(ASF) 의사환축 발생농장으로 사람·차량의 출입이 금지됩니다'는 글귀가 쓰여 있다.

농림축산식품부 방역요원이 아프리카돼지열병 발생 농가로 향하는 통로에 바리게이트를 세우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 방역요원이 아프리카돼지열병 발생 농가로 향하는 통로에 바리게이트를 세우고 있다.

바리게이트 건너 편에서는 방역 관계자 뿐만 아니라 인근 부대 군인들의 모습도 확인할 수 있었다. 군인 A씨는 "지상 뿐만 아니라 드론 등 무인시스템으로 접근할 수 있기 때문에 이를 방지하기 위해 왔다"며 "혹시 모를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긴장감을 늦추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오후 12시로 접어들자 '방역소독'이라고 기재된 차량이 뿌연 연기와 함께 등장했다. 차량 내 설치된 소독기에서 소독액이 분무기처럼 뿜어져 나왔다. 방역 차량 역시 출입통제선 안으론 진입하지 못했고 소독액이 미살포된 곳을 향해 발길을 재촉했다.

그로부터 잠시 후, 한 트럭이 출입통제선을 통과해 주위 모두의 눈길을 끌었다. 방역 관계자는 "돼지를 질식시키기 위한 액체질소를 실은 트럭"이라며 "농장 돼지들을 살처분 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돼지농장과 가까운 또 다른 농로 입구로 가니, 트렉터가 길을 가로막고 있었다. 몇몇 취재진이 가까이서 농장을 촬영하기 위해 들어가려고 하자 멀리서 "나가세요. 들어가면 안돼요"라는 소리가 들려왔다.

얼마 뒤, 소방차 1대가 들어서자 방역원은 바리케이드를 옮겨 소방차의 진입을 도왔고, 소방차는 천천히 농장으로 들어갔다.

소방차는 왜 들어가는 것이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방역원은 "방역을 위해 분말형 소독약을 희석시키기 위해서는 물이 필요하기 때문에 급수를 위해 소방차가 들어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찬식 기자 park@thekp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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