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자's 농업딥썰] 농업·농촌 일자리 증가, 이대로 괜찮은가요①

김미정 기자 2019-09-19 10:45:00
[스마트에프엔=김미정 기자] 최근의 농림어업 취업자수 증가와 관련하여 1990년대말 IMF 구제 금융시기 도시 실직자들이 대거 귀농한 현상이 다시 재현되는 것 아니냐, 조선업ㆍ제조업 등이 힘들어진 일부 지역에서만 발생하는 현상 아니냐, 곧 다시 수그러들 단기적 반등 아니냐 등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추후에 고용변화와 관련한 다양한 최근 통계 자료가 확보되면 좀 더 다양한 분석이 가능하지만, 현재 가용한 통계 및 연구 자료를 토대로 최근 농림어업 취업자 증가 원인에 대한 분석을 했다.

최근의 도시민의 귀농은 실직 또는 경제적인 문제 때문만은 아니다. 2008년 말 부터 우리나라에서 제2의 귀농 붐이 일고 있다.

미국발 금융위기와 이른바 베이비부머(1955~1963년생)의 대량 은퇴가 맞물려, 정부의 귀농ㆍ귀촌지원정책이 2009년 처음 추진되고 귀농ㆍ귀촌이 중요한 사회현상으로 자리 잡기 시작하고있다. 2010년부터 영농 목적으로 농촌으로 전입한 귀농가구는 매년 1만 호를 넘어서고 있다.



기본적으로 도시민의 농촌 이주는 도시 고용의 악화와 관련성이 깊지만, 최근 발생하는 귀농은 다른 많은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특히 사회 전반적으로 워라밸(일work과 삶life의 균형) 지향 흐름과 더불어 반농반X(半農半X) 삶에 대한 선호 등 대안적 삶에 대한 요구가 전 세대에 걸쳐서 높게 나타나고 있다.

시골 생활관련 TV프로그램(나는 자연인이다, 삼시세끼, 섬총사 등), 영화(리틀포레스트, 파밍보이즈), 유투브(버라이어티파머, 농사직방) 증가하는 현상에서 귀농ㆍ귀촌에 대한

사회적 관심 증가의 단면을 볼 수 있다.

[그림 50대 이하 도시민의 귀농·귀촌에 대한 관심]

사진=50대 이하 도시민의 귀농·귀촌에 대한 관심/ 제공=엠브레인
사진=50대 이하 도시민의 귀농·귀촌에 대한 관심/ 제공=엠브레인

귀농·귀촌 동기를 4가지(은퇴·전원형, 대안가치형, 생계형, 경제형로 유형화했는데, 2009년 이후 귀농ㆍ귀촌한 이들의 동기를 보면 40대 미만에서는 대안가치형 귀농ㆍ귀촌이, 40대 이상에서는 은퇴·전원형이 가장 많았다.

도시민의 귀농은 경제적으로도 합리적 선택일 수 있다. 농가의 평균 가구 소득은 근로자 가구의 60%대 수준으로 차이가 나지만, 경제활동이 상대적으로 더 왕성한 65세 미만 가구로 한정한 경우, 소득 격차는 줄어들고, 도시의 비근로자 가구와 비교할 경우 농가의 가계수지가 더 양호하다. 65세 미만 가구를 기준으로 보면 연평균 농가의 소득과 가계잉여(소득-지출)가 도시근로자 가구보다는 적지만, 도시 비근로자 가구에 비해 많다.

농림어업 취업자 증가는 일부 지역이 아닌 전국적 현상이다. 통계청의 지역별 고용조사 분석결과 2017년 상반기부터 강원도, 충청북도, 전라북도, 경상북도가 증가하기 시작하였고, 이후 충청남도는 2017년 하반기부터, 경상남도와 제주도는 2018년 상반기부터 증가했다. 이에 비해 경기도는 2017년 하반기부터 감소세를 보였다.

농가의 농업종사자는 감소하는 반면, 농업법인 종사자수는 증가하고 있다. 농업부문의 법인경영체수의 급격한 증가와 그에 따른 고용 증가도 최근 농림어업 취업자 수 증가와 관련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2000년 3,366개이던 법인 수는 2016년 1만 8,088개로 증가하였고, 종사자수도 4만 7,996명에서 12만 2,265명으로 증가했다.

2000년 이후 지난 16년간 농가 중심의 종사자수는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반면, 농업법인종사자(외국인 제외)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의 농업법인 중심의 고용 활성화 관련 정책(농업법인 취업 및 농업경영체 전문인력 채용지원 사업, 농촌 융복합산업, 농촌관광, 사회적 농업 활성화 지원 등)의 직ㆍ간접 효과도 나타나는 것으로 보인다.



김미정 기자 liz4435@hanmail.net

댓글

(0)
※ 댓글 작성시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책임을 담아 깨끗한 댓글 환경에 동참에 주세요. 0 / 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