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나철 교수] 일본농업 부흥의 키워드 '6차 산업' 현장을 가다③

박찬식 기자 2019-10-16 11:15:00
[스마트에프엔=박찬식 기자]
- 2편에 이어서-

6차 산업화 성공사례는 농촌 등 지역활성화가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 한국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농가 수익 확대 및 1차 산업을 활용한 고용창출의 유력한 방법인 6차 산업화 성공사례 발굴 및 홍보와 정책적인 육성이 필요하다.

6차 산업화의 성공에 있어 판로개척 및 마케팅이 매우 중요한 요인이기는 하나, 위에서 소개한 일본 기업의 성공사례에서 공통적으로 발견할 수 있듯이, 본업인 농산품 생산에 있어 높은 품질과 안정적인 공급을 확보하는 점이 가장 기본적인 요소다.

6차 산업의 개념을 제창한 이마무라 교수는 6차 산업을 정의하는데 있어 “1+2+3=6”이 아닌, “1×2×3=6”임을 강조했다. 농지, 어촌 등 1차 산업의 기반이 없어져 산식의 1이 0이 되면 “0×2×3=0”이 되어 애당초 6차 산업 구축이 불가능함을 역설한 것이며 곱셈으로 정의해 1, 2, 3차 산업 간의 융합을 통한 시너지효과를 강조한 것이다.

위에서 소개한 기업 대상 인터뷰에서 6차 산업화 성공을 위한 중요한 요소를 묻는 질문에 대해 인재의 확보 및 육성을 공통적으로 꼽음. 단순한 사업확장이 아닌 해당 업종 비즈니스 개발, 자사 비즈니스 융합 및 사업화하기 위해 인적 자원에 대한 투자가 수반돼야한다.

또 일본 농촌 리더들의 진심있는 설명과 함께 일본의 6차 산업 현장을 눈으로 보고 귀로 듣고 손으로 만지며 배운 것이 있다.

첫째, 6차 산업의 목표는 소득증대가 아니라 지속가능이어야 한다. 결론적으로 농가의 소득은 증대돼야 한다. 하지만 이를 목표해서는 안 된다. 6차 산업의 목표는 지역의 활성화와 함께 농촌의 지속가능에 있다. 소득 증대는 결과여야 한다. 모든 의사결정은 소득증대가 아닌 지역발전과 지속가능을 위함이 우선돼야 한다.

둘째, 생산성이 아니라 다양성이 지향되어야 한다. 생산성은 모든 것은 획일화시키고 균일하게 만든다. 대도시 중심, 고성장시대, 보편화된 거대한 소비가 보장될 때는 단일품으로 생산성을 지향하는 것이 맞지만 지금처럼 지방중심, 저성장시대, 제한된 소비와 고령화된 공급체계에서는 생산성은 수익성만 악화시킬 뿐이다. 다양성이 지향되어야 한다. 다양성은 차별화와 새로운 경험을 만든다.

셋째, 소득주도가 아니라 격차해소를 목표해야 한다. 정부가 초기부터 농가의 6차 산업 기반 조성을 위해 손쉬운 보조금이나 대출과 같은 지원책을 유도하지 않는 것이다.

필요를 느낀 농민들이 스스로 출자하여 연구하고 토론하고 부딪치고 시도하여 자생력이 생기면, 그때부터 다양한 지원을 해 줌으로써 농촌을 격차 없는 곳으로 만들어주는 것이다.

넷째, 6차 산업의 성공요소는 어린이, 냄새를 줄인 크지 않은 동물, 프로슈머(Prosumer)로서 여성이다. 어린이는 호기심이 많고 새로운 것에 대한 습득이 빠를 뿐 아니라 배운 것은 잘 잊어버리지 않는다. 이들에게 농촌을 이해하게 하고 체험하도록 하는 것은 현재 뿐 아니라 미래에 대한 건강한 투자가 된다.

동물은 사람들에게 호기심과 친근함을 유발하게 하는 요소일 뿐 아니라 가치사슬(Value Chain)에 있어 음식물쓰레기 처리와 신선한 천연 비료를 공급하는 중요한 역할자가 된다. 단, 너무 커서는 안 되고 악취를 유발해도 곤란하다.

일본은 전통적으로 여성인력에 대한 사회참여가 낮고 적었다. 하지만 가공과 포장, 서비스의 영역이 필수적인 6차 산업에 있어 여성의 참여는 사용자의 입장에서 의견을 제시하기 때문에 오히려 남성들보다 효과적이라는 것이다. 연간 600억원 이상의 매출을 기록할 뿐 아니라 매일유업이 운영하는 고창 상하농장을 컨설팅한 것으로 알려진 모쿠모쿠농장(モクモク手づくりファーム)의 경우 전체 직원의 70%가 여성이다.

농가농촌의 상품기획과 판로개척에 관심을 가진지 3년여 시간이 지나는 동안 여러 지자체를 다니며 다양한 직무의 사람들을 통해 6차 산업에 대한 얘기를 들어봤지만 일본에서의 경험은 전혀 새로운 것이었다.

혹시 우리의 6차 산업은 숫자는 같지만 의도와 과정이 제대로 정립되지 못해서 만족스러운 결과를 내기에는 처음부터 부족한 덧셈 수준의 ‘1차 산업+2차 산업+3차 산업’에 머물고 있는 것은 아닐까?



박찬식 기자 park@thekpm.com

댓글

(0)
※ 댓글 작성시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책임을 담아 깨끗한 댓글 환경에 동참에 주세요. 0 / 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