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르포] 엘리베이터에 AI 기술까지...악취 사라진 양돈목장

김미정 기자 2019-09-30 08:40:00
27일 경상남도 천태산에서 바라 본 4층 구조의 국일농원 건물.
27일 경상남도 천태산에서 바라 본 4층 구조의 국일농원 건물.

지난 27일 오후 3시 경상남도 양산에 위치한 천태산. 곡선으로 이뤄진 산길을 타고 산 중턱에 이르니 다층으로 구조된 건물이 등장했다. 건물로 향하는 이정표에는 '양돈농가 국일농원'이라는 팻말이 걸려 있었다.

"돼지농장이라고? 악취가 전혀 없는데?"

함께 농장을 방문한 기자는 이같이 말했다. 건물을 살피고자 차량 창문을 내렸지만 양돈농가 특징인 악취를 맡을 수 없었다.

양돈농가임에도 악취가 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정표를 따라 국일농원 양돈농가로 향했다.

가축도 가족처럼...돼지 편의 고려한 스마트 시설

국일농원은 비닐덕트를 활용해 외부 공기를 농장 내부 돼지에게 직접 불어넣고 있었다. 양돈농가는 지온이 올라가면 농장 내부 분비물과 특유의 돼지 채액 냄새가 풍기게 되는데, 통풍 기능을 높여 이를 보완하고 있었다.

1층 건물 내부에선 상가 건물에서나 볼 듯한 엘리베이터도 확인할 수 있었다. 농장 대표 이동엽(58) 씨는 "농장이 4층 구조로 설계돼 있다보니 돼지들이 묶는 숙소는 다른 층에 마련돼 있다"며 "매일 계단으로 이동하게 되면 이들이 받는 스트레스가 높아진다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고심 끝에 농장 내부에 엘리베이터의 도입할 것을 결정했다. 지금은 단 시간 안에 돼지를 이동시키고 돼지들에게 편안한 환경을 제공하는 일등공신"이라고 덧붙였다.

국일농원 3층에 위치한 돼지 급여소.
국일농원 3층에 위치한 돼지 급여소.

3만 두 돼지, 첨단 AI 장비로 효율적 관리

건물 3층에 도달하자 돼지들에게 먹이를 주는 급여소가 모습을 드러냈다. 급여소는 여느 복합 시설보다 쾌적한 환경을 유지하고 있었다. 양돈농가에서 흔히 볼 법한 돼지 노폐물은 찾아볼 수 없었다. 초록색 페인트로 칠해진 내부 공간은 넓은 들판 위에 있다는 착각마저 들게 했다.

국일농원은 스마트 환경 제어 시스템을 도입하고 있었다. 센서에서 수집된 환경 데이터를 바탕으로 환기·온도·습도 등을 자동 제어해 양돈의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 중앙 컨트롤러를 이용해 축사 내부 환경을 손쉽게 조절했다. 환기팬, 보온등과 연결돼 있어 상황에 따라 통합 제어도 가능했다.

농장 곳곳에선 각종 CCTV 설비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를 통해 20명의 농장 직원들은 3만 두에 달하는 돼지들의 상태를 실시간 모니터링 했다.

이 대표는 돼지를 사람처럼 키워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더욱이 우리나라가 농업 선진국으로 앞서 가려면 핵심적인 아이디어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그는 "이번 돼지열병으로도 느꼈지만 우리나라는 질병관리에 상당히 취약한 구조다. 대한민국 양돈이 최첨단 시설을 갖춰 세계 최고의 양돈국가로 발돋움할 때, 국일농원이 그 롤모델이 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김미정 기자 liz4435@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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