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자's 농업딥썰] 탈 많은 압출성형기...해답은 AI제어다

김미정 기자 2019-10-08 13:32:24

농가에 보급되고 있는 축사용 사료를 유심히 살펴보면 한 가지 공통점을 지닌다. 제조업체와 수급 대상에 따라 영양성분을 달리하고 있음에도 모두 특정 모양의 단면 형태를 취하고 있다.

사료는 양계, 축산, 수산 등 수급 범주가 넓기 때문에 그 모양을 하나의 획으로 통일할 수 없다. 부리가 뾰족한 조류과 동물에게는 높이가 긴 단면 형태의 사료를 제작·공급하고 소·돼지 등 높은 열량이 요구되는 가축에게는 작은 알맹이 형태로 구사해 다량 섭취를 유도해야 한다는 얘기다.

이때 쓰이는 것이 사료 압출성형기다. 압출성형이란 원료를 압출기에 공급하고 금형에서 밀어내 일정한 모양의 단면을 가진 연속체로 변환하는 성형법이다.

그러나 압출성형기의 복잡한 부품 구조와 가공·가열 중의 물성 변화, 시스템에 대한 이해 부족으로 각종 부작용이 야기되고 있다. 최초 기계 공급업자가 제시하는 경험적 자료에 주로 의존하고 있고 사료 제조업자 자신이 압출성형기의 성능을 파악, 활용 기술을 개발하는 등에 머물러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상황 속 최근 사료생산용 인공지능제어 압출성형기의 개발이 속도를 내고 있어 눈길을 끈다. 미래 첨단 기술인 컴퓨터 인공지능제어방식을 압출성형기에 적용한다면 상기와 같은 생산 현장에서 압출성형기 활용 및 가동 조건에 대한 이해 부족 등으로 파생되는 문제점을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사료나 식품생산용 압출성형기를 올바르게 가동하는 데는 상당한 시간과 경험이 요구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압출 성형의 과정 자체가 복잡할 뿐더러 단계 별로 체계화돼 있어 높은 이해 지식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압출 성형기의 가동은 3단계로 이루어지는데 먼저 기계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서서히 가동을 시작하는 Start-up 단계, 압출물을 생산하는 Steady operation 단계, 가동을 종료하는 Shut-down 단계 등이다.

Start-up에서 정상가동까지 이르는 시간이 짧지 않기 때문에 그동안 나오는 압출물 쓰레기가 많게 된다. 또한 시작을 너무 빨리 진행시키면 기계에 무리가 생겨 압출성형기의 구동 모터가 손상되거나 압출물이 나오다 멈추게 된다.

정상가동 중에는 기계의 작동조건이 잘 맞춰져 있다고 할지라도 예기치 못한 변화에 압출물의 물리적 상태가 변할 수 있다. 즉, 정상상태에서 압출물을 이상없이 생산하고 있는 도중이라도 원료의 투입량, 원료 자체의 수분함량, 원료의 지방함량 등이 불균일할 경우에는 생산 도중 품질이 다른 압출물이 섞여 나오게 된다는 얘기다.


압출성형기의 작동조건을 잘못 충족하게 되면 압출물의 흐름이 기계 내에서 막히게 돼 압출성형기를 분해해야 하는 등 큰 무리가 생기게 된다. 또한 Shut-down 시간이 너무 오래 경과되면 이 역시 그간 버리게 되는 압출물의 쓰레기가 많아지게 된다.

이에 동국대학교는 농림부와 함께 차세대 사료생산용 인공지능제어 압출성형기의 개발 가이드라인을 구축했다. 전체 하드웨어를 블록으로 나누고 각 블록에 알맞은 마이크로 프로세서의 수준을 결정해 실제 사용할 프로세서를 선정하는 방식이다.

위 방식을 착안하게 되면 나누어진 블록들을 한 데 모아 통신과 제어 실험을 진행하고, 각 블록의 잘못된 점을 찾아 수정하는 작업이 가능해진다. 여기에 데이터 블록별 통신 체계 구축도 가능해져 생산 과정에서 빚어지는 각종 문제들을 쉽게 파악하고 빠른 대처를 취할 수 있게 된다.

압출성형기에 인공지능제어 기술이 도입되면 기존의 단점으로 꼽혀 온 가공·가열 중의 물성 변화와 이에 대한 대처의 어려움 등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다. 국내 사료제조업체의 압출성형기 도입이 확산되고 있는 만큼 프로토 타입(Prototype) 모델이 빠른 시일 내 출시되야 할 것이다.



김미정 기자 liz4435@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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