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기자'S 스마트팜 클로우즈업] 두 얼굴의 빅데이터 ‘맞춤형 서비스’ vs ‘정보도둑’

처방식 재배·정밀농업 등 최적화 농법 알려주지만...개인 농가 정보 유출 우려도
박찬식 기자 2019-10-11 11:21:22

[스마트에프엔=박찬식 기자] 데이터의 폭발적 증가와 함께 농업 분야에서도 데이터에 기반한 재배를 통해 작물의 잠재력을 최대한 끌어내려는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 빅데이터는 다양한 농기구, 기상, 국제 곡물시장 등 농업과 관련된 정보망을 연결·분석해 농업의 생산성을 높이는 한편, 시장 상황에 맞는 마케팅을 추진하는 조력자다. 이처럼 지능형 농업은 단순 노동력 대체를 넘어 위성, GPS, 드론, 빅데이터, 인공지능 등 첨단 IT기술들이 모두 접목될 수 있는 분야로 향후 성장이 기대되는 분야로 떠오른다.

반면, 빅데이터의 집약된 정보는 일부 소농들에게 불안감을 안겨 주고 있다. 농가들은 손쉽게 자신의 농가에 맞춘 맞춤형 생육 정보를 받을 수 있지만, 이는 역으로 자신들의 정보가 경쟁사로 새어나갈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게다가 빅데이터는 실시간으로 수많은 농가들의 정보를 수집하고 있어 상당량의 정보가 유출될 우려도 적지 않다.

앞서 다국적 농업기업들은 향후 빅데이터가 농업 혁명을 주도할 것으로 보고 새로운 농업 형태를 개발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특히 몬산토(Monsanto), 듀퐁(Dupont) 등 다국적기업들은 세계 전역에서 옥수수, 대두 등을 계약재배하고 있는 농부들에게 빅데이터를 활용한 ‘처방식 재배’ 및 '정밀농업' 방식을 보급하며, 증산에 성공을 거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선진국들은 빅데이터를 중심으로 한 ‘처방식 재배’, ‘정밀농업’을 확대시키고 있다. 정밀농업은 테크놀로지와 실시간 정보 모니터를 이용해 어떤 작물을 얼마나 어디에 경작할 것인가 결정하는 방식으로 수확량을 증가시키는 새로운 농업혁명이라 불린다. 미국은 일찍부터 토양상태, 작물의 생장 상황, 일기예보, 농기계에서 나오는 센서정보 등을 분석해보다 양질의 농산물을 대량 생산하기 위한 정밀농업을 추진 중이다. 이정밀농업 방식을 적용할 경우 농부들은 다양한 정보활용을 통해 증산을 도모할 수 있게 된다. 세계 최고 종자회사인 몬산토(Monsanto)는 빅데이터 기반 정밀농업시스템을 통해 연간 200억달러 가치의 증산이 이뤄질 수 있을거라고 예측한다.

몬산토는 정밀농업이 정보통신 기술의 발달로 농장 관리 최적화에 기여할 수 있다고 전한다.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여 업그레이드를 통해 농업인이 사용하기 편하고, 데이터에 접근하기 쉽게 한다. 날씨 업데이트, 정밀 파종, 육종 정보, 수확량 모니터링, 토양 비옥도 확인, 영양 및 질병관리를 통해 사용 가능한 질소량과 적절한 양의 정밀한 공급을 할 수 있게 한다. 업그레이드를 통한 클라이미트 코퍼레이션 플랫폼은 향상된 인사이트로 편의성과 원활한 접속을 제공해 문제인 경작지를 파악해주고, 손쉬운 모니터링을 가능하게 한다.

경쟁업체인 듀폰은 인공위성으로부터 받은 위치정보를 이용해 밭을 가는 트랙터와 무인이앙기 등을 개발해 농부들에게 보급하고 있는 중이다. 2월 초에는 자사의 ‘처방식 재배’ 시스템에 미 DTN 사의 날씨정보 솔루션 ‘The progressive Farmer’을 적용하고 있다. 해당 프로그램은 아이패드용 농업 관련 정보 시스템이다. 뉴스와 시장 정보, 가축 및 장비, 토지관리, 농업 정책은 물론 농작물에 대한 선물옵션이나 투자 정보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정보들을 실시간으로 공급하고 있다.

현재 농업 분야의 빅데이터 망 구축을 놓고 몬산토와 듀폰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양상이다. 이들 다국적 기업들은 그동안 개발해온 종자들을 세계 각지에 보급하면서 어떤 종자가 어떤 토양·기후에 잘 적응하는지 정보수집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이처럼 빅데이터를 활용한 지능형 농업은 미국 대형 농장들이에게 고급 분석 시스템을 제공함으로써 농부들이 어떤 일에 역점을 두고 어떤 일을 먼저 해야 할지 알 수 있다. 일례로 기후상황에 맞춰 이앙심도(Planting Depth)를 조절하거나, 작물 재배 간격을 조정해 가면서 수확량을 증산하는 등 계획적으로 농사를 진행할 수 있다. 지능형 농업은 무인화와 편의성을 넘어서 보다 농업인들에게 다양하고, 지속가능한 농업 솔루션을 제공해 도움을 줄 수 있는 새로운 방안으로 제시되고 있다.

하지만, 이 빅데이터 농법이 마냥 희망적인 것은 아니다. 일부 지역 농부들은 신기술에 대해 크게 우려하고 있다. 자신의 경작지에 대한 정보가 외부로 새 나가고 있기 때문.

사이언스타임즈는 만약 중요한 데이터들이 경쟁 지역 농부들에게 전해질 경우 심각한 양상이 벌어질 수 있다고 전망한다. 사업성이 있다고 판단될 경우 종자회사를 겸하고 있는 이들은 농업회사들이 경쟁력 있는 품종을 개발해 시장을 장악할 수도 있다고 우려한다.

중요 정보가 국제 곡물시장에 농업 현장 상황이 상세히 보고될 경우, 투기 세력들에게 희생물이 될 수도 있다는 단점도 있다. 농부들에게 있어 빅데이터 기술은 도움이 아니라 재난이 되는 셈이다.

농업 분야에 빅데이터 시대가 시작되고 있는 것은 틀림없지만, 자신만의 농법을 특화한 소농들에게 있어서는 두려움의 원인이 되고 있다.



박찬식 기자 park@thekp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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