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다 태풍에 요동치는 농산물價...해법은 어디에?

'ICT기반 시스템' 구축에 업계 관심 집중...태풍 규모 탐지 가능
김미정 기자 2019-10-14 10:52:11

배추의 가격 인상 폭이 예사롭지 않다. 지난달 10kg 당 배추 평균 판매가는 1만6388원으로 전년 동기(9624원) 및 평년(10135원)보다 60% 가량 인상됐다. 태풍 '미탁'의 영향으로 주산지 작업여건이 원할하지 못한 데다, 준고량지 2기작 배추 작황 부진 및 저온으로 인한 결구 지연 등이 발생해 출하량이 감소한 탓이다.

14일 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배추 도매가격은 9월에 접어들면서 큰 폭으로 요동쳤다. 8월 평균 판매가가 7054원에 불과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한달 새 2배 남짓 뛴 셈이다.

농업계 관계자는 "9월 상순 경이 되면 비가 자주 오기 때문에 배추에 각종 병해 및 바이러스 피해가 발생, 가격이 인상되곤 했다"며 "그러나 이번 인상 폭은 평년을 상회하고 있다. 이는 기온이 하락한 점과 3차에 걸친 태풍 발생으로 작황이 평년 대비 부진한 것으로 분석된다"고 전했다.

ICT기반 시스템으로 재해 관리 가능

60년 만에 역대 최다 태풍이 국내에 상륙하면서 배추 가격이 치솟자 ICT(정보통신기술) 기반 시스템 구축에 업계 관심이 쏠리고 있다. ICT는 ▲농업의 질적 개선 ▲인건비를 비롯한 생산 비용 절약 ▲작물 생육에 최적화된 재배 환경 구축 등에 주안점을 두고 있었으나, 최근 홍수재해관리시스템이 구축되면서 재난 골든타임의 확보가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실제 울산시가 최근 도입한 ICT기반 홍수재해관리시스템은 이를 입증하고 있다. 울산시 ICT기반 홍수재해관리시스템은 태화강 등 관내 주요하천 11곳을 대상으로 홍수대응 모니터링과 위험 단계별 예·경보 발령이 가능한 시스템이다.

최근 울산시가 도입한 ICT기반 홍수재해관리시스템.
최근 울산시가 도입한 ICT기반 홍수재해관리시스템.

홍수재해관리시스템 덕에 울산시는 잦은 태풍으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었다. 태풍·호우 예비특보 발효 시 재난긴급문자시스템(CBS)과 스마트 재난상황전파시스템, 통합재난방송시스템, 버스정보안내시스템, 재해문자전광판 등을 통해 시민행동요령과 인명피해 취약지역 위험정보 등을 신속, 정확하게 안내하면서 톡톡히 제기능을 발휘했다.

이 시스템은 수위관측소 26곳 및 하천감시 CCTV 68곳, 우량관측시설 38곳, 구군 배수펌프장 23곳, 육갑문 4곳의 모니터링시스템, 국내외(미·일) 기상정보 자체분석 능력도 함께 갖추고 있다. 지난해 2018년 8월 구축, 시범운영해 오다 올해부터 본격 가동 중이다.

그동안 우리나라는 태풍·호우 등의 재난대응이 한발 늦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기상청 기상특보에 의존해왔기 때문이다. 이번 ICT기반 홍수재해관리시스템 구축에 따라 재난 골든타임의 확보가 가능해졌다는 게 울산시의 설명이다.

ICT기반 시스템, 태풍 경로·최대 풍속 조기 확인

태풍의 이동 경로, 최대 풍속, 호우량 등을 조기에 확인할 수 있다는 점도 ICT기반 시스템이 지닌 또 하나의 장점으로 꼽힌다. 기존 기상청의 태풍 경계 특보와 함께 이중 회선을 구축할 수 있어 태풍 피해를 최소화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실제 해남지역 가을배추 작황을 살펴보면 세 차례에 걸친 태풍과 비로 뿌리가 끊어지면서 전체 면적의 20% 내외 유실되는 재해가 발생했다. 그러나 ICT기반 재해 시스템을 구축하게 되면 태풍의 경로를 파악해 작물의 조기 수확, 방제 시설 설치 등 대안을 마련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 그동안 정부는 태풍 등에 한발 늦은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며 "이는 기상청의 기상특보에 의존한 대안을 마련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기상청의 특보가 내려진 뒤 대안을 구축할 무렵에는 이미 국내에 태풍이 상륙하거나 근접해 있는 경우가 많아 농가들이 대안을 마련하는 데 시간이 부족한 경우가 많다"며 "ICT기반 시스템 구축으로 기상청의 기상 특보 이전에 농장주들에게 태풍에 대한 정보를 제공, 대비 시간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미정 기자 liz4435@hanmail.net

댓글

(0)
※ 댓글 작성시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책임을 담아 깨끗한 댓글 환경에 동참에 주세요. 0 / 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