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나철 교수] 일본농업 부흥의 키워드 '6차 산업' 현장을 가다①

박찬식 기자 2019-10-11 11:03:00
[스마트에프엔=박찬식 기자]
6차 산업이란 일본 도쿄대학(東京大学)의 이마무라 나라오미(今村 奈良臣) 명예교수가 제창한 개념이다. 농업, 어업, 임업 등의 1차 산업과 식품가공 및 관련 제품 생산(2차 산업), 판매 및 서비스업(3차 산업) 등 다른 산업을 결합해서 이루어진 경영형태로 정의된다.

일본 정부 및 지방자치단체는 인구감소, 고령화, 소득감소 등으로 활력을 잃어가는 농어촌을 부흥하기 위해 6차 산업에 주목하고 있다. 6차 산업화 추진을 위한 각종 지원정책을 전개 중이다. 2011년부터 소위 6차 산업화법(六次産業化法)을 시행, 농어촌의 고용 및 소득확보에 나섰다. 6차산업화 성공사례에 대한 시상 및 홍보도 적극 추진중이다.

지난 2018년 12월 ‘농가공상품기획원정대’를 꾸려 일본의 6차 산업 현장을 방문했다.

일본 혼슈(本州) 북부, 야마가타현(山形県)에 소재한 유한회사 Funagata Mushroom(有限会社舟形マッシュルーム)사는 타 농장과는 확연히 차별화되는 버섯과 이를 활용한 6차 산업화 모델로 성공을 거뒀다. 해당 기업은 2001년에 설립된 양송이버섯을 전문 생산하는 농장으로, 일반 상품 대비 10배 정도 크기인 직경 13~15cm의 ‘점보 양송이버섯’이 대표 상품이다.

사진=유한회사 Funagata Mushroom
사진=유한회사 Funagata Mushroom


이 회사는 버섯재배뿐만 아니라 2011년부터 식품가공시설을 만들어 버섯을 이용한 각종 가공식품의 제조·판매하고 있다. 식품 전문회사와 협업해 버섯을 이용한 레토르트 식품을 개발하는 등 비즈니스 영역을 확장했다. 제품별로 온라인(인터넷 통신판매)과 오프라인(자사 직판장, 지역의 특산물 판매장 등)을 적절히 활용해 다양한 판매루트를 개척해 일본 전국으로 판매망 확대했다.

2017년에는 농장 내 양송이버섯요리 전문식당인 머쉬룸스탠드 후나가타(‘マッシュルームスタンド舟形’)를 신규 개업했다. 자사농장에서 재배한 신선한 양송이버섯을 이용한 다양한 메뉴를 제공함. 휴일에는 전국에서 방문하는 손님이 북새통을 이루며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우리보다 앞서 줄어드는 농촌인구와 늘어가는 고령화 농부 문제를 겪은 일본농촌이 이를 타계하기 위해 짧게는 30년, 길게는 50여 년 동안 6차 산업을 실천해 온 일본농촌의 리더들을 만나 ‘성공적인 6차 산업의 핵심’을 들을 수 있었다. 뜻밖에도 그들은 6차 산업의 목표를 '농가 소득 증대' 에 두지 않았고, 추진 중에 행정의 개입이나 지원도 고려하지 않았다고 했다. 6차 산업의 성공 기준도 '매출증대나 방문객 증가' 로 삼고 있지 않다고 했다.

그들은 6차 산업의 성공 기준을 '판매자가 자신이 원하는 가격에 농산물 가격을 결정해 구매자에게 판매할 수 있는 것’이라고 했다. 유통업자의 전술에 휘둘리지 않고 구매자의 눈치조차 볼 필요 없이 자신의 수고와 정성, 연구와 노력, 의도와 정성을 정직하고 꾸준히 알리고 당당하게 판매가격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이들이 제공하는 체험프로그램도 수익을 위함이 아니라 ‘우리는 제품을 이렇게 만들고 있다, 이렇게 엄선된 원재료를 가지고 이런 프로세스를 거쳐 이렇게 까다롭게 만들고 있다’는 것을 소비자들에게 알게 하는데 목적이 있다는 것이다.

- 2편으로 이어집니다-



박찬식 기자 park@thekp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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