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나철 교수] 일본 농업 부흥의 키워드 '6차 산업' 현장을 가다②

박찬식 기자 2019-10-15 10:34:00
Nagata Foods
Nagata Foods

[스마트에프엔=박찬식 기자] - 1편에 이어서 -

(ナガタフーズ)사를 방문했다. 이곳은 무를 활용한 틈새시장 개척에 성공해 6차 산업화를 이뤄냈다. 무 전문 농가로 시작한 Nagata Foods는 생선회를 받치는 무채에 주목, 1992년에 무 가공품을 만드는 법인을 설립했다.

한국은 주로 횟감의 건조를 방지하고 외관을 좋게 하기 위한 받침 역할로 다시마, 우뭇가사리를 원료로 하는 천사채를 이용하는데, 일본에서는 대부분 무채를 이 용도로 사용한다. 횟감 받침용 무채는 식당뿐 아니라 수산물 시장에서도 많이 쓰이는데 이를 전문적으로 생산하는 기업이 많지 않아 무채는 농업과 수산업, 요식업계의 공통적인 틈새시장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용도의 무채는 사용 후 버려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Nagata Foods는 자가생산한 양질의 무로 무채를 생산해 왔기 때문에, 고객이 무채까지 맛있게 먹을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하기 시작했다고.

2011년 Nagata Foods의 나가타 사장이 예전에 근무했던 식품가공회사와 공동으로 무를 재료로 한 무채와 어울리는 드레싱을 공동개발했다. 이 상품은 큰 호응을 얻어 현재 80여 개 유통기업 및 요식업체에 납품되는 등 해당 기업 수익창출에 큰 기여를 하고 있다. Nagata Foods는 일식에 많이 쓰이는 갈은 무(大根おろし)도 생산해 일본 내 가공식품 제조업체에 납품하고 있으며, 2017년부터 무 수확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농장체험 프로그램도 운영하는 등 무를 매개로 하는 다양한 비즈니스를 영위 중이다.

Nagata Foods는 안정적인 원료확보를 위해 타 지역에 위치한 무 농장과 협업해 산지별로 출하시기를 조금씩 달리하는 ‘릴레이 출하’를 실현했다. 연중 차질없이 무를 확보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한 점도 주목할 만한 사항이다. 설립 초기 1억2000만 엔(약 12억 원) 규모였던 매출액은 2017년 현재 7억5000만 엔(약 75억 원)으로, 5명에 불과했던 종업원은 60명으로 증가하는 등 Nagata Foods는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향후 신규상품을 지속 개발하고, 판매루트도 확장해 연매출 10억 엔(약 100억 원)을 목표로 한다는 나가타 사장은 “안전하고, 건강에도 좋은 음식에 대한 수요가 더욱 커지는 시대가 올 것으로 보고 있다. 앞으로 품질을 더욱 향상시킨 프리미엄 드레싱의 개발과, 밤(栗)을 이용한 새로운 상품개발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방문단에게 설명했다.

끝으로 토야마현(富山県)에 위치한 노코보쵸자(農工房長者)를 찾았다. 이곳은 과일 재배에 그치지 않고, 이를 활용한 2차 산업, 3차 산업 모델을 개척해 성공한 사례로 꼽힌다.

본래 쌀 중심으로 생산해오던 해당 기업은 2007년부터 복숭아 생산을 개시했으며, 생산 및 유통과정에서 발생하는 ‘규격 외 농산물’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개발한 디저트 메뉴가 큰 인기를 얻었다. 일본 농산물 유통 단계별로 엄격한 규격 심사를 받으며 이를 통과한 상품만이 시중에 유통될 수 있다. 흠이 있거나 찌그러진 농산물은 물론 크기가 규격보다 약간 크거나 모양이 조금 맞지 않은 제품을 출하할 수 없는 경우가 많은데 이것이 ‘규격 외 농산물’이다.

맛도 좋고 품질에도 아무 문제가 없지만 상품가치가 없는 규격 외 농산물이 유통과정에서 고정적으로 약 30% 발생하며 이들은 시중에 돌기도 전에 폐기처분된다. 노코보쵸자는 자사에서 생산된 농산물 중 규격 외 농산물을 재료로 해 주스, 파르페, 타르트 등을 만들어 농장의 한 켠에 차린 직판장에서 판매를 시작했다.

이들 제품이 서서히 소비자의 입소문을 타기 시작하였으며, 노코보쵸자는 본격적으로 카페를 차려 영업을 개시, ‘그날 농장에서 수확한 신선한 과일을 재료로 하는 디저트’를 전면에 내세워 여성 중심으로 전국에서 고객이 몰리는 등 큰 인기를 얻었다. 특히 달리는 고속철도 창문에서도 쉽게 눈에 띠도록 건물 외관을 화려한 색으로 디자인한 것도 고객을 끌어들이는데 기여했다.

- 3편으로 이어집니다 -



박찬식 기자 park@thekp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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