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안무감독 버리고 딸기재배? 한번 꽂히면 끝장봐야하죠"

전남 나주 딸기농장 강한손 씨
박찬식 기자 2019-10-15 09:49:35

[스마트에프엔=박찬식 기자] 빨갛고 새콤달콤한 딸기는 원래 초여름이 제철인 과일이었다. 그런데 비닐하우스의 등장에 이어 마트팜같은 시설원예가 보급되면서 겨울부터 봄까지 쉽게 맛볼 수 있게 됐다. 특히 스마트팜 기술을 딸기 재배에 본격적으로 적용하면서 노동력은 줄고 생산량은 늘어나 더욱 손쉽고 똑똑하게 농사를 지을 수 있게 되면서 농가 효자품목으로 자리잡았다.

전남 나주시의 한 딸기농장. 660㎥(200평) 규모의 비닐하우스 6동, 총면적 3,960㎥(1,200평)을 임대해 딸기를 재배하고 있는 농장주는 20대 파릇파릇한 청년이다. 아직 한창 세상사에 호기심과 관심이 높을 나이로 보이지만 강한손 씨는 딸기에 꽂혀있다. 강씨를 만나 스마트팜 딸기재배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사실 강 씨는 얼마전 까지만 해도 노래와 춤 그리고 화려한 무대를 자랑하는 뮤지컬 공연의 안무 감독으로 맹활약 했었다.

강한손 씨는 “공연과 공연 사이 휴식기에 지인으로 부터 스마트팜에 대한 이야기를 듣게 됐다. 어릴적부터 춤과 공연만 꿈꿔왔던 내가 스마트팜이라는 새로운 분야에 관심을 돌린 것은 스마트팜에 대한 무궁무진한 비전을 엿봤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어 강 씨는 "주위에서는 많은 반대가 있었다. 특히 안무 감독으로 자리잡아 가던 차였기 때문에 한편으로는 망설여지는 마음도 있었다"라며 "그러나 일단 한 번 꽂힌것은 해봐야하는 성격탓에 일단 교육을 받아 보기로 했다"라며 "특히 '스마트팜 청년창업 보육사업’은 이론 교육부터 실습까지 무료로 도와준다고 하니 ‘이거다’ 싶었다"라고 지원 정책에 대해 엄지를 들어올렸다.

또 "학창시철 원예 분야 기초이론교육을 배웠던 터라 즐겁게 교육을 받았다. 과수 시설원예를 배우다보니 저절로 직접 재배하고 싶어졌고 기존에 농장을 운영하던 청년농부들과 조인하면서 농장을 운영하면서 ‘진짜’ 공부를 하게 됐다"고 전했다.



교육을 받고 일사천리로 딸기재배에 뛰어들었지만 이론과 실제는 다소 차이가 있었다. 하지만 몸으로 겪어내는 시행착오는 그에게는 달콤한 시련이었다고.

강한손 씨는“직접 농장을 운영하다 보니 교수님에게 들은 이론 교육 내용이 와 닿는 순간들이 많았다. 한편으로는 이론 교육 때 들었던 것을 모두 현장에 적용할 수는 없겠구나 하고 깨닫기도 했다. 연구를 목적으로 하는 재배와 농장을 운영하는 건 달랐다"고 솔직한 심경을 털어놨다.

기존의 딸기 재배는 노동력이 많이 드는 까닭에 딸기 농사를 지으려면 가족 구성원은 물론 이웃 주민들의 노동력까지 투입되야 했다. 하지만 스마트팜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스마트폰 한 대만으로도 딸기가 잘 자랄 수 있도록 얼마든지 환경을 관리할 수 있기 때문다.

강씨의 딸기농장에는 하우스 자동 개폐에 필요한 소프트웨어와 CCTV 그리고 온습도 정보 취득을 위한 센서 장비 등을 설치했다. 그 덕분에 평상시에는 몇 사람만으로도 농장 일이 충분히 가능해졌다. 비닐하우스 내부의 온습도와 이산화탄소 농도, 딸기의 생육상태 등을 스마트폰을 통해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하우스 주변의 바람세기, 딸기가 심겨 있는 배지의 온도, 딸기에 주는 양분의 농도, 광합성을 위해 필요한 이산화탄소의 양 등 세세한 부분까지 스마트팜 시설을 통해 조절할 수 있다. 이를테면 일사량과 시간에 맞춰 작물에 양액이 주입되고 배액의 산도(pH)와 양분의 수치 변화가 기록된다.

또 작물이 잘 자랄 수 있도록 시간대마다 비닐하우스의 적정 온도가 다르게 설정돼 있으며 내부 온도가 설정치보다 상승하면 창이 자동으로 열립니다. 온실 안팎 곳곳의 센서가 온도·습도·일사량 등을 자동으로 측정하고 작물의 수분·양액 공급 상태를 확인한 후 자체 조절해 최적의 생육 환경을 만들어낸다.

특히 딸기 농사에서는 적정 온도를 맞춰주는 일이 가장 중요한데, 주간에는 20℃ 야간에는 10℃ 정도로 언제 어디서든 원격으로 시설 내 온도를 제어할 수 있다. 비닐하우스 내 각종 센서에서 측정한 값이 데이터로 저장돼 주야간 온도 차이와 이산화탄소 농도 등 주요 환경 정보를 모니터링 할 수도 있다. 이는 환경 변화에 즉각적으로 대처하게 하며 나아가 작물의 품질과 생산에도 영향을 끼친다.

강한손 씨는 엽채류와 감자, 초당옥수수 농사를 준비 중이다. 초보 농부라 생길 수 있는 리스크를 고려해 몇 년 동안은 재배 작물을 다양화한다는 구상이다.

그는 “‘스마트팜 청년창업 보육사업’을 통해 이정현 교수님같이 좋은 멘토를 만나고, 같이 농사에 관해 이야기할 수 있는 동기들을 만나게 된 건 제게 큰 자산이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다른 이들도 ‘스마트팜청년창업 보육사업’을 통해 자신만의 목표를 찾고, 자기 것을 얻어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라고 강조했다.



박찬식 기자 park@thekp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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