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종옥's 스마트팜 프리즘] 수확철 농기계, 이렇게 사용하라

윤종옥 기자 2019-10-18 10:49:05

지난 16일 오후 8시께, 학창 시절 추억을 함께 공유하고 있는 고교 동창들을 만났다. 소주잔 부딛치는 소리가 극에 달할 무렵, 맞은 편에 앉은 친구 A가 내게 한 가지 제안을 건넸다. "너 농업전문기자잖아? 나도 농업에 대해 좀 알거든. 어디 질문 한번 던져봐."

친구 A는 어릴 적 아버지를 따라 농업 현장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는 자칭 농업 전문가다. 그가 자신이 아끼던 농기계에 대해 흥에 겨워 얘기할 무렵, 나는 농기계 사고가 주로 언제 많이 발생하는지 알고 있느냐는 질문을 던졌다. 돌아온 답변은 제법 그럴싸 했다. "아무래도 파종을 할 때지. 그때 농기계가 많이 쓰이거든. 이때 실제 사고가 나는 경우도 본 적 있고"

농업기계 사고는 어느 시기에 많이 발생하고 있을까. 앞서 언급하자면 수확철인 10월~11월 경이다. 행정안전부는 2017년 재난연감을 통해 이 시기 농업기계 사고 건수가 465건으로 전체 사고 1459건 중 31.9%를 차지하고 있다고 보고했다. 2달 간의 수치가 한해 사고량의 3.1할을 차지한 셈이다.

이유는 무엇일까. 농기계의 사용 빈도가 높아지는 파종기와 수확철의 차이를 살펴보면 어느 정도 짐작이 가능하다.



파종 시기의 경우 한해 농사의 시작을 알리는 지점과도 같기 때문에 농기계를 운영하는 농민의 정신적·체력적 스태미나가 비교적 높다. 파종 이후 병해·병충 관리, 작물 생육 상태 점검, 용수량 관리 등으로 피로가 축적되고 체력이 소진된 상황과는 사뭇 다르다.

농가 도로변의 상황도 고려해볼 수 있다. 평균 기온이 높아지는 파종 시기와는 달리 수확기는 기온이 점차 떨어지는 시점이다. 일부 수확 시기가 늦은 작물의 경우 냉해 피해가 발생할 무렵 즉, 도로가 얼어붙기 시작할 때 이뤄지기 때문에 빙판길 운전으로 인한 위험사고로 번지기도 한다.

그렇다면 농가들은 농기계 사고 예방을 위해 어떤 대책을 마련해야 하는가. 작업 전 농업기계 사용 요령을 충분히 숙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주요 사고 원인이 결과적으로 운전자 부주의, 교통법규 미 준수, 음주운전 등 농기계 운전자의 과실로 꼽히기 때문이다.

특히 도로 출입시에는 농업기계의 특성상 저속차량임을 감안해 무리한 진입을 피하고 도로를 주행할 때에는 반드시 교통법규를 준수해야하며 도로주행시 등화장치의 작동상태는 수시로 점검해 안전사고를 예방해야 한다.

또한 농업기계 작업을 할 경우에는 주기적인 휴식으로 위험상황시 바로 대처할 수 있도록 작업에 집중하고, 사고시 연락할 수 있도록 핸드폰을 휴대해야 한다.

자율 주행 농기계의 도입도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 자율주행형 농기계를 도입하게 되면 각종 운전 사고를 예방하고 인력 부족 등의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

ICT업계 관계자는 "자율주행형 농기계는 농업의 애로사항을 적극 반영하는 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며 "특히 스마트폰 연동 시스템으로 농기계를 안전한 장소에서 원격조정할 수 있기 때문에 최근 불거진 고령 농업인의 운전사고 등을 예방하는 데 효과적일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이어 "농가들에 보급돼 있는 농기계를 IoT(사물인터넷)화 시켜 이들의 고충을 돕는 방향으로 금전적 지원, 정책적 방향을 설립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윤종옥 기자 yoon@thekp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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